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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오염된 용산 미군기지에 공원 조성,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왼쪽부터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과 교수,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토론회 좌장), 한광용 '나를 만드는 숲' 연구담당 박사) |
2006년 천만이 넘는 국민들에게 불어 온 영화 '괴물' 신드롬. 이 영화의 속내는 2000년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을 다뤘다. 용산 미8군기지 영안실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무단으로 한강에 방류한 사건이다.
그 외에도 2001년 녹사평역 인근과 2006년 남영동 캠프 킴에서 유류오염 사고가 있었고, 기지 곳곳에서 총 14건의 오염사고가 있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녹사평역과 캠프킴 주변의 토양과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1000배를 웃도는 발암물질 벤젠이 검출됐다. 10년 넘도록 46억 5000만원을 들여 용산 미군기지 외부에서 지하수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오염물질은 계속해서 검출,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범위가 도리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미군기지 내부의 조사와 정화작업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근본적인 오염 정화는 불가능하다는 지적과 함께, 정화가 되지 않은 상태로 국가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에 대한 지적도 커지고 있다.
미군기지 내부 오염원 조사 필요해, 그동안 협상 제대로 이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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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광용 '나를 만드는 숲' 연구담당 박사 |
한광용 '나를 만드는 숲' 연구담당 박사는 9일, '용산 미군기지 오염 정화 방안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미군기지가 있던 해외 지역의 경우, 미군 철수 후 오염원에 대한 여러 가지 안전성 문제로, 해당 지역을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민간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며 "서울시, 국토부, 국방부, 환경부가 국민들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채 그 땅위에 펼쳐질 건물은 보이고, 그 땅 밑에 묻혀있는 오염덩어리가 보이지 않는 것은 '물욕'이다"고 꼬집었다.
한 박사는 "용산미군기지를 자연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어우러지는 열린 국가공원으로 만들든, 치유와 자존의 공간으로 만들든, 미래 한미동맹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으로 만들든, 오염된 땅덩어리 위에서는 아무 것도 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면서 어떻게 그런 신기루같은 계획을 그려 내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2016년 용산 미군기지 반환까지는 채 2년도 남지 않았는데 기지 내부에 대해서는 정화작업은커녕 오염원의 정보조차 알지 못하는 상태다. 기지 내부의 정화작업 책임은 주한미군이 가지고 있지만 미군 측에서는 단순히 정화작업이 끝났다고만 말할 뿐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미군 측은 SOFA의 시행에 관한 민사특별법을 근거로 책임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용산미군기지를 둘러싼 한미간의 협상이 과연 타당하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정부가 기지 내부 오염 조사를 위해 미군에 관련자료를 강하게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해결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 됐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국가사업을 관리함에 있어 목표가 다른 다양한 관료집단이 통합된 비전과 전략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때그때 정치적 명분과 시류에 편승한 결과 심하게 굴절되고 왜곡된 사업이 되도록 방치했다는데 문제의 핵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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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
김 편집장은 "최초문제점은 1990년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최초 양해각서 체결 시 미군기지 협상 대표단이 충분한 법률 자문과 조약과를 비롯한 검증기관의 검토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며 "애초부터 타당성이 결여된 협상"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2005년 한·미 미래안보정책구상에서 국방부는 미 국방부로부터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치유비용 1억 5000만 달러를 미 국방부가 부담하겠다는 보증을 받았음에도 불구, 국방부는 이 문제를 석연치 않게 관리해 미국은 현재까지 비용부담을 안하고 있는 상태다.
그는 "이 외에도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을 현금으로 적립해 이자수익을 거두고 있고, 미 측의 비용부담에 대해 우리가 강력히 그 책임을 묻지 않는 점 등 석연치 않은 관리행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그 동안 미군기지 관한 한미간의 협상이 과연 서로를 존중하는 동등한 관계에서 이뤄져 왔는지 회의감이 든다"며 "2007년 반환된 23개 미군기지 대부분에서 기준치를 들이대는 게 민망할 정도의 심각한 토양 지하수 오염이 발견됐고 기지 오염을 정화하는 천문학적 비용을 고스란히 한국정부가 떠안았던 사례를 생각하면 앞으로 반환받을 미군기지의 오염 확인과 치유는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미 두 나라가 2009년 도입한 '공동환경평가절차서'의 모호한 정화 기준과 위해성 판단 기준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아울러 "서울시에는 용산기지 주변에 대한 환경조사 의무가 없지만 시장 직권으로라도 이를 실시해야 하며 오키나와처럼 서울시도 '기지대책과'를 운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마땅히 요구했어야 할 오염자부담원칙은 적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한국의 영토임에도 미군기지 내부를 조사할 수 없는 것은 문제가 있는데도 정부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지 내부에 들어가서 오염실태를 조사해보지도 못했고, 아직 반환받지 않은 기지에 대해서 예산을 책정했다는 것과 이후 계속 변동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고도 지적했다.
