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녹색성장 정책은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생태적 근대화론이 주장하는 자원 생산성 혁명 대책 면에서 취약한 면이 있다. 따라서 ‘순환경제 기본계획(2011~2015)’의 획기적인 규모 확대(scale up)가 필요하다.”
지난 7월 12일 오전 9시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주최한 ‘녹색성장의 좌표와 발전방향’ 공개토론회에서 발제에 나선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양수길 위원장은 주제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녹색성장 정책의 현 좌표를 진단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가운데 녹색성장 관련 산·학·연 및 전문가들을 포함해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녹색성장 업무전담 ‘기후변화에너지부’ 신설 검토
양 위원장은 이날 ‘녹색성장 국가전략의 개념과 구조 평가와 쟁점 및 향후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양 위원장은 발제에서 “원자력이 녹색성장 시대에 적합한 에너지인지 심각한 범국민적 토론 및 원자력에 대한 의존 증대 회피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개발과 확대를 전략적으로 확대 추진하는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양 위원장은 우리의 현 산업구조가 지나치게 에너지 의존적임을 지적하는 한편, 녹색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이 별도의 가치로 공존하면서 녹색성장은 대통령 자문기구 녹색성장위원회가, 지속가능발전은 사회적 의제를 다루지 않은 환경부장관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소관 업무로 돼 혼선이 일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양 위원장은 “녹색 성장 및 지속가능발전은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대책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녹색성장 및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행정적 총괄부서가 특정 부문을 대표하는 부처가 아닌 총괄경제행정부처로 이관되거나 별도의 독립부처를 설립해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즉 녹색성장의 업무를 기획재정부로 이관시키든지, ‘녹색성장부’나 ‘기후변화에너지부’를 새롭게 신설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양 위원장의 견해인 셈이다.
북한까지 고려한 녹색성장 필요해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이지순 교수(서울대)는 ‘녹색성장 추진전략과 구조’라는 발제에서 “녹색성장 정책은 온실가스 감축의 기반을 구축하고, 녹색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며, 글로벌 녹색 리더십 제고, 녹색연구 개발의 활성화를 이뤄왔다는 점은 현 정부의 녹색성장정책의 큰 성과물”이라면서 “하지만 녹색을 지나치게 좁은 의미로 해석했다는 평가와, 녹색과 성장 중 성장에 더 큰 비중을 뒀다는 점, 현 정부가 아닌 국가 차원의 과제라는 공감대 형성에는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녹색성장은 개념 확대, 녹색재정·세제·금융 등의 법제 및 제도 보완이 중요하다. 따라서 현 정부의 녹색성장위와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의 발전적 계승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통과 설득을 통한 시민사회의 동참 유도가 미흡한 점과 상명하달식 업무추진 방식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소통과 설득을 통한 반대진영의 참여 확대와 투명하고 일관되며 지속적이고 효율성을 강화해 나갈 것도 주문했다.
특히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북한까지 고려한 정책수립도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녹색성장 보완할 점 많다
‘녹색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주제로 발제한 조홍식 교수(서울대)는 지식경제부와 환경부 등 정부부처의 권한배분 문제, 환경정책기본법·에너지법·지속가능발전법 등 관련 법령들 간의 관계 정립 등의 보완을 주문했다.
또 EU, 독일, 영국,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의 녹색성장을 위한 법과 제도를 소개하면서, 이들 국가의 법과 제도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강력한 참여제도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80~95% 감축(EU), 이산화탄소 40~80% 저감(독일·영국)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조 교수는 “아직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관련법 체계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속가능발전법과의 문제에 있어서의 녹색성장의 개념정립과 정부부처의 권한 배분 문제 그리고 관련 법령들간의 관계도 정립 등이다.
한편 이번 발제자들의 발표에 이어 정서용 교수(고려대 국제학), 유상희 교수(동의대 경제학), 홍준형 교수(서울대 행정학A), 안병옥 소장(기후변화행동연구소)이 지정토론을 벌였다.
소통부재 녹색성장 차기정부서도 지속될까?
이날 토론자들은 대체적으로 녹색성장 개념의 구체성이 결여돼있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유상희 교수는 “녹색성장은 녹색가치가 시장에서 창출되고 거래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것이 핵심이지만, 녹색가치가 기업에 확산되지 못했다”면서 “에너지 가격체계가 왜곡된 상태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녹색정책은 제각각이었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정부의 정확한 시그널을 이해 못했다. (정부는)에너지 가격 체계에 대한 시그널을 정확해 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준형 교수는 “현재의 녹색성장정책은 녹색성장과 지속발전가능해법의 구체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지속가능발전개념이 녹색성장의 상위개념이라는 점을 대부분 동의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녹색성장만을 중시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 “녹색성장을 차기 정부에서도 추진해야 하지만 추진체계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양 위원장의 녹색성장 지속을 위한 새로운 부서 신설과 관련, “‘기후변화에너지부’의 신설은 환경부의 소외우려가 있으며, ‘기후변화환경에너지부’가 신설된다면 환경부가 함몰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안병옥 소장(기후변화행동연구소)은 “녹색성장이 국제적으로는 호감을 얻고 있으며, 기후변화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만한 것이지만 한계점이 있다”면서 “차기정부에서는 녹색성장의 이름으로 정책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은 “녹색성장은 시대에 맞는 개념으로 차기정부에서도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또 “녹색성장은 환경과 성장의 조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것인 만큼, 환경과 성장의 녹색성장 및 지속가능발전은 새로운 경제발전 패러다임으로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 대책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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