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수박물관 유물 5,000여점‘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서울시 감사패 전달

자수병풍, 보자기, 장신구 등 망라. 세계 11개국 55회 등 국내외 100회 이상 전시
이지윤 기자
eco@ecomedia.co.kr | 2018-05-20 23:3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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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박영숙 부부가 평생에 걸쳐 수집한 소장유물 4,241건을 서울시에 무상 기증하기로 했다. 

집중적으로 수집했던 자수병풍, 보자기 등 1천여 점 비롯해 자수공예 및 복식 등 각종 직물공예품, 장신구, 함, 바늘과 같은 침선구를 망라한다. 국가지정 보물 제653호인 4폭 병풍 <자수사계분경도>와 국가민속문화재 3건도 포함돼 있다.

 

기증 유물 일체는 서울시가 옛 풍문여고에 건립 중인 ‘서울공예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오는 2020년 5월부터 상설 및 특별전시를 통해 전면적으로 공개된다. 기존 자수박물관의 물리적 한계로 만나보기 힘들었던 전시를 일반 시민 누구나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것.

 

한국자수박물관은 허동화 관장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으로 칭하며 열정을 다해 운영, 1970년대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자수라는 한국전통문화를 알리며 국내외에 명성을 떨쳐왔다. 박물관 설립자이자 허 관장의 부인인 박영숙 원장은 치과를 운영하며 경제적인 뒷받침을 아끼지 않았다.

 

▲ 국립중앙박물관 박영숙 기증실에서 [사진제공=서울시]

 

한국자수박물관은 작은 사립박물관임에도 불구하고 세계 11개국에 우리의 여성자수공예문화를 알려왔다. 1만여 명이 관람한 1979년 일본 도쿄 전시 이후 최근까지 해외전시만 55회가 열렸다. 국내 전시까지 포함 하면 총 전시는 총 100여 회가 넘는다. 

해외 전시의 경우 대부분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로서의 자수문화에 주목, 공식 초청해 열린 전시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까지 개최한 단독 국외 전시가 31회인 것과 비교하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박물관’이 거대한 성과를 이룬 셈이다.

 

이번 기증은 허동화 관장이 국가사회 공헌에 뜻을 두고 서울시에 제안해 이뤄지게 된 것으로 현재 노환으로 병상에 누워있는 허 관장은, “한국자수박물관 소장 유물 기증을 계기로 그 반백년 감동의 역사가 서울공예박물관을 통해 계승되고, 다른 유물 소장가들에게는 기증의 선례가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자수 유물 기증을 우리나라 박물관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례로 보고, 향후 우리나라 자수공예 역사를 심층적으로 연구하는데 학술적으로 중요한 근거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증 유물 중 하나인 보물 제653호 <자수사계분경도>는 꽃과 나비, 분재 등을 4폭에 수놓은 병풍으로 자수 기법, 화면 구도, 바탕직물 제작 시대, 실 직조 방법 등을 통해 제작 시기가 고려 말기로 추정되는 희귀한 유물이다. 수집 당시 터키 대사 부인이 선점해 외국으로 반출될 상황에 놓였던 것을 인사동 고미술상을 설득한 끝에 손에 넣은 일화로 유명하다.

 

국가지정 보물 이외에 조선후기 왕실 내인들이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국가민속문화재 제41호 <운봉수향낭>, 제42호 <일월수다라니주머니>, 제43호 <오조룡왕비보>도 기증의 가치를 높인 유물들로 주목된다.

 

허동화 관장은 “우리 자수 유물이 해외에서 특히 각광받은 이유는 우리 어머니들과 같은 여성들이 꿈과 염원을 담아 수놓은 자수 유물이 가진 미감이 세계인의 보편적인 감수성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라며 “평생 이 유물들이 세계에서 각광을 받아 행복했다. 이제 기증 유물들이 서울시민들에게 큰 기쁨이자 보람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건립 중인 공예박물관에 중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병상에서 힘주어 말했다.

 

[환경미디어=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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