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하수도로 보내는 게 더 싸고 더 친환경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2-10 22: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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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도시 음식물쓰레기를 분쇄해 하수도·폐수처리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통합 처리 방식이 음식물쓰레기를 따로 모아 매립·소각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온실가스와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과학기술대학교 연구팀은 홍콩을 비롯해 29개 대도시의 음식물쓰레기·폐수 흐름과 비용·에너지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음식물쓰레기 특성에 따라 분리(별도 처리)와 통합(하수 시스템 연계) 중 어떤 전략이 유리한지 판별하는 정량 모델을 제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이 많고 특히 수분 함량이 높은 도시에서는, 음식물쓰레기를 갈아 하수도로 보내 폐수·슬러지 처리와 연계하는 방식이 단독 매립 중심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대표 사례로 홍콩을 적용했을 때, 통합 처리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7% 감소, 총 폐기물 관리 비용은 약 11% 절감되는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 결과는 Nature Cities에 실린 논문(“29개 대도시의 음식물 쓰레기와 폐수 흐름을 분리하거나 통합하여 재정의하기”)에서 제시됐다.

연구팀은 도시별 음식물쓰레기 조성, 폐수 발생, 에너지 소비, 처리 비용을 비교한 결과, 처리 효율을 좌우하는 요인이 음식 종류나 무게 자체가 아니라 ‘수분 부하(moisture load)’라고 밝혔다. 수분이 많을수록 수거·운반·처리 부담이 커지고 배출도 늘어나는 경향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도시 생물폐기물 플럭스(UBF)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연간 1인당 약 46.8kg의 음식물쓰레기 수분 부하 임계값을 제시했다. 이 기준을 넘는 도시는 음식물쓰레기를 하수도 네트워크로 전환하고, 매립·소각과 병행하는 통합 시스템이 별도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보다 총비용이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신선 식재료·국물 음식 비중이 높은 식생활을 가진 베이징, 서울 등에서 상대적으로 ‘습한’ 음식물쓰레기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콩 사례 분석에서 통합 처리로 폐수 처리·슬러지 처리 운영비는 각각 증가(연간 563만 달러, 2,251만 달러)하지만, 매립지 지출이 7,400만 달러 감소하면서 총비용이 순감(총 11.13%↓)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온실가스는 직·간접 배출을 합산해 46.61% 감축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구진은 홍콩의 음식물쓰레기·폐수 샘플 분석에서, 음식물쓰레기가 도시 바이오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유입되는 총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의 57.78%를 차지한다는 점을 근거로 “하수 시스템과 음식물쓰레기를 분리해 보는 기존 관행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해석을 덧붙였다.

연구진은 전통적 분리수거·매립 대비 통합 시스템이 도시별로 온실가스를 24%~88%까지 줄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에서는 음식물쓰레기의 약 절반이 이미 이 방식으로 관리되는 반면, 아시아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설명도 포함됐다. (공동연구에는 화중과학기술대학교 연구진이 참여했다.)
 

통합 처리의 부가 효과로는 에너지 회수가 제시됐다. 폐수 시스템에서 음식물쓰레기(습식 유기물)를 함께 처리하면, 혐기성 소화로 슬러지를 연료화할 수 있고 소각 열도 전력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 연구진은 29개 도시 중 27개 도시에서 1인당 연간 에너지 소비를 약 20.6%, 26개 도시에서 1인당 온실가스 배출을 약 22.6% 줄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연구팀은 “모든 도시가 동일한 모델에 맞는 것은 아니지만, 수분 부하가 높고 고형폐기물 처리 비용이 큰 도시에선 통합 처리가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도시들이 음식물쓰레기 전략을 설계할 때 활용할 정량적 기준을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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