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마지막 경고 ‘지구온난화’

편집국

eco@ecomedia.co.kr | 2007-05-07 16:34:28


2080년 3월, 초여름 날씨 인해 반팔소매를 걷어붙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운 날씨지만 황사로 인해 방진마스크는 필수다. 전국이 아열대 기후로 접어들었고 바나나 파인에플, 망고 등 아열대과일은 흔하게 된지 오래다. 하지만 사과, 배, 감 등 국내산 과일은 그야말로 금값이다. 올해도 흉작이라 채소니 과일이니 국내산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슈퍼 태풍은 올 초만도 2번째다. 최대순간풍속으로 초속 67m 이상 강풍에다 하루에 1000㎜ 이상 집중 호우를 쏟아 부었다. 자동차가 뒤집혀지고, 지름 1m가 넘는 나무가 뿌리 채 뽑히고, 수도권 댐도 무너뜨릴 수 있는 폭풍우와 대규모 해일까지 동반할 정도이니, 그로인한 피해는 40조에 육박했다.

2080년 3월 악몽 같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기후관련 전문가들은 지구의 미래를 재앙으로 그려냈다. 그것도 지금으로부터 겨우 70년 앞을 말이다.
지난 2월에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발표한 ‘지구온난화 최종보고서’는 2080년 온난화로 기온이 3도 이상 올라가 생물 대부분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1억2천 만 명이 굶주림, 1천500만 명이 홍수에 시달린다고 그리고 있다.


이미 지난 100년간 지구는 끊임없이 경고를 보내왔다. IPCC나 기상청의 보고에 따르면 이미 전 세계적으로 1900년 이후 지구 온도가 0.76도 증가했으며, 평균 해수면은 1961~2003년 사이에 연간 1.8㎜씩 상승했다. 1978년 이후 북극 해빙 면적은 10년마다 2.7%씩 늘었다. 지난 만년 동안 지구온도가 1도 이상 변한 적이 없던 것에 비하면 역사상 어느 때보다도 빠른 속도로 더워지고 있는 것이다.

‘기후’를 둘러싼 이해관계
폭염과 가뭄으로 시달릴 때 한편에선 태풍으로 홍수가 나고 있다. 사막화, 산림의 황폐, 빙하감소와 해수면의 상승, 바다 생태계의 변화 등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의 피해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봄 날씨는 유난히 변덕스러웠다. 적당히 추웠다 더워지면 삼한사온이라 치겠지만 규칙성을 잃은 올해 날씨는 사람들을 당황하게 했다. 매년 사상최고의 살인적인 더위가 예상된다는 기상캐스터 멘트는 익숙해진지 오래이다.
문제는 이처럼 기후변화가 각성하고 대응해야할 생존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변화자체에 익숙해져버린다는 것이다.

기후라는 것이 당장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니 먹고살 걱정거리에 등안시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들은 실제 기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면서도 실제 생활에서는 좀처럼 행동의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러한 불감증에 정부의 책임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30 에너지비전’과 UN에 낸 국가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CO2의 배출량이 7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본, 유럽이 감소될 것을 비교해 볼 때 30년이면 1인당 배출량이 일본, 유럽에 비해 2배나 많게 되는 것이다. 국가는 앞으로 국익을 내세워 내세운 것이겠지만 산자부가 내는 각종 수치가 기후변화에 대한 불감증을 나타내는데 상당히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국제적으로도 자국의 이해득실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다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IPCC 최종보고서도 미국, 중국, 인도에 대한 표현이 초안의 것보다 완화되었다. 이들은 최대 CO2 배출국가로 IPCC보고서도 충분히 정치적일 수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북유럽의 경우 초안보고서보다 더 강화됐다. 북유럽의 경우 ‘ 추위가 줄어들고 작물의 재배가 늘어난다’는 문안이 ‘양면이 있어 단기적으로는 좋지만 장기적으로 좋지 않다’고 수정된 것이다. 이는 정치적 생명력을 높이기 위한 유럽 정치가들이 자국국민들의 요구를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기후와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
기후변화가 각국의 이해관계를 비롯 문화, 경제, 궁극적으로 생존의 문제임을 깨달은 많은 국가들은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1979년에 개최된 세계기후회의에서부터 기후변화의 가능성과 부정적 영향의 방지를 위한 조치가 필요함이 인정됐다.

