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손실, 657개 유역 분석서 물 저장력 약화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2-21 22: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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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산림 손실이 단순히 나무 덮개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유역이 물을 저장·방출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글로벌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오카나간 연구진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6개 대륙 657개 유역 데이터를 분석했으며,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산림 손실과 산림 경관(숲의 형태·배치) 변화는, 비와 눈 녹은 물 가운데 유역에 오래 머물지 않고 약 2~3개월 안에 빠져나가는 물—즉 단기 체류수(young water)—의 비중을 키우는 경향을 보였다.

수석저자 밍 치우는 “단기 체류수 비율이 높다는 것은 물이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이동한다는 신호”라며 “건기에 쓰기 위해 토양과 지하수에 저장되는 물이 줄어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아담 웨이는 “산림 손실은 유역의 물 보유 능력을 분명히 감소시킨다”고 강조하면서도, “남은 숲이 경관에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가 그 영향을 악화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며 경관 계획의 중요성을 짚었다.

기존 연구가 주로 ‘얼마나 많은 숲이 사라졌는가(숲의 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숲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아 있는가(공간 배치)’라는 변수를 전면에 놓았다.

특히 산림 피복률이 낮은 유역(대체로 40~50% 이하)에서는 남아 있는 산림 패치의 배열 방식이 물의 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숲이 드문드문 남은 풍경에서는 숲과 개간지·개방지가 맞닿는 ‘숲 가장자리’가 늘어날수록 단기 체류수 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관측됐다. 연구진은 숲 가장자리가 더 많은 일사량, 더 낮은 습도 등 미세기후 변화를 겪으며 증발산을 늘리고 유출을 줄여, 결과적으로 물의 빠른 통과 비중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림 피복률이 높은 유역에서는 숲의 패턴 변화가 물 분배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숲이 울창하고 서로 인접해 있으면 가장자리 효과가 약해져 미세기후 변화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치우는 “숲의 덮개가 이미 낮을 때 숲의 패턴이 가장 중요하고, 특정 임계값을 넘으면 그 영향이 거의 사라지는 점이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목재 수확 등 산림 이용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역에서 산림·유역 관리에 직접적 함의를 갖는다고 본다. 결정을 ‘보존이냐 개발이냐’의 단순한 선택으로만 프레임화하기보다, 얼마나 베느냐(손실량)와 함께 어떻게 남기느냐(배치·패턴)를 정책 변수로 설계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극한 강수와 가뭄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자원 압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토지 이용 결정이 장기적 물 가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정교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공동저자인 Qiu 교수는 “유역은 자연의 물 저장 시스템”이라며 “지역사회·생태계·산업이 건기에 지속될 물을 원한다면, 숲을 얼마나 잃는지뿐 아니라 남은 숲을 어떻게 조성할지까지 신중히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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