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2024년 남반구 겨울 동남극에서 위성 관측 이래 가장 강한 겨울 폭염이 발생했으며, 인간이 초래한 지구온난화가 이 같은 극한현상의 강도와 발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당 연구는 영국 셰필드대학교 지리·계획학부 하오수 탕 연구원 등 국제 연구진에 의해 2024년 동남극 겨울 폭염의 원인을 분석한 것으로, 성층권 극소용돌이 약화와 인간 유발 온난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npj Climate and Atmospheric Science에 게재됐으며, 2024년 7~8월 동남극 드론닝모드랜드 일대에서 발생한 이례적 고온 현상의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당시 드론닝모드랜드의 지역 평균 지표 기온은 17일 연속 평년보다 9도 이상 높았다. 2024년 8월 5일에는 일부 내륙 지역의 기온 편차가 최대 27.5도에 달했고, 관측소 자료에서는 30도 안팎의 이상 고온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폭염의 재현 주기를 약 135년에 한 번 수준으로 추정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남극 성층권 극소용돌이의 약화가 지목됐다. 극소용돌이가 약해지면서 고기압성 대기 이상이 형성됐고, 이로 인해 저위도에서 남극 내륙으로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대기 순환 변화가 관측된 지표 온난화의 약 절반을 설명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인간 유발 온난화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진은 여러 기후모델과 귀속 분석 방법을 종합한 결과, 인위적 온난화가 이번 폭염의 강도를 약 0.7도 높였고, 이 같은 겨울 폭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현재 기후에서 두 배 이상 증가시킨 것으로 평가했다.
미래 전망은 더 우려스럽다. 자연 상태의 기후와 비교할 때, 2024년과 유사한 동남극 겨울 폭염의 발생 가능성은 현재 2~3배 높아졌으며, 2100년에는 중간 배출 시나리오에서 약 6배, 고배출 시나리오에서는 최대 26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일회성 이상기상이 아니라 남극 기후체계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겨울철 고온 현상은 대부분 빙점 이하에서 발생했지만, 장기적인 온난화가 이어질 경우 해안 빙붕과 여름철 융해 지역이 더 자주 녹는 임계점에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해빙 감소, 대기천 유입, 습설 증가, 표면 융해수 축적은 빙붕 균열과 불안정을 키울 수 있다. 이는 빙하의 바다 유출을 가속화하고 장기적으로 해수면 상승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남극 극한기후를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 위성 기반 빙권 감시, 현장 관측망 확대, 극지 기후모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폭염 가능성이 크게 증가하는 만큼,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이 남극 기후 변화 속도를 늦추는 핵심 대응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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