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환경의 바탕이 되는 생태계 연구를 총괄하는 국립생태원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국립생태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연구기관 건립을 총괄하였던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이창석 교수는 “국립생태원의 생태읽기: 국립생태원은 어떻게 건립되었고 무엇을 하여야 하나?”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2010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2년 반 동안 학교를 떠나 국립생태원건립사업을 총괄한 이창석 교수는 국내 복원생태학계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이 연구기관을 건립하는 모든 과정에 철저하게 복원생태학을 비롯한 생태학의 원리를 반영하였다고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그곳에는 현재 한반도를 대표하는 12개 산림식물군락을 국립공원을 비롯해 숲이 잘 보존된 장소에서 얻은 정보를 그대로 설계도에 담아 조성한 한반도 숲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는 인위적으로 만든 숲과는 차원이 다른 실제 숲을 만들어 놓고 있다.
그 숲의 끝 부분에는 우리가 보기 힘든 백두산, 설악산, 지리산 및 한라산의 정상부를 중심으로 자라는 식물들을 모아 배치한 고산생태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 옆으로는 우리의 전통 마을 주변에서 우리에게 난방용 땔감을 제공하고 퇴비를 공급하며 각종 농기구용 가구재와 휴식의 공간까지 제공하며 우리와 함께 해 온 마을 숲이 조성되어 있다.
그곳을 지나 더 북쪽으로 이동하면 용화실못으로 이름 붙여진 생태호수가 나타난다. 넓은 수역에 깊은 곳으로부터 얕은 곳을 향해 이동함에 따라 마름, 부들, 줄, 갈대가 군락을 이루며 이어지고 이 호수의 가장자리에서는 개키버들과 버드나무가 수변식생으로 자리잡아 온전한 자연호수를 똑 닮은 모습이다. 그 옆으로는 물의 깊이가 다른 여러 개의 작은 못을 만들어 놓고 그곳에 적합한 식물들을 도입하여 물의 깊이에 따라 어떻게 다른 식물이 자라는지를 학습할 수 있는 습지생태원이 조성되어 있다.

이창석 교수는 Linne라는 유명한 식물분류학자가 근무했던 스웨덴 읍살라대학의 식물원에서 영감을 얻어 이 습지생태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밑으로도 습지가 이어진다. 과거 논이었던 곳에 물길을 내 자발적인 복원을 이루어낸 장소이다. 하류하천을 닮은 모습이다. 여기에도 어김없이 버드나무가 중심을 이룬 수변식생이 존재한다. 수로 – 나지 – 풀 위주 식생 – 작은 키 나무 위주 식생 – 큰 키 나무 위주 식생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온전한 자연하천의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 한 이창석 교수의 의지가 이루어낸 성과다.
실제 자연을 모델 삼아 조성한 것은 이러한 야외공간에 그치지 않고 있다. 세계의 주요 기후대 식생을 조성한 에코리움 역시 해당지역의 실제 자연을 모델로 하여 조성하였다.
열대관에는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 지역을 실제 모델로 삼은 아시아 열대림이 조성되어 있고 실제 모델을 적용하지는 못하였지만 해당지역의 주요 식물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열대림, 위도상으로는 아프리카에 있지만 인도 옆에 붙어 있던 땅이 이동을 하여 특이한 식생을 보유한 마다가스카르 열대림, 중남미 열대림도 조성되어 있다.
사막관에는 북미의 소노라사막과 모하비 사막, 마다가스카르사막, 남미의 아타카마사막 그리고 호주의 깁슨사막 식생이 조성되어 있다. 그 중 소노라 사막에는 이 교수가 현장에서 직접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다.
지중해관에는 유럽 지중해, 유럽 지중해에 해당하지만 특이한 식생을 갖춘 마키숲, 아프리카 지중해, 카나리제도 지중해, 북미 지중해 그리고 호주 지중해 식생이 조성되어 있다. 그 중 북미 지중해와 카나리제도 지중해에는 이교수가 현장에서 직접 조사한 결과가 담겨 있다. 난온대관은 제주도 곶자왈지역 식생을 모델 삼아 조성하였다.
난온대관 지하에 자리잡은 극지관은 유지하기가 어려워 실제 모습을 조성하기보다는 대부분 모형이나 사진 전시로 해결하였다. 그러나 일부 극지 식물과 펭귄을 실제로 도입하여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덜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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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지관에 도입된 펭귄의 모습 |
에코리움 앞에는 가뭄에 논에 물을 대며 논경작지의 한축을 이루었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로 기능하며 생태적으로도 한몫했던 둠벙을 재현한 장소가 있다. 그리고 그 뒤로는 설악산의 계곡을 재현한 공간, 멸종위기종 수달 서식처 그리고 생태적 단절로 멸종위협을 많이 느끼고 있는 맹금류 서식처가 조성되어 있다.
국립생태원 건립과 관련한 이러한 내용 외에 이 책에는 국립생태원이 추진할 연구주제를 도출해내기 위한 전문가 웍샵과 그 웍샵을 통해 도출해낸 연구주제도 담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국가 연구기관으로서 국립생태원이 추진하여야 할 의무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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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코리움 둠벙의 모습 |
도출된 주제에는 1) 국가가 필요로 하는 국토의 생태적 온전함과 건강성을 진단하기 위한 기초조사, 2)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의 진단, 예측 및 적응에 대한 연구, 3) 과도한 인간 간섭으로 균형을 잃은 환경의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생태적 복원, 4) 복원의 효과를 환경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고 나아가 그 효과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여 일반인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도구로서 생태계서비스 기능 평가, 5) 생태산업과 같은 미래 산업 창출, 6) 연구를 통해 획득되는 결과를 전시로 풀고 그것을 활용한 대국민 생태교육 실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웍샵의 결과에는 그러한 연구를 추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전문가 조언도 담겨 있다.
이 교수는 이렇게 정해진 연구주제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자연환경전국조사, 기후변화의 진단, 예측 및 적응, 변화하는 환경에서 복원생태학의 역할과 과제 및 생태교육을 주제로 리뷰 형태로 작성한 논문을 추가하여 연구를 추진하는데 바탕이 될 만한 자료를 남기고 있다. 자신이 책임자로 건립한 국립생태원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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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단지에 조성된 상수리나무군락의 모습. |
그 다음에는 이교수가 국립생태원을 대상으로 작성한 논문들과 국립생태원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기관의 위상을 알리고 홍보하기 위해 준비했던 언론기사 몇 편이 실려 있다. 이에 더하여 국립생태원 건립의 마무리과정으로 준비한 운영계획이 실려 있다.
이 교수는 책을 집필하게 된 취지에 대해 "국립생태원원은 국토 환경의 토대가 되는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초조사, 기후변화에 따른 생태계 변화의 진단, 예측 및 적응 방안 구축, 과도한 인간 간섭으로 균형을 잃은 환경의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생태적 복원 및 복원의 효과를 환경문제 해결의 수단으로 삼고 나아가 그 효과를 경제적 도구로 환산하여 일반인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며, "건립에는 현대생태학을 대표하는 복원생태학의 원리가 철저히 반영되어 건립되었고, 국제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되어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국립생태원 캠퍼스 전체를 생태적으로 읽어 해석하는 교재가 출간되지 못해 대국민 환경교육의 장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어 집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책이 국립생태원 건립의 배경과 원리를 이해하는데 기여하고, 나아가 향후 국립생태원이 국제 수준의 연구기관으로 발전하는데 하나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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