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중금속 범벅 토양 정화명령 ‘디폴트’

용산구청 올 6월 코레일 형사고발 조치

편집국

eco@ecomedia.co.kr | 2013-02-04 11:01:17

코레일이 올해 상반기도 어김없이 대한민국에 큰 논란거리를 몰고 다니며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용산구청은 중금속 및 유류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철도정비창부지를 코레일 사장에게 올해 5월 31일까지 정화를 완료하라는 최후 통첩성 공문을 보냈지만, 기한 내 정화 완료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정화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형사고발조치된다. 코레일은 그동안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주도하면서 ‘땅장사 기관’이라는 비아냥 소리를 들어왔다. 이와 관련해 환경정화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부지 내 시설물 철거 후 드러난 오염토양이 그대로 대기 중에 노출돼 날씨 상황에 따라 수도권 전역으로 오염성분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나 정화 재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개할 의지가 없는 듯, 오염원인자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코레일 소유 100년 전통 용산쓰레기매립장“고발 안 무섭다” 앞만 보고 달리는 폭주기관차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가 1905년부터 100여 년간 철도 차량사업소 및 유류창고로 이용해온 용산 소재 소유부지에 대한 오염토 정화작업을 성실히 수행치 않으며 비판받고 있다.

코레일은 도심 한 복판에 위치한 중금속 땅을 이자 포함 10조 원에 매각하면서도, 오염정화 시공사가 요구한 기성청구액 271억 원을 지급치 않으면서 급기야 오염정화 중단이라는 결과를 불러왔다.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시행사로 선정된 드림허브PFV는 24시간 풀가동해서라도 기한 내 정화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해지지만, 현장 전문가들은 중단된 정화작업이 재개되더라도 용산구청이 제시한 기한보다 빨라야 4개월에서 많게는 1년가량 기일이 더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태를 두고, 오염원인자 코레일에서는 “정화 관련해서는 시행사 드림허브와 협약”을 했다면서 중단의 원인을 시행사 책임으로 돌렸다. 또 코레일은 부지 내 매립된 폐기물 처리 공사비도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공사비도 발주처인 드림허브가 모두 지급한 뒤 추후 정산하자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접한 드림허브 관계자는 코레일이 일방적으로 협약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이 오염원인자로서 폐기물을 매립한 데에 따른 정화책임이 있기 때문에 원인자 부담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오염원인자이자 용산구청으로부터 정화명령을 받은 코레일의 책임이 없다면 코레일 사장이 올 6월 고발될 이유도 없기 때문에 코레일의 주장은 궁색한 변명이라는 반응이다.

하지만 코레일은 이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치 않는 분위기다. 코레일 관계자는 정창영 사장에게 보고를 올렸다며 정화 기한 내 처리를 못할시 정 사장 자신이 고발당할 것임을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용산구청은 정화명령 기한인 5월 31일 이내로 정화를 완료치 못할시, 원칙대로 오염원인자인 코레일 사장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한복판 종합토양오염세트 기준치 초과 심각 TPH 83배, Pb 64배, Cu 42배, Zn 32배…

2009년 11월, 코레일의 용산 철도정비창부지가 중금속과 기름으로 심각하게 오염돼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되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부지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도 함께 무단으로 매립·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사건은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 발견됐다는 점 그리고 오염부지 소유주가 공공기관이라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코레일은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 토양정밀조사를 의뢰했다. 농어촌공사가 2008년 8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실시한 ‘용산 역세권 부지 토양·지하수 오염현황’ 조사 결과에 의하면, 부지 내 절반가량이 인체에 치명적인 납·구리·니켈 등 중금속 및 기름(油)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지 중 납은 약 36% 면적에서 기준치 64배를 초과했고, 구리는 약 30% 부지에서 최고 기준치를 42배가량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연은 기준치를 최고 30배가량 초과하고 있었다. 니켈도 2배가량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였다. 유류는 전체 부지의 약 15%에서 기준치의 약 83배나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유류로 오염된 토양의 48%가량이 개발사업 부지 내에서 지하수대가 주로 분포하는 땅속 1~3m 깊이에 위치하고 있어 지하수로의 오염 확산 가능성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또한 건설폐기물, 폐침목, 폐주물사 등 산업폐기물이 지하 6M 깊이로 37만㎥나 불법으로 매립돼 있었으며, 이로 인해 땅속 12미터까지 중금속 및 기름이 퍼져나갔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기록돼 있다.

