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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용철 교수 |
채취-생산-소비-폐기의 일방향 구조인 선형경제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는 여전히 선형경제가 주류를 이룬다. 선형경제란 대량 자원 채취–대량 생산–대량 소비–대량 폐기처럼 제품의 순환성이 결여된 일방향 경제 체계를 말한다. 이 구조는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만들 뿐 아니라 막대한 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이를 소각·매립 중심으로 처리하게 한다. 지구상에 한정된 자원을 미래세대로부터 미리 빌려 쓰듯 소비하는 현행 시스템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재활용을 넘어 설계부터 순환성으로
반면 순환경제는 단순 재활용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고, 순환성을 강화해 자원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사용된 자원을 고부가가치로 환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한다. 이는 ‘폐기물 처리’가 아니라 ‘자원 흐름의 재설계’에 가깝다.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 전략적 전환을 논의했다. 지구상에 유한한 자원, 특히 희토류 등 전략 광물은 특정 국가에 편중돼 있어 지정학적 충격과 공급망 위기가 기업과 국가의 산업 경쟁력을 위협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전환과 자원순환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최우선 과제로 부상했고, 순환경제는 기후위기와 공급망 위협에 대한 방어책이자 새로운 시장 기회로 정의됐다.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 시행과 구조적 취약성
우리나라는 ‘순환경제사회전환촉진법’을 제정해 2024년부터 시행하며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 자원 빈국이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지정학적 충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순환경제 활성화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플라스틱 산업은 순환경제의 핵심 분야다. 현재 국제사회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위기는 단순 재활용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단순 폐기물 관리를 넘어서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 설계와 순환성을 강화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AI 산업 발전과 디지털화로 리튬·코발트·구리·희토류 등 핵심 광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이들 광물의 공급망 구축과 자원 안보는 국가적 생존 과제가 됐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 강국인 한국은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확보 전략이 매우 중요하며, 전기차 배터리의 순환경제 구축이 그만큼 중요해졌다.
인센티브·규제개선·전주기 관리·데이터 기반 인프라 필요
순환경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다. 과감한 혁신 투자와 인프라 구축,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정책적·제도적·재정적 지원이 없다면 한국경제는 비효율적 자원 사용, 핵심 광물 확보 난항, 산업 경쟁력 약화, 자원 부족의 악순환에 갇힐 위험이 있다. 정부는 순환경제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선형경제 모델과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인센티브 제공, 녹색금융 등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강화해 생산자가 제품 및 포장재의 설계 단계부터 순환성을 확대하는 전주기 관리 정책도 필요하다.
또한 단순히 재활용 수치를 높이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순환경제 실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측정 가능한 순환경제 지표를 발굴해 평가·환류해야 한다. 이를 위해 AI·디지털 데이터 기반 자원 흐름 관리 인프라를 활용한 순환경제 통계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정부·기업·시민사회의 연합으로 전환을 앞당길 때
마지막으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가 연합해 순환경제의 장애 요소를 파악·제거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성장을 위한 새로운 순환경제 시대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순환경제는 기후위기, 공급망 불안정, 자원 고갈 등 복합적 글로벌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반격 수단이다. 바로 지금이 우리에게 골든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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