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콩팥-습지의 경제적 가치

지구 온난화-습지로 막는다
편집국
eco@ecomedia.co.kr | 2012-01-31 13: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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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은 ‘세계 습지의 날’이다. 이 날은 람사르협약 체결 25주년을 맞이하여 1996년에 생겨났다.

람사르협약은 ‘물새서식지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며, 람사르협약의 목표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습지를 보존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데 국가적으로 행동하고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습지는 지구 전체 지표면적의 약 6%(약 860만km2)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이 습지에 지구상의 생물 중 약 2%가 생존하고 있으며, 해양생물의 약 60%가 산란하거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뿐만 아니라 CO₂ 흡수, 오염된 물의 자연정화로 흔히 습지를 ‘자연의 콩팥’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구온난화 습지로 막는다-기능과 가치

위대한 인류 문명이 탄생한 곳이 바로 티그리스강, 유프라테스강, 니제르강, 나일강, 인더스강, 메콩강 등의 수변 습지다.

습지는 물 순환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하고, 풍부한 먹이그물과 생물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생물학적 슈퍼마켓’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인간은 습지가 제공하는 간접적인 서비스를 받으며 편익을 얻고 있다. 범람원 습지는 홍수로 하천에 넘쳐흐른 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하여 홍수의 강도를 낮추고 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습지는 자연의 스펀지로써 많은 물을 흡수하여 천천히 하류로 방출한다. 또한 습지에 저장된 물은 건기에 지속적으로 주위에 공급됨으로써 습지는 수분 조절 역할을 하기도 하고, 오염물질을 흡수하여 정화하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자정능력은 인간뿐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매우 유익하다.

습지는 자연 속에서 침강, 가뭄, 해수면 상승, 침전물과 유기물의 퇴적 같은 현상을 겪으면
서 끊임없이 변화한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습지는 일시적인 경관에 불과하며 변화를 거치다가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아쉽게도 인간의 활동이 습지가 사라지는 중요한 이유인데 농경지, 산업 및 주거용으로 용도를 전환하거나, 환경오염, 폐기물 매립, 채광, 지하수 추출 등이 그 예다.

습지는 어업, 농업, 땔감, 운송, 채집, 수렵, 이탄 에너지와 같은 직접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을뿐만 아니라 영양염 보유, 홍수 조절, 폭풍 보호, 지하수 재충전, 외부생태계 유지, 미시적 기후 안정화, 해안선 안정화와 같은 간접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생태적 조절 기능은 습지의 중요한 간접 사용가치이다.

한편 습지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습지는 생물다양성의 보고이자 쾌적함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데 이런 가치는 시장에서 거래될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이 서비스의 이익을 얻고 있으므로 습지는 공공재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늪, 강, 호수와 같은 습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주변의 기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밝혀지면서 습지의 가치를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홍수와 해일 등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대재앙과 증가하는 이산화탄소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것, 그것이 습지의 또다른 역할이다.

습지와 4대강 공사

2008년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에서 개최된 ‘람사르 총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습지는 더 이상 버려진 땅이 아니라 인류가 아끼고 가꾸어 나가야 할 소중한 자산인데,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도처에서 많은 습지가 함부로 훼손되거나 사라지고 있어 안타깝다.

과거 우리는 자연을 개발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이를 정복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으로 생각하는 미몽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마치 한국은 습지보전에 앞장서고 있는데 다른 나라는 여전히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듯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람사르 협약의 모범국가가 될 것이며, 기금을 조성하여 개발도상국의 습지보전을 지원하고 대외개발원조도 늘려 가겠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인 서해안 갯벌 대부분을 매립하여 파괴하였고,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농경지를 만들겠다고 매립한 새만금은 용도가 바뀌어 산업용지를 대폭 확대하고 농경지를 축소하였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대표적인 연산호 군락지인 제주 강정 앞바다를 메워 해군기지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 한국 습지의 운명이다.

2010년 10월 20일 한국습지 NGO 네트워크는 “4대강 사업으로 생물다양성 사라질 것” 이라고 발표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훼손되는 습지는 정부예상(54개소)의 2배가 넘는 124개소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며, 준설과 보 설치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어류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4대강 사업의 대규모 습지 파괴는 자연서식지를 보호하고 적정한 종 개체군을 유지키로 한 생물다양성협약을 위반하는 행위로 준설과 제방 정비를 통해 4대강 전체 구간 1,533㎞의 85%인 1,300㎞가 인공하천으로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환경부는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하천습지 개소수의 차이는 4대강 사업 구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는 1단계 및 2단계로 나눠 실시됐고, 정부에서 발표한 100개소는 1단계 사업구간에 포함된 습지이며, 1단계 및 2단계 모두 포함시 158개소로 국가습지 NGO 네트워크에서 주장하는 208개소에는 4대강사업 구간이 아닌 지역, 지류, 배후습지 등이 모두 포함된 개소수이기에 사실과 다르고,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공사 중에 일시적인 어류 등 일부종에 대한 영향이 예상되나 사업시행으로 서식환경이 다양화 되고, 멸종위기 어류에 대한 증식사업, 대체서식지 조성, 생태벨트 조성 등 다양한 서식환경 조성사업을 병행 추진하고 있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부는 또“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태계를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반영·추진하고 있으므로 생물다양성협약의 생물다양성 보전원칙에 부합하는 사업으로 철새도래지 등 보전가치가 높은 자연습지는 최대한 원형보전을 원칙으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인공습지(136개소), 녹색벨트(377km), 생태하천(929km) 조성 등을 통해 생물의 서식처는 보다 증가·개선될 전망이다.

