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CO₂ 반응 반영하니 건조지 확장 전망 줄어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9-14 22: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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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증가에 따른 식물의 생리적 반응을 반영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 건조지 확장 규모가 기존 계산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는 기후변화의 위험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며, 전 세계 순면적 변화와 별개로 지역별 건조·습윤 양상이 크게 재편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중국임업과학원 연구진이 미국 산림청 등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1960∼2023년의 기후 관측자료와 19개 기후모델의 전망치를 결합해 현재와 미래의 건조지 분포를 분석했다. 건조지는 일반적으로 강수량을 잠재증발산량(PET)으로 나눈 ‘건조지수’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잠재증발산량은 물이 충분히 공급된다고 가정했을 때 토양 증발과 식물의 증산을 통해 대기로 빠져나갈 수 있는 최대 수분량을 뜻한다. 유엔환경계획 기준으로 건조지수가 0.65 미만인 지역은 건조지로 분류된다.

기존의 여러 전망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대기의 증발 요구량이 커지면서 건조지가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러한 계산 가운데 상당수는 CO₂ 농도가 높아질 때 식물이 보이는 생리적 반응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대기 중 CO₂ 농도가 높아지면 식물은 광합성에 필요한 CO₂를 얻기 위해 기공을 이전만큼 크게 열지 않아도 된다. 기공이 부분적으로 닫히면 잎을 통해 배출되는 수분, 즉 증산량이 감소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반응이 온난화에 따른 증발산 증가를 일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CO₂ 증가가 식물이나 생태계에 이롭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수분과 영양분 부족, 극한 고온, 토양 황폐화 등은 CO₂의 생리적 효과를 제한할 수 있으며, 이번 연구 역시 이를 건조지 확장 전망의 불확실성을 조정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다뤘다.

연구 결과 1994∼2023년을 기준으로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육지의 약 38.58%가 건조지로 분류됐다. 건조지 가운데서는 반건조 지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알제리와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는 극건조 지역이 넓게 분포했다.

1960∼2023년 전 세계 건조지 면적은 변동을 보이면서도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 면적은 약 3만9,100㎢로 분석됐다. 다만 건조지 증가 속도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CO₂에 대한 식물의 반응을 반영한 모델에서 2071∼2100년 전 세계 건조지 비율은 저배출 시나리오에서 39.31%, 중간배출 시나리오에서 39.68%,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40.28%로 전망됐다.

이는 1994∼2023년 기준과 비교해 각각 약 109만㎢, 158만㎢, 237만㎢ 확대되는 규모다. 배출량이 많을수록 건조지 면적도 커졌으며, 건조지 유형 가운데서는 극건조 지역의 증가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CO₂에 대한 식물의 반응을 반영하지 않은 기존 방식으로 계산하면 건조지 확장 규모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식물의 CO₂ 반응을 포함한 모델은 2100년 무렵 건조지가 전 세계 육지의 40.28%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이 효과를 제외한 계산에서는 건조지 비율이 42.11%까지 높아졌다.

두 전망의 차이는 1.83%포인트로, 면적으로는 약 244만㎢에 이른다. 이는 CO₂ 증가에 따른 식물의 증산량 변화가 특히 고배출 상황에서 건조지 전망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수치를 기후변화에 따른 건조 위험이 자연적으로 해결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식물 반응을 반영한 경우에도 모든 배출 시나리오에서 건조지 면적은 현재보다 증가했으며, 고배출 시나리오일수록 확장 규모가 컸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핵심은 전 세계 건조지의 순면적 변화만으로 지역별 위험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떤 지역이 건조해지는 동안 다른 지역은 습윤해지면 전 세계 건조지의 총면적 변화는 작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전 세계 건조지 비율은 기준기간보다 약 1.7%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서로 다른 기후대로 전환되는 지역은 전 세계 육지 면적의 14.75%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건조지의 경계가 이동하거나 반건조·건조·극건조 지역 사이의 분류가 바뀌는 등 광범위한 공간 재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건조화·습윤화 핫스폿 자체가 서로 뒤바뀌는 지역은 기준기간 건조지 면적의 13.0%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과거 건조화 지역에서 미래 습윤화 지역으로 바뀌는 면적이 11.4%, 반대로 습윤화에서 건조화로 전환되는 면적이 1.6%를 차지했다.

호주와 브라질 동부,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기존의 건조화 추세가 지속되거나 새로운 건조 위험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주 중부 일부는 과거 습윤화 지역에서 미래 건조화 지역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중국 북서부 일부 지역에서는 습윤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진은 기후모델 사이의 전망 차이가 건조지 중심부보다 경계와 전환 지역에서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건조지 경계에서는 강수량이나 잠재증발산량이 조금만 변해도 해당 지역의 분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는 CO₂에 대한 식물의 반응을 포함하면 전 세계 건조지 확장 전망이 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 세계 순면적의 증가 폭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지역별 물 부족과 토지 황폐화, 사막화 위험까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건조지 정책 역시 세계 평균보다 실제 기후대 전환이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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