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먹이 부족으로 해양생물 급격히 감소

표층수온 100년에 0.67℃ 상승, 우리 연근해 수온 43년간 1.5℃의 상승
우리나라 해수면 1m 상승, 70조 이상의 피해액 발생 예상
해수 온도 1.5℃ 상승하면 암컷‧수컷 불균형 초래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2-05-06 10: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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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종석 MSC 한국대표, 부경대 겸임교수

 

수산자원의 고갈, 해양생태계의 파괴, 미세플라스틱의 습격... 최근 해양과 관련된 이슈들을 살펴보면 우리 바다가 여러 가지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데 더욱 치명적 것은 마치 아파서 열이 나듯이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 기온은 약 0.8℃ 정도 상승했다. 우리나라 평균기온도 지난 100년에 걸쳐 약 1.5℃ 상승하였고 앞으로 100년 후까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에 따르면 1999년을 기준으로 2099년까지 세계 평균기온은 최대 6.4℃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사용되어 세계 경제발전을 일구어낸 일등 공신 화석연료는 이제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전락해 버렸다. 특히 화석연료를 연소시킬 때 발생되는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항 등은 온실가스(Green House Gas, GHG)의 주요 구성물질로 원래 방사능을 막아주고 지구 복사열은 우주로 빠져나지 않도록 흡수하여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고마운 기체였지만 이제는 지구를 지속적으로 데우고 있는 위험요소가 되었다.

문제는 지구에 갇힌 복사열의 90% 이상을 바다가 흡수하기에 수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00년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0.67℃의 표층수온이 상승했고, 우리 연근해 수온도 1968년 이후 43년간 약 1.5℃의 수온이 상승된 것으로 기록되고 있는데 세계 평균 수온상승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바다에 열기와 습기가 많아지니 태풍이나 허리케인으로 인한 재해도 잦아진다. 무엇보다도 극지방에서 녹고 있는 얼음은 바다에 대량의 담수가 유입되는 원인이 되는데 해류의 순환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북극은 이미 산업혁명 이전보다 기온이 4℃나 높아졌다. 얼음이 녹을수록 해수면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40년간 북극해 얼음면적은 10년마다 평균 15% 정도 줄고 있다. 이런 속도면 2100년에는 세계 해수면 상승이 1m를 넘게 된다.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9년까지 30년간 한반도 전 연안의 평균 해수면이 매년 3.12㎜씩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2010~2019년 10년간 평균 해수면 상승률은 매년 3.68㎜로 과거 30년간 평균 상승률의 약 1.18배 수준이라고 한다. 이렇듯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70조 이상의 피해액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PCC는 지구 평균기온이 1℃ 오르면 수많은 해조류와 산호초, 양서류 등이 사라진다고 한다. 2℃ 이상 상승하면 현재 생물종의 25%가 멸종 위기를 맞게 된다. 사람들도 극심한 고통을 감수해야하는데 최대 20억명이 물부족을 겪고, 3천만명이 기근과 홍수에 시달리고 수십만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올라간 기온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수의 생물들이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온실가스 흡수원인 맹그로브숲, 켈프숲 등이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에 위치한 켈프 숲에서는 연간 10만톤이 넘는 켈프가 알긴산을 추출을 위해 잘려나가고 있다. 잘피 분포지역도 1990년 이후부터 매년 7%씩 사라지고 있다. 세계 해초지의 전체 면적도 지난 100년 동안 30% 가까이 감소하였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서 뿌리에 보관하는 능력이 탁월한 맹그로브 숲도 새우 양식장과 관광시설 등의 개발 때문에 이미 지구상의 절반이상이 사라져버렸다. 맹그로브 숲이 파괴되는 속도는 산림보다 5배 빠른 수준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100년 뒤에는 맹그로브 숲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고 한다.
 

