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황당한 900억 원자력 선투자 계획

“왜 경주시민 목숨값 900억을 원자력 개발 투자에”…환경단체 반발
경주환경연합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 경주유치 거짓” 성명
박순주 기자
eco@ecomedia.co.kr | 2019-08-12 17: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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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경주시가 정부 추진 사업도 아닌 원자력 연구개발 사업에 900억원을 선투자하겠다고 하자 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12일 “시민 목숨값 900억원의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 투자를 중단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지난 7월16일 경주시와 경상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서를 체결했다.

경주환경연합에 따르면 경주시는 900억원을 선투자해 현(現) 감포 해양관광단지 일대를 국제에너지과학연구단지로 조성하고, 가칭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을 유치해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무협약 체결 이후 자생 단체들은 “1조300억원의 경제효과! 1천명 고용! 혁신 원자력 연구개발 사업 경주 유치”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경주 전역에 도배했다.

이는 흡사 2005년 경주 방폐장 유치의 열기를 재현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게 경주환경운동연합 측의 입장이다.

그러나 경주환경운동연합이 김종훈 민중당 국회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경주 유치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은 경주시와 경상북도의 요구에 따라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업무협약을 체결했을 뿐, 정부에서 추진하는 사업이 아니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에너지관학연구단지’에 대한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제공받거나 건의 받은 사실이 없으며,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자체적으로 기획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역시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추진을 ‘검토’ 중인 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에 대비해 관심 있는 지자체와 연구‧개발 기반조성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가칭 혁신원자력기술연구원 역시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사업일 뿐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계획이 아니라고 밝혔다.

결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사업도 아닌데, 국비 3410억원은 어디서 나오고, 경주시는 어떻게 유치를 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놀라운 일은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에 경주시가 900억원을 선투자하겠다는 것이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서을 통해 “업무협약서에 따르면 ‘부지 확보 및 개발 등을 위해 경주시는 900억원, 경상북도는 300억원을 각각 한국원자력연구원에게 지원한다”고 전했다.

성명서는 또 “그런데 경주시의 연도별 투자계획을 보면, 경상북도 300억원과 정부 3410억원은 20223년부터 투자되고 2021년까지 경주시만 900억원을 쏟아 붓는다”며 “만일 정부가 경주시의 계획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900억원은 허공에 날리는 돈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주환경운동연합은 또 “900억원 투자 계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유치하지도 않은 것을 유치했다고 홍보하는 혹세무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실체도 없는 혁신원자력연구개발사업에 투자하려고 하는 900억원은 경주시민의 목숨값”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2005년 방폐장 유치 당시 확보한 에너지박물관 건립비용 2000억원에서 900억원을 사용한다는 발상”이라며 “이 돈은 핵산업계의 쌈짓돈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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