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수도사업소 유인행 주사

유수율 제고사업 초석 다져온 베테랑 수도인
편집국
eco@ecomedia.co.kr | 2004-09-30 15: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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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무악재 전철역에서 10분 가량 경사길 높다란 곳에 위치한 은평수도사업소 수도2과 구역관리팀의 유인행 지방수도토목주사(47)는 180cm나 되는 훤칠한 키에 시원시원한 웃음을 갖춘, 호탕한 성격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인물이었다.
“그동안 돌이켜보면 상수도 분야에서 일하면서 공직생활에서 느껴보기 힘든 자부심과 뿌듯함을 모두 느껴본 것 같다”고 자평하는 그는 '81년 4월 15일 지방토목서기보시보를 시작으로 성동구청, 중구청, 서초구청을 거쳐 '89년 11월 18일 강남수도사업소에 근무하게 되면서 서울시민의 식수인 수돗물을 담당하게 됐다.
지난 '99년 공무 1계, 2계 등 계장제에서 구역관리팀, 포장복구팀 등의 팀장제로 개편될 당시 은평수도사업소 구역관리팀 누수방지과에서 근무했던 그는 낮에는 하수도를 뒤지고, 밤에는 야간누수를 측정하며 유수율 제고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녹봉을 받는 공무원이라지만 사실, 주야로 일을 하기란 그다지 쉽지가 않다. “모두가 힘들었지만 동료들끼리 모이면 그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말합니다”며 당시를 회상하는 그의 얼굴이 상기된다. 이런 노력들이 당시 60%수준이던 유수율을 현재 80%로 끌어올린 초석이 됐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일을 어렵게 생각하면 한이 없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한다’는 그는 '89년말 처음 상수도업무를 담당한 후 올해로 상수도분야 근무 15년차를 맞고 있는 중견 수도인으로 이런 자세가 ‘모범공무원’수상계기가 됐다.
올 7월 은평사업소로 자리를 옮기기 전 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 배수과에 근무했던 그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청계천내 상수도관 정비, 상수도관 노후도진단모델 자체개발, 대형관(400mm)을 사업소별로 색출한 연차별 정비계획 수립, 연차별 송배수관정비계획('01∼'03), 연차별 직결급수 추진계획('01∼'02) 등을 주요 공적으로 인정받았다.
청계천 복원공사시 상수도관 이설이 안 되어 여타공정에 지장이 없도록 단수없는 추진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던 그는 역사의 순간에 자신이 함께 했다는 것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많은 일을 계획해 추진했던 그도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서울시의 상수도관 노후도 진단모델 자체 개발 업무로 이를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기획이 본부장님의 허락을 받아 시행하게 될 때 가슴 벅찬 보람을 느꼈습니다”라고 설명하는 그는 서울시 시민의 물을 공급하는 전반을 살필 수 있는 급수부 배수과는 물론, 지역수도사업소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기에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작은 부분을 살필 줄 아는 안목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이 같은 안목의 중요성을 아는 그는 지역사업소 후배들에게 기회가 닿으면 본부에서도 일해보라고 조언하는 등 인재들의 발굴·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후배들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 속에는 사람을 아낄 줄 아는 그의 마음이 흠씬 묻어난다.
지난 7월부터 은평수도사업소로 옮기면서 그는 “사업소의 경우 규모가 작아 급수공사, 누구복구 등 세부적인 업무가 많고, 직접 민원인들을 대하게 되는데 시대가 변한 만큼 고객 중심의 민원인 입장에서 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 등의 발달로 많은 민원이 접수되고 이를 신속 처리해야 하는 등 현실적 어려움이 많다. 또한 이전에는 공사이후 주위에서 고맙다는 격려의 말도 들었지만 요즘에는 노후관 교체 등의 작업시 주민들이 인사는커녕 소음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아 작업을 하면서도 힘이 나지 않는단다.
이런 가운데에도 그는 “일한 만큼의 보람과 함께 욕심은 금물이며, 주어진 역할과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맞을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라며 공직생활에 대한 남다른 자세를 엿보인다. 예컨대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높지만 그는 수돗물 생활화를 스스로 실천하고 있다. 냉동된 아리수(서울의 수돗물)을 이삿짐센터 직원들에게 건네기도 하고, '02년 월드컵 당시 광화문에서 3만병 이상의 호응을 얻었던 이야기 등을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서 수돗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만능스포츠맨이기도한 그는 “제 나이가 벌써 불혹을 훌쩍 넘었지만 축구, 배구 등 서울시 공무원들의 팀에서 맹활약하고 있죠”라며 이제 후배들에게 그 바통을 넘길 생각이다.
그를 만나고 돌아서는 길, 우리의 일상생활에 필수인 수돗물이 현재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해 정작 미더운 고마움보다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신세가 안타깝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유인행 주사처럼 이들 수도인들의 피땀어린 노력들이 있기에 수돗물이 언젠가는 진가를 발휘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상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때가 반드시 오리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은평사업소를 나오는 길에 모처럼 마신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 한 모금이 더없이 정겹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왜일까?

취재/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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