농어촌공사는 코레일이 100여 년간 방치해온 용산 철도정비창부지의 전체 오염면적 약 47만㎥의 오염을 정화하는 데는 1,000억 원이 넘는 정화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용산구청 “법 제정 전 매립… 연장 사유 정당”

추가로 용산구청에 오염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하수 관측정 2개소에서 6가크롬과 TPH가 발견된 사실이 확인됐다. 구청 관계자는 오염부지 경계부에서 토양 및 지하수오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후 2010년부터 인근 지하수 관정에 대한 수질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결과 아직 오염이 확산된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금 현장은 오염부지의 시설물이 철거되면서 유해성분이 포함된 오염토양이 비바람에 직접 노출돼 대기중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해 정화관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대기관측망을 위탁운영해온 결과 오염수치는 기준치 이내였다면서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그동안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부지 바깥에 대한 오염조사와 오염부지가 인근 주민들에게 미쳤을 영향에 대한 연구조사는 실시된 적이 없어 부지 내 조사에만 머무르지 말고 부지 밖으로도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음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점은 불법으로 매립된 폐기물이다. 법적으로 폐기물은 무단 매립을 철저히 금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 제63조에 따르면 사업장폐기물을 버리거나 매립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용산구청에 코레일이 무단으로 매립한 사항이 법에 저촉되지 않은지 문의한 결과, 구청에서는 코레일의 매립행위를 법률 제정 이전에 매립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보였고, 또한 현실적으로 불법 투기 기간 등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2차에 걸친 정화 연장 사유가 정당했느냐는 물음에 오염범위가 광범위해 정화계획을 수립하고 실시설계하는 등 사전준비에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코레일·드림허브 정화비 271億 놓고 공방

심각한 토양오염 사실이 드러난 코레일의 용산 철도정비창부지는 단군 이래 최대의 도심 부동산 개발사업이라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주-무대다. 개발사업에 1대 주주로 참여한 코레일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오염부지를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매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한다는 계획도 세부 개발계획에 포함시켰다.

정화비용은 확실한 오염원인자인 코레일이 지불해야 하지만, 코레일의 요청에 따라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3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코레일이 지불하기로 협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염정화 시공사는 초반에 장비 투입 등으로 1,000억 원가량을 투입했지만, 발주처에 요청한 기성청구액 301억원 중 30억원만을 지급받은 상황이다. 이에 시공사는 작년 9월부로 오염정화작업을 중단했다.

코레일과 시행사 중 누가 먼저 지불해야 하는지를 놓고 기성청구액 271억 원에 대한 부담을 서로 떠넘기고 있어 정화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중단 책임을 두고 코레일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가 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개발사업이라는 큰 그림 안에 오염토양정화도 포함돼 있고, 시행사인 드림허브와 협약을 맺었으니 아무 문제될 게 없다며, 정화책임을 드림허브에 떠넘겼다.

용산구청은 정창영 코레일 사장에게 올해 5월 31일까지 중금속 및 유류 등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용산 철도정비창부지를 정화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정화작업은 본격적으로 착수한 지 3개월여 만인 지난해 9월 3일부로 전면 중단됐다.

이는 적자를 호소하는 정화업체가 수차례 요구한 기성청구액 271억 원을 지급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용산구청은 ‘토양환경보전법’ 제4조2항에서 정한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했기에, 토양환경보전법 제11조3항에 의거 2013년 5월 31일까지 토양오염우려기준 ‘가’지역 수준 이내로 정화를 완료하라고 공문을 보낸 상태다.

