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수마트라섬 이탄지 복원 프로젝트 '맞손'

이탄지 탄소저장량 46기가 톤, 전 세계 저장량 8∼14% 차지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2-03 13:16:45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구의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는 이탄지(泥炭地·peatland)는 나뭇가지, 잎 등의 식물 잔해가 수분을 머금은 상태에서 잘 분해되지 못하고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이다. 식물이 광합성을 통해 얻은 탄소량의 두 배 이상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토양보다 탄소저장량이 10배 이상 높다. 이탄지 복원을 위한 한국과 인도네시아간 협업 프로젝트에 대해 알아봤다. 

▲수마트라섬 잠비주 이탄지 복원지대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발전가능성 많아

일반 국민들에게 인도네시아는 그냥 동남아의 섬나라 정도로 인식될지 모르지만, 실은 남한의 19배에 달하는 면적의 광대한 국토와, 2억7000만의 인구가 받쳐주는 탄탄한 내수 시장은 물론 석탄, 천연가스, 석탄, 주석, 구리, 니켈 등 풍부한 지하자원을 자랑한다. 또한 적도 부근에 위치하여 경작에 유리한 기후조건을 바탕으로 한 팜오일, 천연고무, 코코아, 커피 등의 대량 생산으로 인도네시아는 최근 몇 년간 연평균 5%대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이며, K-팝, K-드라마 등 한류 문화의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는 보면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의 오랜 식민지배와 2차 대전 중 일제의 침략을 겪기도 했으나 2000년대 이후 민주화 정권이 들어서며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경제발전에 매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수 백 개의 다른 민족과 언어로 구성되었으며, 종교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이러한 다양성을 어떻게 통일된 힘으로 만들 것인지가 최우선과제라서 국가 표어도 ‘다양성 속의 통합(Bhinneka Tunggal Ika)’이다.

 

대규모 산업조림으로 한국기업 대거 진출

우리나라는 1968년부터 한국 기업이 진출하면서 산림협력을 시작했다. 대한민국 해외투자 제1호인 한국남방개발(KODECO)이 인도네시아 남부 칼리만탄에서 천연림 벌목으로 시작한 산림사업은 1990년대에 들어 ‘심고 가꾸어 베어 쓰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산업조림으로 전환됐다. 현재는 여러 한국 기업과 기관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하여 팜오일을 비롯하여 펄프, 천연고무, 목재바이오매스 등을 생산하고 있다.

 


풍부한 일조량과 강우량 덕에 인도네시아의 나무는 한국에 비해 적게는 두세 배에서 많게는 열 배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성장하기에, 한 번 심으면 적어도 30년을 기다려야 하는 우리나라의 자연 조건에 비해 인도네시아에서의 산림사업에 크게 유리한 점이 있다. 나라 전체에 만연한 부정부패와 열악한 운송인프라 등 업무능률과 생산성을 저하하는 여러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인도네시아에서의 산림산업은 분명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

 

일찍이 이러한 점에 주목한 우리나라 업체들은 인도네시아로부터 원목과 가공목을 수입하는 것 외에도 대규모 산업조림을 실시하여 ‘심고 길러서 베어 쓰고 다시 심는’ 지속가능한 방식의 임업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한국 업체들은 목재 생산뿐 아니라 고무나무, 팜오일 등의 분야도 진출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정부 차원의 협력으로는 맹그로브숲 복원, 산림분야 인재 교류와 역량강화, 현대적 양묘장 조성과 조림기술 향상, 인도네시아 국립공원과 한국 휴양림의 자매결연, 불법목재교역 방지협력, REDD+(산림전용 및 산림 황폐화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숲을 기반으로 한 생태관광, 바이오매스 시험조림, 이탄지 복원 등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1979년 최초로 시작된 한-인도네시아 임업협력 위원회는 2020년 현재까지 총 24회가 개최되어 양국의 산림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력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가 되어왔다. 특히 양국의 산림협력이 심화됨에 따라 2010년 6월 한-인도네시아 산림센터 설치에 합의하였고, 2011년 1월부터 인도네시아 산림환경부 청사 내에 한-인니 산림센터 개소 준비를 시작하여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기후변화 대응하는 이탄지 복원 협업 

한-인니 산림센터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수마트라섬 잠비주 이탄지 복원 사업은 그런 의미에서 뜻 깊은 교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이탄지(약 1500~2000만 ha)를 보유해 보전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의 이탄지 탄소저장량은 46기가 톤이며 전 세계 이탄지 저장량의 8∼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 인니 산림센터의 이성길 센터장은 이에 대해 “이탄지는 나무나 풀 등 유기물이 썩거나 탄화되지 않은 채 장기간 땅속에 묻혀 있는데 주로 얕은 습지로 우기에는 침수되고 건기에는 살짝 드러나는 지역이다. 이탄지는 일반 토양보다 탄소 저장량이 10배 가량이나 많은데 농토나 팜오일나무 재배지로 활용하기 위하여 배수로를 만들어 물을 빼고, 마른 땅에 불을 붙이면 마치 덜 마른 장작이 타듯이 엄청난 연기를 뿜어내며 땅속에서 불이 타들어 간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은 지표에 물을 뿌려도 쉽게 꺼지지 않을뿐더러 이탄지가 저장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게 되어 기후변화의 주요인이 된다. 또한 이때 발생하는 막대한 연무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주변국까지 영향을 미쳐 주민생활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기도 한다. 

 


수마트라섬 잠비주 이탄지 복원 사업은 론드랑(Londerang) 이탄지 보호구역 내 원형을 잃은 이탄지에 수로를 설치하고 물막이 공사를 실시해 이탄지를 원래의 습지 상태로 되돌리는 한편, 이탄지에 적합한 수종을 심고 화재를 예방하며 주민들의 교육과 생계 향상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나아가 생태관광까지 지향하는 포괄적인 사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이탄지가 거의 없지만 이번 사업은 한국의 조림 및 관리기술과 농촌개발 경험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악의 환경재앙 중 하나로 꼽히는 2015년 인도네시아 산불은 약 10억 톤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이로 인한 호흡기 질환자는 주변국을 포함하여 50만 명, 경제적 피해는 1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탄지의 보전의 생태적 가치와 기후변화 대응에서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인도네시아 잠비주 이탄지 복원사업은 한국의 조림기술과 경험을 발휘해 지속가능한 산림관리를 실현하는 한편, 지역주민의 생계향상과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매우 의미 깊은 사업일 것이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