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침엽수종 ‘구상나무’ 멸종 위기, 대책은?

기후변화 이대로 가면 국내 생물종 6% 멸종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2-05-06 09:50:51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한라산 구상나무 숲 <제공=국립산림과학원>

 

[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기후변화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다양한 이상기후를 발생시켜 각종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피해가 따르고 있고 산림 생태계 또한 위협을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광범위하게 일어났으며 그 피해도 역대급으로 추산되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올해 1~3월 발생한 산불만 304건으로 작년에 같은 기간에 발생한 산불(167건)과 비교하면 차이가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다.

 

대형 산불뿐만 아니라 산사태, 병해충 등의 피해가 많아지는 이유도 기후변화가 주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는 우리 산림 생태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고은 연구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산림생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최근 우리나라는 이상기상을 포함하는 장기적인 온난화로 산불, 산사태, 산림병해충 발생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산림의 피해(쇠퇴) 위험을 높이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이 쇠퇴하고 있으며, 단기소득 임산물의 생산성이 변하고 있습니다. 취약한 산림의 대표적인 예가 우리나라 높은 산지에 고립되어 서식하고 있는 아고산 상록침엽수림입니다. 분비나무, 구상나무, 가문비나무 등이 어렵게 생존하고 있습니다.” 

 

▲ 한라산 구상나무 고사목 <제공=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의 변화는 산불, 홍수, 산사태 등과 같은 재해를 통해 인명피해, 경제적 손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산림은 한 세대의 주기가 길고, 장기적인 적응 대책을 필요로 하는 분야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관리를 필요로 하는 분야다.
 

박 연구원은 “지역사회와 국가 단위에서의 적극적인 적응 활동이 필요합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식물계절, 산림생물의 분포 범위 및 종 다양성이 달라지고 이는 산림생태계의 기능과 구조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산림정책을 수립·이행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영향 실태조사’, ‘기후변화 영향‧취약성 평가’와 같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산림이 기후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변화를 예측·평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위협받고 있는 국내 자생 생물들은 무엇이 있을까?
기후변화는 국내 고산생태계의 변화를 일으켰다. 해발 1000m이상 지역에서 서식하는 고산지역의 침염수림은 저온에 적응된 상태이나 최근 고지대의 기온 상승으로 고사위기에 빠졌다. 우리나라 고산지역 침염수림은 대표적으로 크리스마스트리로 알려져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구상나무’가 있다.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특산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지에서 제한적으로 살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정보연구과 임효인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대표적인 우리나라 자생수종으로 해발 1000m 이상의 산의 정상부에 자라고 있는 고산 침엽수종이 있다. 그 중에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수종이 구상나무”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약한 수종들을 보존하기 위한 대처방안에 대해 “산림청에서는 2016년 기후변화에 취약한 7개 고산 침엽수종을 대상으로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 보전 및 복원 대책’을 수립하여 체계적인 보존과 복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DNA 이력 관리를 통한 복원재료 선정과 지속가능한 세대교체를 위한 복원 입지 선정 등 유전다양성 복원기술들을 통해 우리나라 자생 수종 보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산림과학원은 이와 같은 핵심 복원기술들을 바탕으로 2019년도에는 소멸 위협이 높은 금원산 구상나무 자생집단에 복원시험(1350개체)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92.4%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임 연구원은 “향후 보전이 필요한 우리나라 자생 수종에도 이를 적용하여 우리나라 토종 나무들이 우리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생지 유전다양성 복원을 위한 현지외보존원 조성, 복원재료 증식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전 과거와 현재의 생태계 어떻게 달라졌나
기후온난화의 영향으로 생물계절의 변화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온상승으로 인해 매년 개화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으며, 철새도래, 조류 번식의 시기가 달라졌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가 한반도 생물종 분포에 미치는 영향 및 취약성에 대한 감시 및 예측을 위해 2010년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을 선정했다.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중 기후온난화에 의해 북쪽으로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는 두 가지 케이스를 소개한다. 첫째 쇠백로. 2010년까지만 해도 쇠백로를 ‘여름철새로 월동하지 않았으나 80년대 후반부터 중부이남지역에 월동하기 시작한 종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월동 개체군 변동을 감지하기 용이하다’고 정의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현재 쇠백로는 국내에서 텃새화 되었다 해도 무방할 정도로 전국 하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새가 되었다. 둘째 오분자기. 제주도의 특산물로 알려진 ‘오분자기’의 서식지도 10여년 사이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2010년 당시 ‘제주도에서 흔히 발견되는 종으로 현재는 남해안까지 서식하며 난류에 의해 지속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온의 변화로 오히려 제주에선 개체 수가 줄고 남해안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국립생태원 기후생태연구실 박형철 선임연구원은 “기온 상승으로 생물 분포 한계선이 변화되고, 기존에 없던 남방계 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예를들어 차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교목인 ‘노각나무’가 과거에는 주로 전남, 전북, 경남 등에 분포했었으나, 최근에는 한반도 중부권인 치악산에서 발견되고 있다”고 생물종 분포의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 생태계 이대로 괜찮은가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우리들의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국내 학자들은 미래 국가 생태계 변화를 예측했으며, 그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박형철 국립생태원 기후생태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온실가스 배출이 줄지 않고 현재 수준으로 유지(RCP8.5 조건)되어 21C말 연평균 기온이 6℃, 해수면이 63cm 상승할 경우에 대한 국내 생태계 변화 예측 시나리오를 설명했다. “우선 서식지가 서서히 감소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의한 극한 가뭄 증가와 해수면 상승으로 내륙습지의 26%가 소멸할 가능성이 높다.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와 비교하면 약 30배의 차이가 보인다. 또한 국내 생물종 중 6% 이상이 멸종할 것으로 나타난다. 빠른 기후변화 속도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물종들이다. 특히 고산생태계 생물종의 감소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한라산 고산식물 14종 중 9종(주목 등), 오대산 고산식물 12종 중 8종(분비나무 등)이 사라질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직간접적으로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야생동물이 살수 있는 공간이 줄어듬으로 인해 동물과 인간이 부딪히는 공간이 증가해 서로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 파괴로 인해 야생식물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각종 천연원료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미래 자원이 소실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 쇠백로 <제공=국립산림과학원>


멸종위기 자생생물 보전방안
그렇다면 기후변화에 취약한 생물들을 보전하기 위한 대처방안은 무엇들이 있을까. 첫째, 취약생태계의 위협요인을 규명하고 미소서식지 이동 및 분포 변화 예측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둘째, 기후변화 취약종을 진단하고 적응 조건을 개발해 한반도 식물의 기후변화 적응력 향상을 위한 연구가 뒷받침 되어야한다. 셋째, 기후변화 취약종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환경적응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넷째, 기후변화 취약 생물종의 현지 외 보전할 방법을 강구하고 취약성 평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 다섯째, 자생식물의 고사 대응 및 보전대책 마련을 위한 환경부 및 산림청과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공동대응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 생물계절(Phenology): 생물의 개엽, 동면, 번식, 이주 현상 발생 시기
* 기후변화 생물지표(CBIS; Climate-sensitive Biologocal Indicator Species) : 기후변화로 인해 계절활동, 분포역 및 개체군 크기 변화가 뚜렷하거나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어 지표화하여 정부에서 지속적인 조사 및 관리가 필요한 생물종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