1988년 유엔 총회에서 유엔 환경계획(UNEP)과 세계기상기구(WMO)주관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정부간 패널(IPCC)설립을 결의해 기후문제에 대한 논의, 이후 국제사회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하에 1990년 제네바에서 열린 2차 세계기후회의에서 IPCC보고서를 기초로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세계기후협약을 제정하기로 합의했다. 1990년에서 1992년 사이 조약을 만들기 위한 협상회의가 열렸는데 원칙에 대한 논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목표 설정 등에 대한 이견, 산업계의 반발, 등으로 논쟁이 계속되었다.

그러다가 1992년, 마침내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협약 (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이 채택되었다. 기후변화 협약의 기본 원칙은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모든 당사국이 참여하되, 온실가스 배출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국은 차별화된 책임을 진다는 원칙이다.

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인식과 노력에는 공감하지만, 협약상의 온실가스 감축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온실가스의 실질적 감축을 위한 논의가 시작된다. 1997년 교토에서 열린 3차 당사국 총회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역사적 책임이 있는 선진 38개국을 대상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차 공약 기간)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6개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1990년 수준의 5.2% 수준으로 줄이는 것에 합의하였다. 이것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기후변화협약 상의 교토의정서이다.

기후변화 협약에 1993년 12월 가입한 우리나라 교토의정서에는 2002년에 비준한 상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상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 국가는 아니지만, 이산화소의 배출량은 세계 9위이며, OECD국가 중 이산화 배출량 증가율 1위, 경제 규모 10위권 국가로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 이후에는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로 분류 될 가능성이 크며 한국의 자발적 의무부담 참여에 대한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협약과 경제
현재 2012년 이후 온실가스를 얼마만큼 감축할 것인지, 이를 국가별로 얼마만큼씩을 할당할 것인지 등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2012년 이후 어떤 형태로든 의무감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생태계, 홍수, 수자원, 교통, 농업축산 임업 등 우리사회 전반에 걸쳐 큰 파급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목표, 구체적인 계획과 행동이 필요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장기적이고 단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미래나 기후변화 대응을 통해 앞으로 10~20년 동안 많은 기업들의 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학자들이 많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황진택 상무는 “기후변화가 소비자의 선택의 변화 등 시장과 삶의 패턴 모두에 근본적인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의 핵심이슈가 되어 가고 있다”며 “에너지 산업의 경우 장치산업의 특성상 향후 20년의 행동이 향후 60년을 좌우하고 현재의 투자패턴을 바꾸려면 인센티브의 변화 등 정부 정책과 정치적 의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온실가스와 관련된 투자나 기업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줄 수 있는 명료한 정책체계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2012년 이후 탄소시장의 지속성 여부, 2012년 이후의 정책 체계, 배출량 감소에 관한 장기적인 감축 목표 수준의 설정에 대한 설득력 있는 분석자료 등이 그것입니다. 이는 기업의 분석능력을 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황진택 상무는 산업계도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정부가 해 주어야 할 것에 관해 명료한 입장을 표명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의무감축국가로 분류될 경우에 대한 3차 대응전략까지 정량적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없어 종합대책 시행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의 성과평가가 불가하고, 산업계와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 지금부터라도 기후변화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설득력 있는 분석자료를 제시함으로써 산업계와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참여시키는데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기후, 희망은 있다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면 대응 이외에도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적응(adaptation)은 기후변화에 의한 기온·강수량 등의 변화로 인하여 발생되는 영향(가뭄, 홍수, 생태계변화, 건강 등)에 대해 자연·인위적(적응 정책)으로 피해를 완화시키거나 더 나아가 유익한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후변화의 새로운 정책이 꼭 기후를 위해서만은 아니다. 기후변화에 독일의 경제침체 한국에 비해 좋지 않았음에도 독일은 기후협약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 이를 통해 성장 동력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 문제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적응은 환경과 재해, 농업, 건강 등 인간의 삶의 질 향상 및 신에너지 창출 등의 기술개발 등을 통한 경제성을 높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것이다.

고윤화 환경부 대기보전국장은 “국가차원의 감축목표를 포함한 국가의 중장기적 비젼과 모교, 목표달성 수단, 사회경제적 영향 등 국가의 기후변화 대응 로드맵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이와 별도로 기후변화 적응대책 협의회를 구성하고 기후변화 영향평가 및 적응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선진국반열에 오르면서 국민의 자긍심을 강조해 왔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세계 10위인 OECD회원국임에도 유독 기후문제만큼은 스스로 개도국임을 자처하고 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부정하기보다 에너지 효율 향상과 재생에너지 확대 등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조속한 실천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지혜를 보여야 할 것이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공해자동차, 신에너지산업이 활성화되고 도시가 숲으로 바뀌고 새로운 종의 개발이 이루어지는 등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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