▲ 해양생태계 <출처=그린피스> 


한편, 수온이 올라가면 용존 산소가 줄어들고 염분 농도가 높아져서 해양생물들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기체인데 해양산성화의 주원인 된다. 이러한 현상은 조개, 산호, 성게와 같은 저서생물에게 필수적인 탄산염광물을 형성하는데 방해를 하게 된다. 이미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호주의 대보초(Great Barrier Reef) 북쪽지역 95%가 백화현상이 일어났다. 지구 산소공급의 약 50%를 차지하는 식물성 플랑크톤도 지난 100여년 동안 40%가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매년 1%씩 계속 추가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어종분포, 어획량, 어종의 생태학적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 중 하나로 해양생물의 서식지 이동을 들 수 있다.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시작점 역할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의 감소로 해양생물들은 먹이가 풍부한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추운지방에서 서식하는 생물들은 점점 더 극지로 이동하고 회유성 어종들은 이동경로를 바꾼다. 최근 대왕고래의 서식지가 남극 방향으로 500km 더 이동했다고 한다. 대왕고래가 주식으로 삼는 크릴 새우가 지구온난화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멀리 이동하지 못하는 해양생물들은 먹이 부족으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 연·근해에도 이미 명태, 도루묵 등의 냉수성 어종의 어획량이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지고 있고 오징어, 고등어, 멸치와 같은 온수성 어종의 어획량은 늘어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한편 평소 볼 수 없었던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들이 우리 앞바다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 고래상어는 동해에서 발견되고 참다랑어는 제주도까지 올라왔다. 치명적인 맹독을 가진 파란고리문어는 제주도에서 발견되더니 거제, 기장, 울산을 거쳐 계속 북상하고 있다. 제주도 부근에만 있던 산호초는 남해에서 동해로 번져나가고 있다. 동해는 이제 홍상어, 철갑둥어, 청새치, 꼬리줄나비고기 같은 아열대 어종의 서식지가 되어 버렸다.

수온상승은 해양생물의 산란시기와 산란장소를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성별도 바꿔버리는데 40여종의 어류가 염색체가 아니라 수온에 의해 암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수온이 올라가면 DNA 메틸화가 진행되어 남성호르몬을 여성호르몬으로 바꾸는 효소가 억제된다. 알에서 부화한 치어를 20일 동안 3~4℃ 정도 높은 수온에 두면 수컷 비율이 80%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따라서 해수 온도가 1.5℃까지 상승하면 암컷과 수컷의 균형이 크게 무너질 수 있다. 또한 어류의 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난 40년에 걸쳐 어류의 몸집이 평균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수온상승으로 인한 용존 산소량과 먹이 부족, 어업의 과도한 어획 등을 주요원인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어류가 생존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인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인해 어업은 현재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 어선들이 조업을 나가도 물고기이동 경로가 달라지고 어획되는 어종도 달라져서 여간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 양식장에서는 수시로 집단 폐사가 일어난다. 2018년의 경우 가장 큰 어업피해 발생원인은 고수온이었다. 또한 김과 미역 같이 수온에 민감한 해조류도 최근 가장 취약성이 높은 양식품종으로 평가되고 있다. 식량농업기구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는 기후 변화 완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어업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역과 국가, 정부와 어업인 등 이해관계자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해양생태계 회복 방안을 마련하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지 않으면 향후 30년 동안 어장 붕괴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어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사람들의 빈곤 증가로 곧바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수산업의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국가적인 과제가 되어야한다고 한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기후위기대응지수(CCP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61개국 중 58위로 최하위권이다. 해양수산부에서 일련의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고 있지는 못하다.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어업관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오히려 이익을 증가시키고 동시에 수산자원도 지속가능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연구책임자인 Kristin Kleisner 박사는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4도까지 온도가 상승해도 어획 방법과 관리방법을 개선하면 어업에 미치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어업이 해양관리협의회 (Marin Stewardship Council, MSC) 인증과 같은 지속가능한 어업관리 방안을 도입하기 위해 더욱 신속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2년 캐나다 뉴펀들랜드 지역에서 대구 자원이 고갈되어 조업이 전면 중단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대구어업에 생계를 의존하고 있던 35,000명이 실직하게 되었다. 이후 대서양 지역을 중심으로 다른 지역의 대구 어장도 하나씩 하나씩 붕괴되어 갔고 결국 대구산업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기 되었다. 단 하나의 어종만 고갈되었는데도 환경이 사회·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그런데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아마도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수산물을 통해 단백질을 공급받고 있고 또한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되기 전에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실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래는 아직 우리 손안에 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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