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7-04 22:41:24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단순한 기술 부족이나 재활용 투자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생태계 내부의 구조적 모순과 상호 의존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동핀란드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순환형 플라스틱 생태계를 질적 사례 연구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규제, 기술, 시장 구조, 소비자 행동, 협업 체계가 서로 연결돼 있으면서도 동시에 충돌하는 역학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불일치가 재활용과 재사용, 감축 노력을 약화시키고 순환경제 전환의 실질적 효과를 제한한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이를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재활용의 역설로 설명했다. 재활용, 재사용, 플라스틱 사용 감축을 위한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태계 전반의 목표와 실행 방식이 서로 맞물리지 않으면서 전환 효과가 희석된다는 것이다.
동핀란드대학교 비즈니스스쿨 지속가능 순환경제 연구센터의 크리스티나 레펠레 박사후연구원은 “이번 연구 결과는 개별적인 해결책에만 집중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순환형 플라스틱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시스템 전체, 특히 주요 행위자와 작동 메커니즘 사이의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특히 계층적이면서도 때로는 충돌하는 규제 체계,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기술 경로, 분절된 시장 구조, 취약한 협업 기반 등을 주요 장벽으로 지목했다. 예를 들어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관련 규제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재생원료의 수요와 공급이 안정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순환경제 전환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한 소비자 행동과 기업의 투자 방향, 정책 설계가 서로 어긋날 경우 순환형 플라스틱 시스템은 부분적 개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재활용률을 높이는 개별 조치만으로는 플라스틱 사용 감축과 자원 순환이라는 근본적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업, 정책 입안자, 연구기관, 소비자 등 다양한 주체 간 협력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책과 시장, 기술 개발, 소비자 참여가 같은 방향으로 정렬될 때 순환경제 전환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이 단순히 재활용 기술 확대나 친환경 소재 개발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하고 조정할 것인가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는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시스템 구축과 환경영향 저감을 추진하는 기업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ircular Economy에 게재됐으며, 핀란드 비즈니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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