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열대우림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 기능’ 약화시켜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7-03 22:01:37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극심한 가뭄과 고온 현상이 열대우림 토양과 대기 사이의 중요한 화학적 피드백을 약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토양이 대기 중 이소프렌을 흡수하는 기능이 가뭄 조건에서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소프렌은 식물이 자연적으로 방출하는 대표적인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500메가톤 이상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열대우림에서 나온다. 이소프렌은 대기 중 산화제와 반응해 대기 화학, 온실가스 수명, 에어로졸 형성, 구름 생성 과정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독일 마인츠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연구에서 아마존 열대우림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 능력이 가뭄과 폭염 조건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2023년 건기 동안 발생한 기록적인 가뭄을 포함해 여러 계절에 걸쳐 열대우림 토양으로 유입되는 이소프렌 플럭스를 측정했다.

분석 결과, 정상적인 조건에서 아마존 토양은 대기 중 이소프렌을 강하게 흡수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가뭄 스트레스가 심해질 경우 이 흡수 기능은 크게 약화됐다. 특히 2023년 엘니뇨 영향으로 아마존 지역에서 강 수위가 기록적으로 낮아지고 식생 스트레스가 광범위하게 나타났을 때,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 능력은 정상 조건에 비해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구의 제1저자인 지오반니 푸글리에세 연구원은 “2023년 엘니뇨로 인한 극한 기후 조건 동안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는 대기 중 이소프렌 농도 증가에 더 이상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며 “이는 토양 수분이 20% 이하로 떨어질 때 이소프렌을 분해하는 토양 미생물이 생리적 제약을 받는다는 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소프렌은 대기 중에서 하이드록실 라디칼(OH)과 오존(O₃) 등 주요 산화제에 의해 제거된다. 따라서 이소프렌 농도는 식물 배출량, 대기 중 산화 반응, 토양 흡수 기능이 함께 작용한 결과로 결정된다. 이 균형은 메탄과 같은 온실가스의 대기 체류 시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소프렌 농도가 높아지면 대기 산화 능력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메탄의 수명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아마존 생태계가 가뭄과 폭염에 직면할 때 두 가지 방향으로 대기 중 이소프렌 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식물이 열 스트레스와 산화적 손상에 대응하기 위해 이소프렌 배출을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 능력이 약화되는 것이다. 즉, 극한 기후 조건에서는 이소프렌 배출은 증가하는 반면 흡수는 줄어들어 대기 중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결과는 인공 열대우림에서 수행된 선행 연구와도 연결된다. 앞선 연구에서는 토양 수분이 19% 이하로 떨어질 경우 열대우림 토양이 대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하는 능력을 잃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VOC의 배출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기후모델 개선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많은 지구 시스템 모델은 식물의 이소프렌 배출에는 주목하지만, 토양의 이소프렌 흡수 기능과 가뭄에 따른 변화는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엘니뇨와 같은 극한 가뭄이 더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할 경우, 토양 흡수원의 약화는 열대 지역 대기 화학과 온실가스 피드백을 바꿀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향후 더 덥고 건조한 환경이 반복될 때 토양 미생물이 이러한 조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소프렌 흡수 약화 현상이 지속될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측정은 아마존 톨 타워 관측소(ATTO)에서 수행됐다. ATTO는 2009년 시작된 독일-브라질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예나 막스플랑크 생물지구화학연구소, 마인츠 막스플랑크 화학연구소, 브라질 국립아마존연구소(INPA), 아마존주립대학교(UEA) 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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