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환경교육의 만남 “우리 교실이 달라졌어요”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20-06-02 10: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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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AI가 교육에 들어왔다.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부각하기 시작한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기술은 산업뿐만 아니라 교육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는 인간의 학습능력과, 추론, 지각, 언어, 이해력 등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실현한 기술로써 상담 챗봇 등 생활에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다. 사회가 변하니 교육에도 변화의 물결이 찾아왔다.

 

2020년 3월, 교육부는 ‘국민이 체감하는 교육혁신, 미래를 주도하는 인재양성’ 이라는 목표로 업무계획을 발표했는데 미래 인재 양성의 핵심으로 AI 첨단 분야 인재양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앞으로 학교 교육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학습이 기대되는 가운데 ‘환경교육’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으며, AI시대의 환경교육을 어떠해야 하는지 다각도로 짚어 본다.

장면1. 학교 운동장에서 드론을 띄우다.
부천의 송내고등학교는 2017년 환경부가 ‘꿈꾸는 환경학교’로 지정한 곳이다. 전문 환경교육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환경교육을 배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열섬 현상을 직접 열화상 드론을 띄워서 학교와 주변의 온도를 측정하고 열화상 지도를 만든다. 학생들은 지역마다 변화되는 온도를 측정해 지도를 만들고 온도 차이가 나는 원인을 파악한다.
미세먼지 수업시간에는 직접 미세먼지 측정기를 만들어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측정하고, 미세먼지가 높은 곳에서는 원인을 찾아 저감 방법을 고민한다. 부천시내 미세먼지 측정표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을 찾아가 측정소 확대 등 수업시간에 배우고 느낀 점을 건의하기도 한다.

▲ 드론 이용한 환경 수업 <사진제공=EBS미래교육>

장면2. 기후변화 UCC · 숲 소리 오케스트라
서울 마포구 숭문중학교 환경수업. 학생들은 기후변화를 배운 후, 이를 반영한 UCC를 만든다. 환경 교사는 “기후변화라는 큰 주제로 접근하면 공감이 잘 안되기 때문에 요즘 미디어 세대에 맞게 UCC로 직접 제작해 보면서 스스로 생각하도록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학생들은 “하나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환경에 대해 더 고민하고 공부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누군가는 카메라맨이 되고, 출연자가 되고, 가수와 배우가 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을 기른다.
방과 후에는 근처 노고산에 올라 귀뚜라미 소리, 낙엽소리,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자연 생태학습을 한다. 학생들은 숲 소리를 잠잠히 듣고 기억에 담아 둔 뒤, 자연의 소리로 만든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버스킹에 나선다.

환경교육 변천사
학교의 환경교육이 변하고 있다. 교실에서 교과서 위주로 제한 됐던 환경수업이 AI를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드론을 띄우고, 영상을 제작하고, 거점 지역에서 동시간 대 측정한 미세먼지 데이터를 실시간 공유한다. 교실이 아닌 운동장과 주변 지역에서, 교과서를 넘어 직접 영상을 제작하거나 오염도 측정 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지루한 수업에서 호기심을 일깨우는 창의적 수업으로 변화했다. 수업의 변화는 청소년들 생각의 변화로 이어졌다. 이제 청소년들은 어떤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받느냐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 이것이 환경교육의 힘이다.

멸종위기 환경수업
환경수업은 1992년 독립교과로 지정된 후 1995년 본격적으로 수업이 진행됐다. 90년대 초에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드러나던 때였다.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90년대 초에 낙동강 페놀 사건 등이 터지면서 제6차 교육과정을 만들며 환경을 독립과목으로 했다. 문제는 교사였다. 교과로는 만들었지만 교사가 없어서 교련, 체육, 가정 등 수업시수가 적은 과목 선생님들이 환경 교과를 가르쳤다. 당연히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 사범대에 정식 환경교육과가 생기게 됐고 1세대 전공 선생님들이 배출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학교에서도 환경교육에 전문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문 선생님들이 배출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안타깝게도 환경교육 수업은 답보상태다. 한 환경 교사는 “환경 선생님들끼리 우리는 멸종 위기종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한다”며 “입시 위주 대한민국 교육에서 환경교육은 설 자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교사의 외침이 단순 우스갯소리로 여길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10년간 환경전공 교사 임용 건수는 0명이었기 때문.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 잡고자 환경부는 2017년부터 ‘꿈꾸는 환경학교’를 추진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국 중고교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수다. 환경을 교양과목으로 선택한 학교는 2018년 기준 전국 5591개 중고교 중 470개 학교 뿐이다. 연도별 환경과목 채택률은 심지어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0년에는 16.7%, 2013년 9.8%, 2016년 8.9%, 2018년 8.4%다. 앞 만보고 달리던 아이들에게 주변을 돌아보고 고민하게 하는 기회는 점점 없어지고 있다.

분리수거가 환경교육 전부?
환경교육의 부재는 상상의 부재로 이어졌다. EBS 기후환경교육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에게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서 하나같이 ‘분리수거’라고 답했다. 수준별 단계적 환경교육의 필요성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수박 겉핥기식의 환경교육으로는 다채로운 접근이 이뤄지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AI 인재양성 교육은 환경교육과 접점을 가진다. 앞서 사례로 제시한 것처럼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환경교육은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대안을 찾는 훈련을 가지도록 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환경교육을 의무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은 독일의 환경교육에 대해 언급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환경교육을 다채롭게 받아왔다며, 관련 영상 시청은 물론 직접 방문 등 체계적 교육이 의무적으로 이뤄진다고 언급했다.

환경교육 의무화가 먼저
우리나라처럼 대부분의 학교에서 환경수업을 선택하지 않는 현실에서는 AI 중심 교육이 도입되더라도 환경교육과 연계될 기회가 많지 않다. 우리나라도 환경수업을 의무화 하는 ‘환경교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 됐지만 20대 국회 계류 중이다. 주요 내용은 환경교육을 연 2회 이상 주기적 실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쉽게 통과되지 못하는 이유는 부처간 의견 차이 때문이다. 교육부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많은 과목을 배우고 있어 환경까지 의무 교육화 하면 학업부담이 늘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성교육, 안전교육 등 꼭 필요한 교육은 의무교육으로 연간 일정 시간을 이수하고 있으며 이것이 학업 부담을 늘리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지는 않다.

 

그 와중에 오히려 시도 교육청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에 생태전환교육을 위한 예산을 편성했다. 단순한 환경교육 수준이 아닌 판을 바꾼다는 의미로 ‘생태전환교육’이라 명명했다. 환경부 역시 제3차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내년부터 적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주요 내용은 지역과 환경교육을 연결하는 것, 환경교육 시범도시를 운영하는 것 등이다.


사회는 변하고, 교육 현장도 그 변화 속에 있다. 하지만 환경교육은 언제까지나 분리수거, 물절약, 에너지 절약(콘센트 뽑기)에 머무를 것인가. AI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시대, 환경교육에도 변화의 물결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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