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통해 바라보는 서울 공기오염 책임

편집국
eco@ecomedia.co.kr | 2006-11-15 13: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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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문에는 서울시가 대기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맑은서울추진본부”를 발족시킨다는 기사가, 다음 달인 9월 인터넷신문엔, 환경운동단체가 호흡기 질환자를 대상으로 서울대기오염소송 원고를 모집한다는 기사가 났다. 이두 기사가 가지는 공통점은 서울시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서울시민들은 서울시의 환경 중 가장 열악한 부분으로 공기질을 꼽기도 한 바 있다.

오염된 서울공기에 대해 책임을 묻는다면 ?

서울시 대기오염의 주원인은 자동차라고 한다. 자동차 배출가스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비중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2005년 현재 서울시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280만대로 이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편의와 도시인의 고독한 프라이버시 공간으로서의 자동차소유는 어쩌지 못할 것이라는 일각의 진단을 외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자동차가 배출하는 물질로 각종 호흡기 질환과 폐암, 심장과 뇌 손상 등이 유발되어 시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 또한 엄연하다.

서울시내에 자동차 진입을 모두 통제하고 자동차 도로를 인도로 바꾸면 자동차로 인한 오염문제는 해결되겠지만 실현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그렇다면 소송은 자동차로 인해 오염된 서울의 공기를 조금을 맑게 할 수 있을지. 특정한 곳에서 오염물질을 방출하는 산업시설들과는 달리 끊임없이 이동하는(서울에서는 주로 도로에 서 있지만)자동차가 내뱉어 놓은, 어디로 날아갈 지도 알 수 없는 배출가스를 상대로 소송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을까?

일본의 사례는 이러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러한 소송사례가 없지만 일본의 경우는 지난 2002, 유명한 대기오염소송판결이 선고된 바 있다. 동경대기오염소송이 그것으로 동경대기오염소송은 1996년 일본 동경도 23개구와 일부 외각간선도로주변에 거주하는 천식환자와 만성기관지염 환자 500여명이 정부기관 및 주요자동차 제조 7개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도로에서 환경기준치 이상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금지를 청구하였다.

주요쟁점 3가지는 이러하다

배출가스와 발병과의 인과관계
배출가스로 인해 원고들이 천식 등을 앓게 되었나와 관련하여 법원은 도로부근지역(50m 이내)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이 전원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에 비해서 천식발병률이 남자의 경우 3.7배, 여자의 경우 무려 5.97배 높고 50미터를 넘는 지역의 경우에도 남자는 1.92배, 여자는 2.4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 연구결과를 받아들여 자동차의 배출가스가 천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도로관리자들의 책임
도로관리자들인 국가, 동경도, 도로공단에게는 모두 도로의 설치관리상의 잘못을, 나아가 국가는 자동차배출가스 규제권한을 동경도는 교통 규제권한을 각각 적절히 행사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이 인정되었다. 도로관리자들인 피고들은 도로에서 발생한 자동차 배출가스가 천식발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지 못했으므로 책임을 면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1973년경 자동차 배기가스 허용한도 및 이산화탄소 등 배출가스 등에 대한 환경기준이 정해졌으므로 이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제조사의 책임
원고들이 주장한 자동차 제조회사의 책임내용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기술연구개발을 게을리 하고 기술적인 선택, 채용이 가능한 저감기술을 선택 채용하는 것을 게을리 하였다는 것(디젤승용차에 배기가스재순환장치 미부착, 수출용 고급차에는 배기가스저감장치를 부착한 반면 국내 일반차에는 배기가스저감장치 미부착) 등이었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자동차배출가스중의 유독물질에 대해서 최대한 부단의 노력을 기울이고, 기능한 조기에 이것을 저감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개발된 신기술을 도입한 자동차를 제조 판매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회사는 배기가스저감조치를 어떻게 또는 어느 정도까지 강구하면 질병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지 예상하기는 아주 곤란하다는 이유로 과실을 부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들의 책임은 인정되지 않았다. 손해배상 외에 환경기준치 이상의 배출가스 배출을 금지할 것을 청구한 것에 대하여는 간선도로의 연도에 거주하는 원고들이 현재 진행형에 있는 가해행위로 계속해서 건강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지만, 질병을 초래하는 오염물질농도는 각 사람마다 신체 상태의 상황 등에 의해 다를 수 있는 등 질병이 야기될 수 있는 일정한 기준치를 발견하기는 어렵다고 하여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경대기오염소송판결의 의의

명실상부한 대기오염소송이라고 불리만한 소송사례가 없는 우리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본동경대기오염소송판결은 도로부근의 원고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대기오염원인자로서 도로관리자들에게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여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한 피해에 대해 국가 등의 책임을 명확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의가 있는 판결이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는 동경대기오염소송이전에도 다수의 대기오염소송판결이 있었는데 이들 소송들은 대기오염을 발생시킨 기업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유지청구를 받아들이기도 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동경대기오염소송판결은 제한된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자동차 제조회사도 피할 수 없는 대기오염 책임

동경대기오염소송의 특기할 만 한 점은 피고로 자동차 제조회사를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비록 결과적으로는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배출가스저감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했다거나 경유차를 생산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기오염 건강피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추궁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동경대기오염소송은 대기오염에 의한 피해 구제라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산업 등 사회정책으로의 관심영역을 확대한 것이라 하겠다.

자동차량이 증가되면 도로를 확장, 신설하고 다시 자동차량이 증가되는 악순환을 그대로 둔 채 도로변의 오염방지라는 미시적인 방법만으로는 해결되기 어렵다. 교통수요관리, 자동차산업계의 노력, 도시계획 등의 종합적인 연계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위 판결이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의 관리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도로공단의 협조를 통한 종합적인 관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 역시 그 의의가 크다 할 것이다.

한국대기오염소송 멀지 않은 미래

2005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0-4세 영유아 100명당 26.6명(4명중 1명)이 천식을 앓고 있고 천식에 걸리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천식환수는 227만 명으로 꾸준한 증가추세에 있다. 천식의 발병원인은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겠지만 천식과 자동차 배출가스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인정된 위 판결에 비추어 보면 이들 천식환자의 증가에는 자동차가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조만간 우리나라 법원에도 서울대기오염소장이 접수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남순 (환경법률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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