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5 국회물포럼은 기후위기 시대 물이용 체계 혁신의 절박성을 드러낸 자리였다. 한국정책학회와 환경부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는 한정애 국회물포럼 회장, 금한승 환경부 차관, 국내 물산업 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해 “워터믹스(Water Mix)” 전략과 환경부의 태도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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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국회물포럼은 기후위기 시대 물이용 체계 혁신' 토론회 |
“정책은 제자리…수요는 폭증”
한정애 의원은 “반도체 초순수 공업용수와 AI데이터센터 냉각수 등 물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환경부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은 2025년 하루 550만 톤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도시 인구 500만 명이 쓰는 생활용수와 맞먹는 규모다. AI데이터센터 역시 현재 38만 톤에서 83만7000 톤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KEI 한혜진 선임연구위원은 “기후 채찍질(Climate Whiplash) 현상이 산업과 시민을 동시에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극심한 가뭄과 홍수가 교차적으로 반복되는 새로운 수문 기후변동 패턴을 뜻한다. 1975~2100년 기후 모델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과거 대비 66% 이상 기후 변동성이 상승했으며, 지구 평균 기온이 3도 오르면 114%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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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혜진KEI 선임연구위원 |
한 연구위원은 해법으로 △수원 다각화 △물순환 촉진 복합사업 △첨단산업 용수공급 체계 개선 △기업의 ESG 경영 참여를 통한 워터믹스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물순환 촉진법 시행에 따라 ‘물순환 촉진지구’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대 권현한 교수는 “한반도는 이미 매년 반복되는 가뭄이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영산강·섬진강 유역에서 발생한 최장기간 가뭄은 그 상징적 사례다. 권 교수는 “평균 강수량은 다소 늘겠지만 집중호우와 지역별 편차가 심화될 것”이라며 “유연한 수자원 공급 체계, 즉 워터믹스가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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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현한 세종대 교수 |
환경부는 통합물관리로 돌파
환경부 금한승 차관은 “환경부는 물자원화를 중심으로 산업·시민 모두 적재적소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효정 물이용정책관도 “농업용수의 산업용수 전환, 농민 협의, 수상태양광·수열 등 신산업 연계”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장 전문가들은 “환경부의 태도가 여전히 소극적이며, 유역별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통합물관리의 과제
워터믹스 시대, 해법은?
포럼은 ▲RO(역삼투) 기반 재이용수 모델 ▲농업용수 산업 전환 시범사업 ▲빗물·하수 활용 ▲중수도 활성화 ▲기업의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경영 등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민 여가 수요는 늘어나는데 예산은 줄어드는 역행 현상”과 “지역 수용성 부족, 님비(NIMBY) 문제”는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기후위기 시대,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의 기반이다. “워터믹스” 전략은 더 이상 학술적 제안이 아니라, 반도체·AI·농업을 동시에 지탱할 국가 생존 전략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정책의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둘 것인지는 여전히 환경부의 태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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