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녹색건축물 인증제 의무화, 실효성은?

기준 엇비슷하고, 성능유지 관심 없어
김명화 기자
eco@ecomedia.co.kr | 2019-07-26 10:3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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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 김명화 기자] 지구온난화와 에너지 감소로 인한 재해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친화적인 정책들에 부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건축 분야에서 에너지 절감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건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부는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을 개선하고 신축건축물에 대한 에너지 성능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공공건축물은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연면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민간건축물은 2025년부터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과연 인증제 의무화로 친환경건축은 지속가능할까.

제로에너지빌딩 개념도
인증 획득보다 성능 유지가 중요
국가 에너지소비의 총량의 1/4을 차지하는 건물 에너지 소비는 주로 냉반방에 집중된다. 이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연평균 2% 이상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중 건축물 배출량은 25%를 차지하며 장기적으로 선진국 수준인 40%까지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녹색건축인증제의 필요성에 따라 친환경건축물에 부여하는 녹색건축물인증제도가 도입됐다. 2013년 2월 23일부터는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 제16조로 근거법이 변경되면서 기존 공동주택, 업무용에서 주거복합, 학교 숙박, 소형주택 등 그 대상이 확대됐다. 또한 공공기관에서 건축하는 연면적 1만㎡ 이상 공공건축물은 인증 취득을 의무화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헌승 의원(자유한국당, 부산 부산진구을)이 지난 2월 25일에 대표발의한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개정안’에는 녹색건축 인증기관의 인증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지난 4월 5일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 로드맵
개정안의 핵심은 녹색건축물 인증 후 성능유지 여부에 대한 점검이다. 구체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이 녹색건축, 에너지효율등급 또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은 건축물이 일정 기간 이후에도 인증기준에 적합한 성능 여부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취득 후 해당 사항에 대해 건축물대장에 기재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헌승 의원은 “현행법에서는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녹색건축 인증제 및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인증도 중요하지만 건축물이 인증 당시의 성능을 유지하는지를 지속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녹색건축인증제도는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등 전 과정에 걸쳐 에너지 절약 및 환경오염 저감에 기여한 건축물에 대해 친환경건축물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건축물의 입지, 자재선정 및 시공, 유지관리 전반에서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약에 따라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인 3억1500만 톤을 감축해야 한다. 지속적인 감축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건축물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40%까지 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덴마크 등 선진국들은 기후변화 협약상 온실가스 감축 의무이행 수단으로서 다양한 녹색건축물 정책을 시행 중이다.

부실한 인증제 운영 논란
우리나라 녹색건축인증제도는 자원절약형, 자연친화적 건축물을 유도하기 위해 환경성능을 평가한다. 신규·기존 건축물 모두 인증 대상이며, 주거용과 비주거용 등 모든 용도의 건축물에 대해 건축주의 자발적 신청으로 진행된다. 공공건축물은 연면적 3000㎡ 이상일 경우 의무적으로 인증을 취득해야 한다.


그런데 2014년 인증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 부당 인증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해지고 있다. 작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는 10개 인증기관 중 일부에서 셀프인증 등 부실한 인증제 운영이 지적을 받았다.


이 중에서 7곳은 심의위원들에게 수억 원을 지급하지 않고 부당이득을 취했다가 적발돼 강제 반환된 바 있다. 모 공사 역시 5년간 자신들이 발주한 건물을 스스로 심사하는 셀프인증을 했고, 신청자 또는 이해관계자가 심의에 참여하거나 특정 심의위원에게 심의를 몰아주는 몰지각한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녹색건축인증제도가 제대로 빛을 보기 위해서는 인증을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고 인증기관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도 계속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부당 인증행위가 확인될 경우 영업정지를 포함해 강력한 벌칙을 적용하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또 녹색건축물 성능 유지를 위한 사후관리가 안 되고, 인증 유효기간 만료 후 재인증 또는 인증 연장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녹색건축인증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인증 당시의 성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재인증이나 인증 연장을 위해 녹색건축물의 성능 유지를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에 건축전문가들은 건축물 에너지 성능 차이에 따른 인증등급을 차별화해 성능개선을 촉진하는 방법과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유사 혹은 중복 인증제도를 통합하고 부처 특성에 따라 차별화하는 등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에너지 소요량 최소화 필수조건
정부는 녹색건축인증제와 함께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를 지난 2017년부터 시행 중이다. ‘제로에너지 건축(Zero Energy Buildings: ZEB)’은 태양광·지열 에너지 발전, 고단열 자재 등을 도입해 건축물에 필요한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녹색건축물이다.


