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석희 교수의 미생물 연료전지에 담긴 인생 이야기-1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3-03-27 17: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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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정석희 교수팀은 최근 미생물 연료전지 실험 재현성에 관한 난제 해결과 실험 결과의 공정한 상호 비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학계에 큰 주목을 받았다. 미생물 연료전지(MFC, Microbial Fuel Cell)는 체외에서 전자를 방출하는 미생물 막을 이용해 하·폐수에서 전기를 바로 생산하는 공정으로,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학부생때부터 미생물 연료전지의 실용화의 큰 꿈을 품고 미국에서 유학하여 전남대에 자리 잡은 정석희 교수에게 미생물 연료전지가 무엇이며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중요성과 미래 전망 등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정교수님 반갑습니다. 저희 환경 미디어에 좋은 글 많이 투고해 주셨는데 요즘 뜸 하셔서 한번 찾아 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열심히 인터뷰 준비를 했습니다. 그간 소홀한 점 만회하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주력 연구 분야이신 미생물 연료전지에 대한 임팩트 있는 논문을 출판하셨는데요, 미생물 연료전지 하면 미생물 에너지를 이용한 연료 전지 같은 느낌도 있습니다. 독자들을 위해 미생물 연료전지가 무엇인지 개괄적으로 설명 좀 부탁 드리겠습니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유기물을 산화하여 그것의 전자를 체외로 방출하는 전자방출균을 이용하여 하폐수에서 전기를 바로 생산하는 시스템입니다. 미생물이 에너지원이 아니라, 유기물을 분해하는 생물 촉매로 미생물이 쓰입니다. 1911년 유기물 산화를 동반한 미생물의 전기적 작용이 알려졌습니다. 이후, 1960년대 연료전지가 우주선에 쓰이며 큰 주목을 받게 되자, 1962년 ‘microbial fuel cell (MFC)’이라는 이름으로 Science지에 소개되었습니다.  

 

▲ 논문의 저자 구본영 박사, 정석희 교수, 손성훈 박사과정 학생.


굉장히 흥미로운 분야처럼 들리는데, 최근에 알려진 것이 의외입니다.
이후 미생물을 이용하며 유기물을 분해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경제적인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에는 미생물이 간접적인 방식으로 전극을 이용하는 연구가 주류를 이뤘는데, 낮은 에너지 효율과 느린 반응 속도로 인해 지금처럼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전극에 직접 전자를 전달하는 미생물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MFC 연구는 급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현재 미생물이 세포막을 경계로 전자를 방출하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는 현상을 이용하여 환경과 에너지 문제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전기화학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 매우 각광 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럼 연료 전지와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요?
미생물 연료전지는 하폐수에 존재하는 오염물질을 처리하며 에너지를 생산하는 환경시스템 입니다. 연료전지는 순수한 수소를 대량의 전기로 효율적으로 전환하는 발전 시스템입니다. 두 시스템의 기본적인 작동 메커니즘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목적이 다르며 기술 개발과 적용에 있어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폐수처리에 있어 MFC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MFC의 전망을 말하기에 앞서 기존 하폐수처리에 대해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하폐수처리 공정인 활성슬러지공법은 1914년도에 영국의 화학자 및 미생물학자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당시 과밀화된 도시의 유지를 위해 확실한 하폐수처리 기술 개발은 도시의 사활이 걸린 문제였습니다. 활성슬러지공법은 오염물질을 일차적으로 침전하고 물에 용해되어 있는 오염물질은 공기를 주입하여 미생물로 산화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깨끗한 환경을 누리는 깨끗한 도시 환경은 이 기술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의 하폐수처리기술은 화학자와 미생물학자에 의해 개발된 100년이 넘은 매우 오래된 융합 기술이군요. 혁신이 안된 것이 의외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시에는 매우 중요하고 혁신적인 기술이었습니다. 하폐수처리에 있어 화학과 미생물학에 관한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MFC에는 여기에 전기화학이 더해집니다. 전기화학은 양자역학으로 이어지는 현대의 과학입니다. 전기화학을 이해해야만 MFC 기술을 이해하고 개발할 수 있습니다.

MFC가 하폐수처리 기술로 실용화 된다면 기존 활성슬리지기술이 담당하던 오염 물질 처리 뿐 만 아니라 그 기술의 고질적인 문제인 에너지, 슬러지, 악취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기술입니다. 하폐수처리기술에 있어 한 세기만의 혁신이며, 기존 시장을 대체하는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줄 것입니다.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식을 예고한 전기차와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최고의 연구 기관에서 미생물 전기화학 시스템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주류 대학 및 연구 기관에서 외면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국내외적으로 주춤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유가 뭘까요?
일반적으로 기초적인 현상에 대한 이해 없이 실용화에만 매몰되면 기초가 부실하여 흐지부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려면 저변의 과학이 고루 발전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밀어붙이는 과단성과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이들이 포기하던 것이 한 개인의 의지로 기술 개발에 성공한 사례는 꽤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달려든다고 기술 개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할만한 사람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학 1년차의 정석희 교수

이 연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아버지의 소원은 제가 환경공학 교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학부 다니면서 연구보다 의학이나 금융 쪽으로 진로를 바꿀까 고민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연구를 한다면 아주 재미있고 유망한 연구를 해야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장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으로 보이는 이 연구 주제를 선택하였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학부 때 한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해외의 하폐수처리 기술을 한국에 도입한 경험을 나누셨는데 멋져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래의 기후변화와 에너지고갈을 생각하면 하폐수의 에너지화가 더욱 중요해 질 것 같았습니다. 저는 현재의 기술에 안주하기 보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하폐수 처리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전 세대가 해외 기술 도입을 통해 국가 발전에 공헌했다면, 우리 세대는 그 보다 한발 더 나아가 창조의 역할로 국가의 발전에 공헌해야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부생 때 이미 그런 생각을 한 것이 대단하시네요.
한번 사는 인생 아닙니까, 고생스럽더라도 처음의 마음을 바로 잡아야 이후의 인생이 의미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유학 준비하면서 방학 중에 인터넷을 아주 탈탈 털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과학재단의 장학금 지원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당시 지원자들은 저 빼고 모두 토양 분야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중 한 명은 1년을 미루고 제 분야 바꿔 유학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유학을 간 기관이 어떤 곳이었나요?
2004년 Penn State에 석사로 유학을 갔습니다. 당시 전자방출균의 존재가 규명된 지 얼마 안된 때였고 필자가 유학 생활했던 시점 관련 연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 폭발적인 성장의 한 축을 이끈 기관이 바로 제가 수학한 기관입니다. 덕분에 이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된 시기를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 석사 학위 연구에 사용된 MFC 반응기

 

어떤 연구를 하셨나요?
제가 장학금 지원 당시 쓴 연구 계획서 주제가 미생물 연료전지 음극의 미생물 군집 특성 분석이었습니다. 당시 Penn State에서 군집 분석은 T-RFLP나 RISA같은 간접적인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석사 때 논문과 매뉴얼 보고 직접 유전자 서열을 분석을 그곳에서 셋업했고, 12개의 MFC 반응기를 직접 설치하여 운전했습니다.

당시 MFC의 낮은 재현성은 많은 연구자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었습니다. MFC 실험자라면 모두 경험하지만 대략 묵인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험 재현성이 낮고 측정의 정확도가 떨어지면 연구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2007년 Penn State 석사 논문 제목은 ‘미생물 연료전지 성능 및 음극 세균 군집의 재현성’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재현성을 확보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석사 연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기술적 한계 때문이었습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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