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에너지 소비가 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폭염에 따른 냉방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만들어낸 탄소 감축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서식스대학교 연구진은 재생에너지의 급속한 확장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보다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메우는 데 사용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네이처 리뷰 클린 테크놀로지(Nature Reviews Clean Technolog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025년 1~3분기 태양광 발전량이 기록적으로 증가했고, 청정 전력 생산 증가율이 전 세계 전력 수요 증가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이 균형이 다시 역전되는 조짐이 나타난다”며,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로 얻는 기후 대응 성과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다른 부문보다 4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시설 수와 규모가 함께 확대되는 가운데 초대형(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 파리협정 이후 풍력·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늘었지만, 전력 수요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력 부문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세를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향후 수요 확대 요인으로는 AI 데이터센터 외에도 폭염 대응을 위한 에어컨 사용 증가, 교통 전동화, 대형차 선호 등 소비 트렌드가 함께 거론됐다. 보고서는 이런 압력으로 각국이 이뤄낸 효율성 개선 성과가 저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2030년까지 수요 제한을 위한 적극적 조치가 없으면, 늘어나는 전력 사용량이 신규 재생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화석연료 대체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식스대 베넷 연구소 석좌교수인 펠릭스 크로이치히 교수는 “재생에너지는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냉방·운송 수요 증가도 그에 못지않다”며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억제하고 수요를 조절해야 청정전기가 화석연료 배출을 줄이는 본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유럽연합(EU)과 주요 도시 사례를 들어, 수요 감소가 반드시 삶의 질 악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효율 개선과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는 도시 계획을 통해 경제 성장·복지와 병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수요 측면 전략과 결합하는 것이 “의미 있는 탈탄소화”의 핵심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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