현재는 의무가 아니라 신청하는 곳을 대상으로 인증을 하고 인센티브(용적률 최대 15% 완화)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최저 5등급(자립률 20%)부터 최고 1등급(자립률 100%)까지 등급을 부여하는데, 건축단계에 따라 예비인증(설계 단계)과 본인증(준공 후)으로 구분해 인증하고 있다. 공공건축물은 2020년, 아파트를 포함한 민간건축물은 2025년까지 제로 에너지 주택 건설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을 통해 제로에너지화 목표를 이룰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주거용 건물 전체 에너지사용량(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을 보면, 2018년 기준으로 1935만9000TOE이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도가 27%이고, 서울은 22%로 전국 에너지사용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건물 연 면적 43%에 비해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은 편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도시화율이 높은 수도권이 전체 연 면적 대비 에너지사용량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중에서도 아파트가 59%로 가장 높고, 단독주택이 15%이고, 다가구주택이 14%, 다세대주택이 10%, 연립주택이 2%, 다중주택은 0.4% 순으로 집계됐다.

 

아파트의 경우 전체 연 면적(64%) 대비 에너지사용량의 비중이 낮다. 이는 타 세대와 인접하는 아파트 구조의 특성과 지역난방 비중이 높은 것 등의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원별로는 도시가스 사용량이 5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전기는 37%, 지역난방은 9%로 나타났다.

노원 EZ하우스 전경
성능과 디자인 요소까지 견인해야
건축물 단열기준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 등 녹색건축물 정책·제도 강화에 따른 에너지사용량 변경 추이를 보면, 단열기준이 강화될수록 단위면적당 난방사용량은 모든 주택 유형에서 지속적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 도입 2001년 이후 인증받은 아파트는 미인증 아파트에 비해 난방사용량이 22%(3.83→2.97 10-3TOE/m2) 낮고, 인증제 도입 이전 아파트 수준에 비해 26%(4.01→2.97 10-3TOE/m2) 낮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의 효과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친환경건축물은 단지 성능만 높이는 건축물이 아니라, 친환경디자인을 견인할 수 있어야 한다. 건축설계 프로세스가 초기 단계부터 통합적(Integreted design)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기존 건축이 심미적이고 직관적이며 비과학적인 일련의 설계 프로세스를 거쳐서 진행되었다면,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며 정량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대지의 위치 선정, 주변의 에너지원 분석, 건물의 주향과 형상의 결정단계부터 친환경적 고려가 반영되어야 한다.

 

건축가들은 이러한 까닭에 어떻게 하면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으로서 지속가능한 건축을 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선은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에너지 절감과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건축물이 이상적일 것이다.

EZ하우스의 외부단열재
에너지 절감기술 고도화 추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제는 건축에 고기밀 외단열과 고성능 창호, 열교 차단장치, 외부 차양 등을 활용하여 주택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에너지를 막는 장치를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건물 외벽에는 벽면녹화, 지붕에는 옥상정원, 외부에는 생태연못 등 친자연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하여 에너지사용량을 3/1 수준으로 절감하는 IT융복합기술이 반영된다. 인증제의 평가대상은 난방, 냉방, 급탕, 조명, 환기 부분이다.


친환경건축물에 대한 정부 정책은 꾸준히 고도화되고 있다. 정부는 실제로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최초 사례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중 가장 높은 3등급 인증을 받은 서울에너지드림센터(이하 드림센터)는 건물운영에 필요한 에너지를 쓴 만큼 자체 생산하는 국내 최초의 ‘에너지 제로 공공건축물’이다.


이밖에도 드림센터는 272.16kW급 태양광 발전시설 등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생산, 에너지자립률 60.37%이며, 건축물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았다. 드림센터는 2012년 9월에 준공되어 연간 10만 명 이상이 찾는 에너지·환경 교육시설로 활용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너지드림센터가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가 시행된 2017년 이전에 준공되어 의무 인증 대상은 아니지만, 제로에너지건축·설비 기술의 보급 및 확대와 인증제도에 대한 시민홍보를 위해 자발적으로 인증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인센티브를 통한 참여도 높여야
하지만 녹색건축인증제도가 에너지효율등급제와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보삼 환경정보연구센터장(KERIC)은 “정량적 평가방식과 등급 평가시의 가중치 부여가 합리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또한 건축물의 자산가치 증대방안과 세금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통한 참여와 더불어 에너지평가사 제도 확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2017년 기준) 우리나라는 제로에너지건축물에 대해 태양광 또는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을 지원 단가에 따라 30~50%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이나 분양주택의 경우 주택도시기금 대출한도를 20% 상향 조정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최대 15% 취득세 감면과 최대 6% 신재생에너지설비·BEMS 등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비용 일부에 대한 소득세 또는 법인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유럽은 각국 공통으로 에너지 관련 건축법령 제·개정을 통해 녹색건축 제도화(EPBD)를 추진 중이다. 영국의 경우 2016년부터 신축주택에 대해 제로에너지를 추진 중인데, 무이자 융자제도를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모든 신축 건축물을 패시브 하우스로 설계하도록 했다. 도심재생사업과 재개발·건축 등을 통해 패시브 하우스로 개축이 되어 있고, 저리융자·보조금 지급 등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0년 주택에너지소비 38%를 절감했다. 정책적으로 무이자 융자 등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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