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인가, 대규모 소각인가”… 시멘트공장 폐플라스틱 사용 논란 확산

연간 274만톤 폐합성수지 사용… 시민단체 “탄소중립·재활용 정책 역행” 비판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5-07 09:4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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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국내 시멘트공장들이 재활용 명목으로 연간 300만톤에 육박하는 폐플라스틱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열적 재활용 제도 개선과 정보공개 강화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공동대표 박남화·김선홍·홍순명)는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시멘트공장이 사실상 폐플라스틱 소각시설로 운영되고 있다”며 “정부의 재활용 정책과 탄소중립 목표에 역행하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범대위에 따르면, 국내 6개 시멘트사의 공개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5년 2분기부터 2026년 1분기까지 시멘트공장 폐기물 사용량은 총 794만톤에 달했다. 이 가운데 폐합성수지(폐플라스틱류)는 약 274만톤으로 전체의 34.6%를 차지했다.

특히 보조연료 부문에서는 폐플라스틱 의존도가 압도적이었다. 같은 기간 시멘트공장의 전체 보조연료 반입량 291만톤 중 폐합성수지가 274만톤으로 약 94.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시멘트 생산을 위한 핵심 연료로 폐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체별로는 쌍용C&E
동해공장의 폐기물 사용량이 가장 많았다. 2026년 1분기 기준 해당 공장은 폐기물 40만톤 이상을 사용했으며, 이 중 가연성 폐기물이 21만톤으로 전체 폐기물 사용량의 52.62%를 차지했다. 폐합성수지만도 약 17만톤에 달했다.

범대위는 이러한 구조가 환경·건강 측면에서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폐플라스틱 소각 과정에서 다이옥신, 일산화탄소, 각종 독성 화학물질이 배출될 수 있으며, 시멘트공장의 상대적으로 완화된 관리 체계가 지역 환경과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폐플라스틱 자체가 석유 기반 물질이라는 점에서 탄소중립 논리와도 충돌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범대위는 “폐플라스틱을 태우는 것은 재활용이 아니라 사실상 소각”이라며 “정부가 에너지 회수를 재활용으로 인정하는 열적 재활용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멘트 제품 내 폐기물 혼합비율 문제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26년 1분기 기준 시멘트 생산량 대비 폐기물 혼합비율은 평균 20.43%였으며, 일부 공장은 25%를 웃돌았다. 누적 기준(2025년 2분기~2026년 1분기)으로는 평균 혼합비율이 23.59%에 달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과 쌍용C&E 동해공장은 각각 26.51%, 26.00%를 기록했다.

범대위는 국토교통부의 「주택법」 개정 추진 약속도 조속히 이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정감사와 국회 회의에서 ‘폐기물 사용 시멘트 정보공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무부서 역시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시멘트 소성로의 고온 특성을 활용한 폐기물 에너지 회수가 국제적으로도 활용되는 방식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시민사회와 지역주민 단체를 중심으로 “재활용의 본질은 소재 순환이지 단순 연소가 아니다”라는 문제 제기가 커지면서, 향후 열적 재활용 인정 범위와 시멘트 원료·연료 사용 기준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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