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석탄발전 하면, 좌초자산 손실액 세계 1위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19-04-18 14: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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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초, 역대 최악이라 평가받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우리나라를 뒤덮었다. 1주일 가까이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쓰고 나가는 불편함이 시민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 더 큰 문제는 미세먼지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중국책임을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중국의 미세먼지가 영향을 미쳐왔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내기에는 대기오염 문제는 복잡하다. 우리나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양도 만만치가 않다.

 

90년대만 해도 대기오염의 주원인을 차량 배출가스로 꼽았다. 차량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도심에 CNG버스를 도입하는 등 여러 시도를 거쳐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 하지만 현재 미세먼지 문제는 원인을 한 가지로 규정하기 힘들며 차량, 발전, 건설, 가정, 국외유입 등 여러 요소가 조금씩 합쳐져 거대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주요한 원인 중 1순위로 꼽히는 것이 바로 ‘석탄화력’발전이다. 노후석탄화력 조기감축을 위한 정책토론회 내용을 전한다.

▲ 정책토론회

석탄화력 정말 경제적인가?
석탄화력 발전에 의존도가 높아진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다른 재생에너지에 비해 값이 싼 발전원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그렇다면 석탄화력발전이 정말 경제적일까. 재생에너지 기술이 상당한 발전을 이룬 동시에 석탄화력 발전이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금융분야의 독립적인 씽크탱크이자 기후변화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화석연료 산업의 전환을 제시하는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의 맷 그레이 책임연구원은 “현재 가동 중이거나 건설 중인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국가별·지역별 좌초자산 위험규모를 분석한 결과 한국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혔다”고 강조했다.

 

좌초자산이란 시장 환경 변화로 자산 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을 뜻한다. 맷 그레이 연구원은 “한국이 석탄발전에 계속 매달리는 경우 저탄소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존재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석탄발전에 대한 신규투자 및 성능개선사업을 중단하고 △운영 중인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들에 대한 비용 최적화된 폐쇄 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설비들의 계통적 가치 파악을 위한 분석 및 폐쇄 계획을 반영해야 한다고 석탄화력의 퇴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탈석탄은 Global Mega Trend
석탄화력의 퇴출은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다. 파리기후협정 이후 각국이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 다양한 수단을 통해 석탄발전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EU차원의 적극적인 환경규제로 석탄발전의 경제성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면서 신규투자가 줄었다. 유럽지역 석탄발전소들을 절반 이상이 30년 이상 된 노후 발전소인데 자연히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정부의 환경규제는 ‘외부비용의 내재화’라는 방안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 경제주체가 전체 사회에 해를 입히지만 이에 대한 비용이 행위자에게 반영되지 않을 때 이를 외부비용이라 한다. 즉 이런 외부 비용이 온전하게 반영됐을 때 외부비용이 내재화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외부비용의 내재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오염물질 배출량 규제 △배출권 거래를 통한 총량 규제 △환경 과세를 통한 가격 규제 등이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을 보면 2013년부터 정부 주도로 시작한 Electricity Market Reform 정책의 성공으로 석탄발전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2012년 23GW 17개에서 2016년 14GW 8개로 줄었다.

 

주요 정책으로는 ‘탄소가격 하한제’를 두어 탄소배출원들이 배출권 구입보다는 저탄소 배출원 및 기술에 투자하는 것이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한 탄소 포집과 저장 기술 없이는 석탄발전이 생존하지 못하도록 ‘Emission Performance Standard'정책을 사용했다. 탄소 포집 저장 기준도 초기에는 450g/kWh로 시작해 점점 더 강화될 전망이다. 결국 석탄화력에 집중된 정책으로 실질적인 발전량 감소 효과를 유도했다.

 

물론 이런 정책 이면에는 천연가스 도입가격이 하락해 석탄과 가스의 가격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하다. 2018년 영국은 2025년까지 자국 내 석탄발전소 전면 폐지를 결정하고 부족한 전력은 신규 가스 발전 및 원전으로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근본적인 전원 구성 변화 필요
우리나라도 기후변화 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량 제시 및 로드맵을 그려 이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정교하고 구체적인 전략이 부재하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로 2018년 7월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확정했으나 전환부분에 추가 감축 3400만 톤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및 에너지세제 개편, 환경급전 강화 등과 연계해 2020년 NDC의 유엔 제출 전까지 구체화하기로 했다. 바꿔 말하면 현재로선 구체적인 전략은 없다는 말이다.

 

충남대 김승완 전기공학과 교수는 “현재까지 논의된 환경급전 제도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운영 제도 및 연료별 변동비를 조정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으로 전원 구성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현재까지 논의된 규제정책을 반영하면서 △전력거래소 경제급전 시 배출량 제약을 추가와 △석탄에 대한 추가과제 부과를 제안했다. 또한 △노후석탄발전소는 조기폐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근본적인 전원구성 변화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운전기간이 일정 기간을 지나면 순차적 폐지하는 것을 말한다. 김 교수는 “수명 30년 기준 적용 시 온실가스 로드맵 추가감축 목표에 부족하다”며 “폐지 기준을 25년으로 설정해야 달성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실상 외국의 성공적인 정책을 벤치마킹해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여러 정책들과 발맞춰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짚으며 적절한 조합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조기폐지와 보상 논란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쟁점은 ‘폐지와 보상’ 논의다. 우선 현재 전기사업법상으로는 사업자가 자발적 폐지 신청이 없으면 정부가 폐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홍의락, 김삼화 의원은 폐쇄 근거 마련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상임위 계류 중이다. 보상논의도 헌법상 손실보상이 필요한 경우는 법률로써 해야 하므로 근거 규정이 필요한 상태다.

 

이를 두고 기후솔루션 이소영 변호사는 “사실상 대부분 석탄화력 발전에 보상이 필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변호사는 “노후석탄발전기 계속 가동이 법적으로 보장된 신뢰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시장제도에서 석탄발전소는 몇 십 년이든 우선 급전지시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왜곡된 시장제도 하에서 보장되는 가동율과 보조금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상이 필요하지 않는 두 번째 이유로 “25년 넘은 노후 발전기들에게 회수되지 않은 총괄원가는 없을 것이다. 공기업이나 민자 발전사 모두 총괄원가를 초과하는 수익은 회수될 수 있는 전제로 진입하기 때문에 투입원가가 회수 되었다면 보상해야 할 손실이나 신뢰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회수가 덜 된 발전기가 있다면 그에 대해서만 보상절차를 검토하면 된다”며 “보상하는 경우에도 우리나라 전력시장에는 유익이다. 계속 석탄발전을 돌리면 좌초자산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석탄화력의 경제성 상실은 여러모로 증명이 됐다. 그런 이유로 탈석탄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한전이 연료값만 보고 전기를 사는 시장제도로 인해 여전히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변화하기 위해서는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공정한 가격 즉 외부비용의 내재화를 통한 진실한 가격을 책정해야 하며, 이것이 재생에너지 보다 비싸지면 자연스럽게 경쟁력을 잃고 폐지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폐지와 보상에 대한 법적인 근거마련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해결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의 폐지가 어떻게 진행 될지 지켜볼 일이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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