이어 김 편집장은 "공사 완공시기와 비용이 법으로 엄격히 통제돼야 하며, 그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재정의 낭비를 초래한 관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시민감시와 특별감사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대한 노력을 펴겠다는 공식적인 발언도 주목을 끌었다.
이재송 국토교통부 용산공원기획단 과장은 "최초의 기본계획 수립 시 예산책정은 오염실태에 대한 추정값으로 책정한 부분은 인정한다"면서 "2007년도 계획이기에 이후 계속 바뀌는 현실이나, 더 조사되는 사안 등으로 예산책정에도 여러 변동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올 하반기부터 공사 관련한 공청회와 주민설명회 개최는 물론,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계획에 적극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염된 땅 위 공원조성,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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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용산공원조성 기초계획 전반에 대한 재검토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과 교수는 "거주형공간 제안 등 기지터에 대한 현장파악 및 이해 없이 추진되는 입장은 물론, 과잉디자인의 문제가 존재한다"며 "기본계획에서 용산공원이 뜬금없는 문화유산공원, 생산공원, 놀이공원 등 많은 것을 설치하고 조성해야하는 과잉디자인이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과잉개발과 과잉이용의 문제점을 수반하게 되고 제대로된 생태복원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용산 공원 조성은 최소한 2세대(60년)걸쳐 진행돼야한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그의 제안에 따르면 첫 1세대(30년)는 반환받게 되는 기지터의 토양오염을 정화하는 데 최대의 노력을 집중하기 위해 그 땅에 개발의 이름으로 건물을 짓고 인위적으로 공원을 조성하려는 섣부른 움직임을 미루고, 원래의 자연으로 되돌아오는 시간으로 삼는 것.
그는 "이를 위해선 관계법에 의거해 미군 측과의 책임과 비용분담 처음부터 명확히 해야하며, 토양오염 등 오염현황 조사와 복원 전 과정에 시민사회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신수연 정책팀장도 "오염원도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공원을 시민들이 이용하는 것이 과연 안전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2세대에 걸쳐 공원을 조성하는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이재송 과장은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지만, 계획 전체를 움직이는 것은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난색을 표했다.
용산 미군기지 오염 정화논의, 10년째 제자리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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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
그 동안 용산미군기지 오염에 관련해서는 여러차례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요구와 토론회가 많았지만, 지난 10여년 간 뚜렷하게 달라지는 점이 없었다는 지적 또한 이어졌다.
윤기돈 사무처장은 "여태껏 관련토론회가 많았다. 그동안 요염정화에 대한 많은 제안과 요구를 해왔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광용 박사 역시 "오염원과 관련해서 정부의 새로운 노력이 이뤄지지 않아 자신 역시 관련 질문에 대해 10년째 같은 답만 반복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내비췄다.
자유토론에서도 용산미군기지 오염정화외 관련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해서 각성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컸다.
토론에 참여한 한 시민은 "지금의 용산뿐 아니라 2016년에 옮기게 될 평택 미군기지에 대한 환경오염 대책은 과연 어느 부처에서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간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평택 역시 똑같은 일을 겪게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용산 미군기지 오염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는 국회의원관 제2세미나실에서 '오염된 용산 미군기지에 공원 조성,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열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광진, 은수미, 이미경, 장하나 의원과 녹색연합, SOFA개정국민연대가 공동 주최했고 이장희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됐다.
형식적인 토론회는 끝이 났지만, 그 안에서 제기됐던 논의들은 마무리되지 못한 채 현재 진행중이다. 10여 년간 오염원 조사범위에서부터 미국과의 협상, 공원조성 재검토까지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에서 제안하고 요구해왔던 이야기들에 대해 관련 사업자와 정부가 계속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이날의 논의들은 앞으로 10년이 더 흐른 시점에도 여전히 공중에 부유할 가능성이 크다.
2006년 전국을 강타했던 '괴물'이, 10년이 흐른 뒤 벌어진 국민적 통탄할 참사 '세월호'가 또 다른 이름으로 재발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생각하지 않은, 미래의 후손에게 물려줄 깨끗한 땅에 대한 감수성을 상실한 '용산 공원'이 조성되지 않으려면, 공원조성의 전반적인 계획에 대한 재검토와 미군 측과의 내실 있는 협상이 선행돼야 함을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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