4대강 사업범위는 전체 1,712㎞(준설구간 613.5㎞)로써 일부 구간에서 홍수예방을 위한 제방정비, 준설공사 등이 이루어지게 되나, 하천 자체를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며, 4대강사업은 홍수예방과 함께 하천 생태계 기능이 지속가능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복원하는 친환경적인 사업으로 일부 구간의 일시적인 공사영향으로 인하여 하천 생태계의 위협이나 교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수질개선과 아울러, 생태습지(136개소), 생태하천복원(929㎞), 생태벨트(377㎞) 등 현재 추진중인 다양한 친환경적인 사업이 완료될 경우 생물서식처로써의 자연 하천 본래의 기능은 지금보다 더욱 더 향상될 것이고, 4대강사업은 반복되는 홍수와 가뭄으로 부터 국민 생명과 재산 손실을 예방함과 아울러 하천의 생태적 기능을 향상시켜 자연하천 기능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인공하천조성으로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습지나 습지 생태계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인공습지, 꼭 자연습지여야 하는가?
람사르협약은 자연습지뿐 아니라 인공적으로 조성된 습지도 습지로 인정한다. 습지는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세월을 두고 생성·소멸한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습지가 일시적인 경관에 불과하고 변화를 거치다가 지금처럼 훼손이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특히 세계의 해안 습지들은 지금처럼 기후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21세기말이면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습지는 자연과 인간의 경계 지점에 존재하는 공간이다. 인간 활동의 결과로 많은 습지들이 사라져왔다.

새로 생성되는 습지보다는 소멸되는 습지가 훨씬 더 많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인구는 갈수록 더 많아지고 인간의 활동과 기후변화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능동적으로 인공습지를 더 많이 활용해야 할 것이다.

인공적으로 조성된 습지라도 자연에 가깝게 조성하면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의 모습을 닮아가게 되고 자연습지에 대한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명 이래 자연 그대로인 자연이 없듯이 인간의 손길이 닿은 자연이 오히려 더 자연다운 것은 아닐까?

우리는 도시 주변에 새롭게 조성된 생태하천의 생명력이 되살아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해지는 것을 보아왔다. 더구나 인공습지의 경관은 자연습지보다 보기에 훨씬 멋져서 우리의 심성을 풍요롭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국가습지 보전정책 청사진

환경부는 2010년에 산·들·늪·강의 생태계가 연결된 살아있는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미래 국가습지 보전정책 청사진을 제시했다.

계획에 의하면, 2011년 ‘제2차 국가습지보전기본계획’ 수립과 2012년 ‘국가습지센터’ 건립에 앞서 그간의 습지정책 추진성과를 바탕으로 선진국형 습지정책 패러다임으로 재정립할 필요성에 따라 기존의 비체계적·산발적 습지관리에서 ‘습지축(Wetland Axis)’에 근거한 관리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체습지의 순손실 방지를 위해 ‘습지총량제’ 등 선진습지관리체계를 도입하고, 보전과 이용의 조화를 위한 ‘현명한 습지’ 이용체계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한반도 습지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해 ‘4대유역, 10개 소권역’으로 ‘습지축’을 구축, 이에 근거해 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의 체계적 지정 및 확대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별 습지특성에 따라 습지유형, 습지축, 보전등급, 지자체별로 국가습지정보를 표준화하고 DB를 구축하고, 국가 전체습지의 순손실 저감 또는 방지를 위해 습지총량정책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도입하여 개별 사업, 습지축 단위별로 총량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잠재적 토지가치 상승, 개발여건 장애 등을 이유로 보호지역 지정에 반대하는 경향을 극복하기 위해 보호지역 예정부지 토지매입 활성화(소유자), ‘습지생태마을’ 지정(지역주민) 및 생태관광 인프라 예산 지원(지자체) 등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할 계획이다.

2012년 현재 우리나라의 습지보호지역 및 람사르습지는 총 29개소(총 333km2)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반도 모양으로 유명세를 탄 한반도습지가 국가 대표 습지 중 하나로 그 가치를 공식 인정받았다.

환경부는 강원도 영월군 소재 한반도습지를 ‘습지보전법’에 따른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한다고 지난 1월 12일 발표했다.

한반도습지는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 일대 평창강과 주천강 합류부에 위치한 하천습지로 이번에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는 구역은 한반도지형을 포함해 여의도 면적(2.9㎢)에 달하는 2.81㎢이다.

이 한반도습지는 전형적인 감입곡류천 지역으로 석회동굴, 자연교, 바위절벽 등이 잘 발달해 있을뿐만 아니라 높은 생물다양성과 고유성을 보유한 지역으로 보호 가치가 크다.

늦게나마 정부가 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습지 보전을 위해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습지의 보전 및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다행히 우리에겐 아직도 습지가 살아있다. 다양한 생물의 종을 보호해 생태계의 순환고리를 이어주는 공간, 자연의 콩팥이자 정화조의 역할로 환경을 보호해주는 습지, 습지를 보존하는 첫걸음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습지의 소중함을 깨닫는 일이다.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아낌없이 주고 있는 습지는 반드시 보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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