부동산경기 침체 후 찾아온 디폴트 위기

단군이래 최대의 부동산 개발사업이라고 불리는 이번 대규모개발사업의 이사회격인 운영주체는 드림허브PFV다. 드림드림허브에는 국내 굴지의 30개 주주가 회사 및 단체 들이 출자해 1조원이라는 사업자금을 조성한 명목회사다.

용산 철도정비창부지의 오염토양정화사업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에 포함돼 추진됐다. 하지만 국내 부동산개발사업 특유의 문화와 융화돼 태생부터 자본 조달의 한계를 가지고 태어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은, 장밋빛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바로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렵다는 점이다.

용산역세권개발(주)(AMC)는 드림허브의 실질적인 개발운영 주체다. 당초에는 삼성물산 45.1%, 코레일 29.9%, 롯데관광개발이 25%를 소유한 구조였다. 이후 코레일은 삼성물산의 지급보증 거부를 문제 삼아 AMC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한다. 그렇게 해서 변경된 현재 구조가 기존 삼성물산 지분을 롯데관광개발이 인수해 70.1%, 코레일이 29.9%다.

하지만 현재 3가지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우선 부동산경기 침체에 따른 경제성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PFV에 참여한 출자사들 대부분이 증자를 꺼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자금이 부족해 부도설에 휩싸였고, 다가오는 3월에도 또 부도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작년 2,500억 원의 전환사채(CD) 발행이 무산되고, 코레일이 랜드마크빌딩 2차 계약금 4,160억 원을 납부하지 않아, 현재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가오는 3월 12일에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이자 53억 원을 미납할 시 디폴트가 다시 점쳐지고 있다.

돈독 오른 코레일 온 신경 부동산개발에 집중 정화의무 미필적 회피

작년 9월, 작업이 중단되지 않았더라면 용산구청이 정해준 올해 5월 31일까지의 정화기한을 준수할 수 있었기에, 코레일이 정화주체로서의 도덕적, 법적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코레일이 오염원인자이자 환경파괴범이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채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법과 도리를 다해야 할 공공기관이자 불법폐기물과 중금속, 유류 등으로 도심 한 복판 부지를 심각하게 오염시킨 오염원인자 코레일이 부동산개발에만 온 신경을 쏟아 부으며 오염정화는 뒷전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개발사업이 무산될 시 정화작업도 무산되는 것인지 환경정화채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는 코레일의 무책임한 태도를 겨냥하는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오염부지를 10조원에 팔아넘기면서도 1000억원으로 추산되는 토양오염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염된 땅을 매각하면서 정화 양심도 함께 팔아버린 것은 아닌지, 코레일의 진정성 있는 정화재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추진된 배경은 정부가 KTX 건설부채 4조 5,000억 원을 당시 철도청으로 떠넘긴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면서 나온 철도청의 과대부채 해소 방안은 철도 유휴부지를 개발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철도청을 공사화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철도청은 2005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 조직의 명칭 및 성격을 바꿨고, 본격적으로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용산 철도정비창부지의 개발계획에 착수한다.

정부도 고속철도 건설부채를 반강제로 철도청에게 넘긴 만큼, 별다른 태클(?)없이 코레일의 계획에 찬동한다. 그렇게 코레일을 선장으로 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출항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갑자기 변수 하나가 급부상했다. 사업의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코레일의 신성장동력사업(?)에 편승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당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역점사업으로 내세우던 ‘한강 르네상스’사업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에 편입시켜 함께 추진코자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대상부지 옆 서부이촌동을 포함시키자고 제안한다. 결국 코레일은 절대권력(?) 서울시의 압박에 못 이기고는 시의 적극적인 협조 약속을 받은 후, 사업 계획을 확대 및 수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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