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작물·패널·농장 노동자까지 식힌다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8-21 22: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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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농경지에서 작물 재배와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Agrivoltaics)’이 토지의 이중 이용을 넘어 작물의 열 스트레스와 수분 손실을 줄이고 태양광 패널의 발전효율과 농장 노동자의 작업환경까지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린스턴대 에르판 호세이니 연구진은 태양광 패널과 작물, 토양, 대기 사이에서 발생하는 열과 수분, 이산화탄소 이동을 함께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Advances in Modeling Earth Systems(JAMES)에 게재됐다. 기존 영농형 태양광 연구가 일사량이나 작물 생육 등 개별 요소에 집중했다면 이번 연구는 패널과 작물, 토양, 공기의 상호작용뿐 아니라 농업 노동자의 열 스트레스까지 통합적으로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네소타의 실제 영농형 태양광 시설에서 측정한 잎과 토양 온도 자료 등을 활용해 모델을 검증한 뒤, 뉴저지주 프린스턴의 덥고 습한 여름 날씨를 적용한 가상의 토마토 농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태양광 패널 아래에서 재배한 토마토의 잎 온도는 노지 재배보다 낮 동안 평균 1.84℃ 낮았으며, 오후 가장 더운 시간에는 최대 7.56℃ 낮아졌다. 패널이 만들어낸 그늘이 작물에 가해지는 열 부담을 낮추면서 증발산에 따른 수분 손실도 22.4% 감소했다.

패널 아래에서는 작물이 받는 햇빛이 47% 감소했지만 광합성에 따른 탄소 흡수량 감소는 31%에 그쳤다. 연구진은 낮아진 온도가 작물의 열 스트레스를 완화하면서 일사량 감소에 따른 영향을 일정 부분 상쇄한 것으로 분석했다.

작물이 태양광 패널을 냉각시키는 효과도 나타났다. 작물이 재배되는 영농형 태양광의 패널 온도는 식물이 없는 나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보다 낮 동안 평균 5.6℃ 낮았다. 태양광 패널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발전효율이 떨어지는데, 이러한 냉각 효과를 통해 고온으로 발생하는 발전효율 손실의 약 15%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장 노동자의 폭염 노출을 줄이는 효과도 보였다. 태양광 패널이 작업 공간에 그늘을 제공하면서 농장 노동자가 체감하는 열 부담이 낮아져, 폭염이 잦아지는 기후변화 시대에 농업 분야 산업안전 측면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결과는 특정 기후조건과 토마토를 대상으로 한 모델링 결과로, 실제 효과는 작물 종류와 지역 기후, 패널 높이와 간격, 배치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구진은 새롭게 개발된 모델을 이용하면 지역별 기후와 작물 특성에 맞춰 패널 배치를 설계하고 작물 생육과 물 사용량, 발전효율, 작업자의 열 스트레스 등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영농형 태양광이 단순히 농경지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을 넘어 식량 생산과 재생에너지, 농업용수 절감, 폭염 대응을 함께 고려할 수 있는 복합적인 기후적응형 농업 시스템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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