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20-10-05 23:24:10
국립생태원에는 연못, 하천, 둠벙, 묵논 등 다양한 습지가 있다. 이달에는 그 중 연못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람사협약에 따르면, 습지는 “자연적이든 인공적이든, 영구적이든 일시적이든, 정수이든 유수이든, 담수, 기수 혹은 염수이든, 간조 시 수심 6m를 넘지 않는 해수 지역을 포함하는 늪, 습원, 이탄지 또는 수체”로 규정되고 있다. 습지(wetland)는 영구적 또는 계절적으로 습윤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 상태에 적응된 식물이 생육하고 있는 곳이다. 습지는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 사이의 전이지대로서 종 다양성이 높은 생태계이고, 지구상에서 영양물질이 가장 풍부하며 생산성이 높은 생태계로 인식되고 있다. 습지는 홍수조절, 오염조절, 토양안정화, 야생생물의 서식처, 레크리에이션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따라서 최근 습지는 다양한 의미에서 가치 있는 생태계로 인식되면서 습지를 보호, 복원하기 위한 학문적 연구와 제도적 방안이 수립되고 있다.
연못생태계
우리 주변의 크고 작은 연못은 동ㆍ식물에게 아주 중요한 장소이다. 동물들은 연못에서 번식을 하고 새끼를 키우는 서식처로 이용하며 물과 먹이를 얻고 천적으로부터 몸을 피하기도 한다. 연못과 그 주변에서 흔히 자라는 마름, 줄, 부들 등과 같은 식물은 물고기와 개구리에게 알을 낳을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주고 알에서 깨어난 어린 물고기와 올챙이에게 먹이를 제공해 준다.
한편, 쇠백로, 왜가리처럼 다리가 긴 새들은 알을 낳으러 온 물고기와 개구리를 잡아먹는다. 이런 새들은 다시 풀숲에 몸을 숨기고 있는 삵이나 족제비의 먹잇감이 된다. 그러나 물이 깊은 곳에 주로 머무는 오리류는 이런 위험에서 안전한 편이다. 이렇게 연못에서는 식물과 동물들이 서로 관계를 주고 받으면서 생태계를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이곳의 대표 동물은 다양한 새들이다. 흰뺨검둥오리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으며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 봄과 여름철이면 꼬마물떼새나 삑삑도요 같은 작은 물새들과 쇠백로, 왜가리를 볼 수 있으며 천연기념물인 원앙도 이곳에서 새끼를 키운다. 겨울철이면 청둥오리, 넓적부리와 같은 오리류가 찾아오며 천연기념물인 큰고니의 휴식장소가 된다.
용화실못의 새들
흰뺨검둥오리(Anas poecilorhyncha)
우리나라에 흔히 번식하는 텃새이다. 암컷과 수컷의 이마, 머리꼭대기, 뒷머리, 뒷목은 어두운 갈색이며 양쪽 눈 위에는 흰색의 눈썹선이 있다. 부리는 검은색이고 끝부분이 노란색이며 다리는 주황색이다.
둥지는 서식지 주위의 풀숲에 마른 풀잎과 풀줄기를 이용하여 만들고, 안전한 곳에서 집단 번식을 하기도 한다. 산란기는 4~7월로 알은 흰색으로 보통 10~12개를 낳는다.
논병아리(Tachybaptus ruficollis)
부리 기부가 노란색인 것이 특징이다. 여름깃은 암수 모두 등판이 검은갈색이며 겨울깃은 옅은 잿빛갈색이다. 뺨과 목은 적갈색이며 몸의 아랫부분은 어두운 갈색이다.
잠수능력이 뛰어나 내륙의 하천, 호수, 저수지 등지에서 수상생활을 한다. 둥지는 호수, 연못, 물웅덩이 등의 수면에 줄이나 갈대를 이용하여 원추형으로 만든다. 산란기는 5~7월로 흰색 알을 3~6개 낳는다. 알은 암수가 공동으로 품고 20일이 지나면 새끼가 태어난다.
