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고발] 폐기물 관리 사각지대 '폐매트리스' 불법재사용 만연

무책임한 지자체, 비위생 부적합 재생매트리스 장려하는 꼴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0-04-01 09: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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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한결 기자] 출처가 불분명한 폐기물들이 모이는 어느 지자체의 폐기물 집하장. 이미 더러워질 대로 더러워진 폐매트리스가 집하장 한 켠에 쌓여간다. 어느 정도 양이 쌓이면 폐기물 처리업체가 화물차에 폐매트리스를 싣고 떠난다. 화물차는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폐기물 처리장에 도착해 폐매트리스를 내려놓는다. 처리장 공터에는 매트리스 커버와 내장재가 제거된 스프링만 수백 개가 쌓여있다. 이후 비닐 포장된 깨끗한 매트리스가 다시 화물차에 실린다. 그렇게 실린 재생매트리스들은 어디로 갔을까?

재생매트리스 무엇이 문제인가?
재사용매트리스, 재생매트리스, 재탕매트리스는 동일한 의미로, 공장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제품이 아닌 폐기물로 재제조된 매트리스를 뜻한다. 2008년에 터진 재탕매트리스 사건으로, 2013년 12월부터 매트리스에 재생 내장재를 사용했을 경우 매트리스 제조업체는 안전품질표기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다. 


수많은 재생매트리스가 생산되고 있으나, 비양심적으로 생산하는 일부 업체들 때문에 재생매트리스의 평판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아직도 매트리스의 커버(외피)만 교체하는 경우도 있으며, 내장재도 폐목재와 헌 옷가지 등을 혼합해 제조하고 있는 곳도 많다는 것이 침대 업계의 평이다. 


이처럼 양심을 속이며 불법을 자행하는 폐매트리스 업체는 무허가 건물을 임대해 수시로 생산 공장을 바꾸는 수법으로 생산을 하고 있어 적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제 대부분의 국민들도 보다 안전하고 편한 잠자리를 위해 침대(매트리스)를 구입할 때 재생 내장재 사용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판단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생매트리스는 값이 싸다는 이유로 찾는 이들이 많은데, 대부분 기숙사, 원룸, 고시텔, 숙박업소 등이다. 구입자 본인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싼값에 매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말한 내용은 이차적인 문제다.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폐기물 처리과정에서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선 지자체가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하며, 적법한 처리를 위해 현실성이 반영된 처리 단가가 책정돼야 한다.

정상처리 업체 죽이는 현실성 없는 지자체 발주 금액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재생매트리스의 원인은 대형생활폐기물에 속하는 폐매트리스를 처리하는 관할 지자체라고 볼 수 있다. 관리·감독해야 할 발주관청은 현실성 없는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으로 발주하고 있으며, 적법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업체들은 적자가 쌓여가고,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들을 허술한 관리·감독을 배경삼아 이윤을 챙기고 있었다.


지자체는 폐매트리스 처리를 위해 공개입찰로 폐기물처리 업체를 선정한다. 선정된 폐기물처리 업체는 폐매트리스를 수거해 고철, 나무, 플라스틱, 천 등으로 분리배출을 해야 한다. 그렇기에 입찰자격으로 폐기물종합처분업, 폐기물중간재활용업, 폐기물종합재활용업, 폐기물최종재활용업, 폐기물중간처분업, 폐기물최종처분업 등의 허가가 필요하다. 


또한 폐기물처리 업자가 갖춰야할 제반여건(고철 파쇄·분리·압축기기)이 마련되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안정적으로 처리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취재결과 입찰에 참가하는 업체들 중 이러한 고철(스프링)을 처리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었다, 또한 적법한 방법으로 처리할 의지가 없는 업체가 끼어들어 과도한 입찰경쟁으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처리가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자체, 폐매트리스 처리업체에 넘기면 그 역할은 끝?
실제 폐매트리스를 적법하게 처리를 하고 있는 업체의 평균 처리비용을 알아본 결과, 처리비용은 폐매트리스 개당 15,000원 정도였다.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운반비 3000원, 인건비(매트리스 해체) 3000원, 압축 및 파쇄비 5000원, 외피 처리비 4000원 정도가 비용이다. 압축된 고철은 kg당 250원, 매트리스 개당 평균 20kg, 고철을 팔아 남긴 수익은 개당 5,000원 꼴이다. 즉, 폐기물 처리를 정상적으로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정한 단가는 실제 처리비용에 훨씬 밑도는 6000~11,000원 사이로 대부분 형성되어 있었다. 반면 불법을 자행하는 업체들의 경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매트리스를 우선적으로 선별해 폐매트리스를 해체하고 나오는 스프링을 약 1~2만원 정도로 재생매트리스 생산업체에 팔아 처리비용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이윤을 남기고 있었다. 


과연 지자체가 처리업체와 계약 당시 적법한 처리시설을 갖춘 업체일까? 현장 확인과 검증을 하지 않는 허술한 관리가 이러한 불법처리가 당연시되는 풍토를 만들고 있다. 정작 이러한 문제를 알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지자체는 “폐메트리스 처리비용 단가를 높게 책정하면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힘들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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