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된 비점오염관리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서, 환경 오염은 물론 막대한 예산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의 현장 조사 결과, 대표적 민자 고속도로인 화성-광주 민자고속도로와 서부내륙고속도로(평택-부여 구간) 내 다수의 비점오염 저감 시설이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시설은 도로를 따라 빗물과 함께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여과하여 환경 오염을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실상은 기능 상실, 악취 유발, 해충 번식 등의 문제로 '무용지물' 상태에 가까운 실정이다.
![]() |
| ▲ 유지관리 미이행으로 오염되고 유입구 막힘 현상이 빈번한 비점오염저감시설 모습 |
관리 사각지대 된 ‘화성-광주 고속도로’
환경과람들과 환경단체연대회의는 지난 4월,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과 유정리 일대의 비점오염저감시설을 점검한 결과, 「물환경보전법」상 유지관리 의무 미이행, 여재 기능 상실, 빗물 유입 불능, 악취 및 해충 발생 등의 심각한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 초기 환경영향평가 협의 조건으로 명시된 ‘수질오염총량제 준수’와 ‘과업 변경 시 유역환경청과 사전 협의’ 등도 무시된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구간은 비점오염저감시설 설치 대신 도로청소차 운행으로 대체되었으며, 이 역시 도로교통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처럼 관리 실태가 부실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2024년 9월에 발표한 민자고속도로 운영평가 결과에서 화성광주고속도로(주)에 대해 ‘우수’ 등급을 부여해 평가 기준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도 예외 아냐… 연간 유지관리비 126억 원
환경단체는 6월에는 서부내륙고속도로 평택-부여 구간을 점검했다. 부여군, 청양군, 평택시 일대 총 5개 지점의 시설에서 공통적으로 여재 기능 상실, 측구 막힘, 슬러지 퇴적, 악취 발생 등 운영 부실이 확인됐다.
특히, 도로청소차 운행을 통한 비점오염 저감 계획이 수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전혀 운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제도적 실효성에 의문을 낳았다.
가장 큰 문제는 예산이다. 국회 자료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연간 유지관리비는 약 126억 원, 40년간 누적 시 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시설 1기당 일반 단가(연 500만~1,000만 원)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과도한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다.
![]() |
| ▲ 서부내륙고속도로 부여군 구룡면 부근의 비점오염저감시설은 배수로가 막혀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
시민단체 “전수조사 및 제도 개선 촉구”
환경단체는 정부에 대해 ▲시설 전수조사 ▲행정처분 ▲유지관리비 산정 재검토 ▲실효성 있는 대안 도입 등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사)환경과사람들 최병환 대표는 “현장의 명백한 법 위반 사항에도 불구하고 시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국민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유지관리비의 산정 근거를 철저히 감사하고, 고속도로 환경에 적합한 저감 방안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는 이에 대해 “시설 설치와 관리의 주무 부처가 다르다 보니, 민원이 발생하기 전에는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소관 환경청에 정기 점검을 독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속도로 운영 평가 및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본 사안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