연못 주변에는 물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버드나무와 개키버들을 키순서로 배치하여 수변림을 조성하였다. 안쪽에는 습생식물, 정수식물, 침수식물 그리고 부유, 부엽식물의 자연적 정착을 유도하여 초본부터 목본까지 다양한 식생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이곳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살아가는 황새와 함께 연못을 휴식처로 삼는 저어새와 두루미 재도입을 연구하기 위한 장소로 조성하였다. 현재 이곳에는 야생에서 날아드는 다양한 종류의 백로류와 오리류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양서류들은 3~4개월에 걸쳐 번식을 하지만 맹꽁이와 같은 종은 6~7월, 장마로 물이 불었을 때만 한시적으로 번식을 한다. 짧은 기간에 번식을 하는 맹꽁이와 같은 종은 그만큼 되도록 빨리 짝을 만나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아야 한다. 따라서 맹꽁이는 다른 양서류에 비해 목소리가 우렁차고 심지어는 굴과 같이 주변이 막힌 곳에서 울어 공명 현상을 이용하여 자기의 목소리가 더 잘 퍼지도록 하기도 한다.
개구리의 울음소리
개구리는 주로 수컷이 운다.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다. 보통 한 종의 개구리 당 서너 종류의 울음소리를 갖는데, 가장 쉽게 들을 수 있는 소리는 짝을 부르는 소리이다. 보통 번식지에 한데 모여 합창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자기의 소리가 주변의 개구리 소리와 겹치지 않도록 번갈아 가면서 운다.
참개구리의 경우 ‘꾸구구구국’하고 울고 금개구리는 ‘쪽, 따라라라라’, 산개구리는 ‘호로로로록’, 청개구리는 ‘깩깩깩깩깩’하고 울어 종마다 우는 소리가 모두 다르다. 개구리는 자기의 영역을 지키는 소리도 낸다. 평상시 암컷을 부를 때, ‘따라라라락’하는 소리를 내지만, 주변에 다른 수컷이 다가오면 좀 더 격렬한 소리로 바뀌어 ‘따다닥’하는 소리를 반복한다.
개구리의 소리는 자기와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도 가지고 있다. 보통 크기가 큰 수컷은 낮은음의 소리를 낸다. 크기가 큰 수컷일수록 건강한 정자를 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암컷은 낮은 목소리의 수컷을 더 선호한다. 또 주변 온도가 높으면 소리를 내는 빈도가 빨라지고, 낮으면 점점 느려진다. 이로써 암컷은 알을 낳기 적절한 환경에서 수컷이 울고 있는지도 판단할 수 있다.
둠벙
둠벙은 빗물과 산에서 내려온 물 그리고 지하수가 모여 자연습지를 이룬 공간이다. 이곳은 수생식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 살며 물을 정화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생태계를 이루어 생물다양성 보고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둠벙을 만들어 농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고, 여름철 비가 많이 올 때는 둠벙을 이용해 홍수를 조절해 왔다. 또한 둠벙은 개구리밥, 골풀, 부들, 창포 등 수생식물과 송사리, 미꾸라지 등 수생동물의 서식처 역할을 해왔다. 이러한 둠벙이 1980년대 이후 저수지와 댐이 조성되고, 관개수로가 보급되면서 점차 사라지다가 최근 전통 농촌을 살리고 생태계를 복원하는 추세에 힘입어 그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에코리움 둠벙
국립생태원의 에코리움 둠벙은 현존하는 둠벙에서 수집된 생태정보에 바탕을 두고 수변식물로 꼬리조팝나무, 백당나무, 찔레꽃 등, 정수식물로 세모고랭이, 솔방울고랭이, 애기부들, 골풀, 창포, 부채붓꽃 등, 침수식물로 검정말, 붕어마름 등, 그리고 부엽식물로 연꽃, 수련, 가시연꽃, 왜개연꽃, 자라풀 등을 도입하여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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