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대한민국이 세계 에너지효율 순위에서 한 계단 올라서며 '글로벌 톱 10'에 진입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에너지효율경제위원회(ACEEE)가 발표한 ‘2025 국제 에너지효율 득점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총점 100점 만점에 60.75점을 획득하며 2022년 11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2022년 대비 7.75점 상승한 고무적인 결과다. 그러나 이번 순위 상승은 부문별 성과의 극심한 불균형을 드러냈다. 산업(7위) 및 건물(9위) 부문이 선전하며 총점 상승을 이끌었으나, 수송(13위) 부문 점수는 오히려 하락하며 한국의 종합 순위 상승에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글로벌 에너지효율 지형: 상향 평준화 속 유럽 강세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83%를 차지하는 25개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이번 평가에서,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효율 정책과 성과의 상위권을 굳건히 지켰다. 프랑스(85.5점)가 2022년에 이어 1위를 차지했으며, 독일(82.0점), 영국(79.5점), 이탈리아(77.5점)가 뒤를 이었다.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이 유럽연합(EU) 관련국으로, '에너지효율 우선 원칙'과 같은 역내 정책의 영향력이 입증되었다.
특히 중국은 2022년 대비 15점 대폭 상승한 72.5점을 기록하며 9위에서 5위로 네 계단 뛰어올라 '가장 개선된 국가'로 평가받았다. 이는 전기차 판매 급증과 산업 부문 효율 개선 정책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미국은 소폭 점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10위에서 11위로 하락하며 한국에 뒤처졌다. 이는 평가 대상 25개국의 평균 점수가 4.5점 상승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효율 기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상 유지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민국의 ‘두 얼굴의 성적표’: 강점과 약점 상세 분석
한국의 이번 성적표는 산업과 건물 부문의 강세와 수송 및 국가적 노력 부문의 약세가 명확히 갈리는 구조다.

산업과 건물 정책 강세
산업 부문은(19.0점, 7위)로 국가 제조업의 효율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가 평가 대상국 중 7번째로 낮아 상당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제조업체와의 자발적 협약 및 재정적 인센티브, 대규모 시설 에너지 감사 의무화 등의 정책적 노력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건물 부문은(19.25점, 9위)로 신축 건물 에너지 기준 의무화, 22개 품목에 달하는 가전기기 효율 등급 표시제 등 강력한 정책 기반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실제 건물 에너지원단위가 평균보다 높아 기존 건물 효율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후퇴한 수송과 미흡한 투자
수송부문(8.5점, 13위)은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2.0점)하며 가장 큰 약점으로 드러났다. 특히 '대형 트럭 연비/배출가스 기준' 부재가 심각한 약점으로 지적되었으며, 이는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국가적 노력(14.0점, 12위) 또한 에너지 소비 및 원단위 감축 목표 등 제도적 틀은 갖추었으나, 목표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투자와 성과가 부족했다. '1인당 에너지효율 투자액'은 세계 최하위권이며,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8.4%)이 낮아 전력 부문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중립, 공허하지 않으려면 야심 찬 노력 필수"
이번 보고서 작성에 한국 전문가로 참여한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박훈 연구위원(고려대학교 오정 리질리언스 연구원 연구교수)은 다음과 같이 총평했다.
"대한민국의 10위 상승은 고무적이지만, 대형트럭 연비 기준은 국민 건강을 위해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나라가 GDP 대비 R&D 지출액 비율은 세계 2위일 정도로 R&D에 강점이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10.5%)은 OECD 꼴찌일 뿐 아니라 중국(34.3%)에도 뒤집니다. 에너지효율 향상 투자도 미미합니다. 오는 11월 NDC 3.0 제출을 앞두고, ACEEE의 정책 제안을 잘 반영하여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목표가 공허하게 되지 않도록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선도국을 기준으로 삼아 더욱 야심 찬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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