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블루수소와 탄소배출권

글. 김현창 ㈜이너젠컨설팅 이사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7-12 13: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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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창 ㈜이너젠컨설팅 이사

 

지난 5월 30~31일, P4G 서울 정상회의가 약 50개국 정상급·고위급 인사, 20여 개 국제기구 수장들이 화상으로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회의의 논의 결과 '서울선언문'이 채택되었는데, 이는 이번 서울 정상회의 참가 국가 및 국제기구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실천을 담은 문서이다. 선언문에는 ▷녹색회복을 통한 코로나19 극복 ▷지구온도 상승 1.5도 이내 억제 지향 ▷탈석탄을 향한 에너지 전환 가속화 ▷해양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노력 ▷각 나라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더라도 우리나라는 수소에 대한 정책 의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으며, 수소의 생산·저장·이용(발전, 수송) 등 전방위적 수소 산업에 선점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이러한 수소자원은 특히 재생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으로 기대되는 만큼, 자원 부족국가인 우리나라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자립국가로 나아가는데 그치지 않고 에너지 수출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번호에서는 블루수소의 개념과 특징을 살펴보고, 나아가 탄소배출권(‘온실가스 배출권’이 정식 명칭이나, 편의상 ‘탄소배출권’을 사용함)과의 연관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 자료=이구용, 이민아, 주요국 탄소중립 기술정책 동향(2021) / 제공=김현창 이사

 

블루수소의 개념과 특징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크게 그레이·브라운수소(추출수소), 그린수소, 블루수소 등으로 구분된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물에 함유된 수소를 추출(개질)하는 수소와 석유화학이나 철강공정 등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일컬으며, 브라운수소는 갈탄이나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하여 추출하는 수소를 말한다. 그레이·브라운수소가 생산 비용이 낮지만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CO2를 배출(그레이수소 1t을 생산하기 위해 10t의 CO2 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짐)하는 것에 비해,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전기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것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으나 생산 비용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수소가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잉여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하면, 물에서 수소를 자원화할 수 있는 특징 때문이다. 다만 잉여 재생에너지가 존재하지 않는 환경에서 수소를 얻기 위해 수전해를 실시하는 것은 비용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단기적으로 생산 단가가 낮은 그레이·브라운수소를 자원화 하는 방향을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레이·브라운수소는 다량의 온실가스 배출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이처럼 궁극적으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발전이 확충되기까지의 과도기적 단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블루수소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잉여 재생에너지가 충분해지기 이전까지 수소를 자원화하기 위해서는 추출(개질)을 통한 생산이 불가피한데, 이 때 발생하는 CO2를 포집·저장(CCS·Carbon Capture and Storage)하거나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탄소배출의 부정적 환경영향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블루수소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생산 비용도 높지 않아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 있으며, 궁극적인 목표인 그린수소로 가기 위한 최적의 징검다리라고 할 수 있다.

 

▲ 제공=김현창 이사

 

블루수소와 탄소배출권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블루수소는 온실가스 배출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추출(개질)보다는 비싸지만 그린수소 생산보다는 저렴한 특징 덕분에, 온실가스를 줄여야하는 상황에서도 당장 친환경적으로 수소를 자원화할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방향에 힘입어, 최근 국내 업체들이 앞다투어 블루수소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린수소 생산에 한계가 자명한 지금 시점에서, 그레이·브라운 수소를 생산하는 대신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온실가스 감축이라 할 수 있을까? 

 

해당 질문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레이·브라운 수소의 생산에 따른 배출권 구매비용보다 블루수소의 생산을 위한 CCUS 감축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면, 경제적으로 불리한 블루수소를 생산하는 것이 현재 시점에서 온실가스 감축 또는 국가적 배출 억제에 기여하므로 온실가스 감축이라 생각한다.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해보면, 그레이·브라운 수소를 생산하고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만큼 배출권을 구매하는 것이 블루수소나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것 대비 경제적 이익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다만 블루수소 또는 그린수소가 현재 시점에서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인지 아닌지는 환경부가 운영하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외부사업제도 내 정부의 기조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참고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외부사업 제도를 부연설명하면,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수행한 사업자(외부사업자)가 외부사업을 통해서 인증받은 외부사업 감축실적(KOC : Korean Offset Credits)을 할당대상업체 등에게 판매하고, 할당대상업체는 구매한 KOC를 상쇄배출권으로 전환하여 배출권거래제도에서 상쇄 또는 거래를 할 수 있는 제도이다. 그리고 외부사업이란 ‘배출권거래제 할당대상업체 조직경계 외부의 배출시설(배출활동) 등에서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흡수·제거하는 사업’을 말한다.

 

▲ 제공=김현창 이사

 

외부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감축사업에 맞는 ‘외부사업 방법론’이 있어야 하며, 등록된 방법론을 활용하여 정부로부터 외부사업을 승인받아 감축 활동 실시 후 최종적으로 감축량에 대한 인증실적을 발급받아야 한다.

 

▲ 제공=김현창 이사

 

하지만, 블루수소 또는 그린수소의 경우 현재 배출권거래제 상쇄제도 운영 시스템인 상쇄등록부시스템(ORS: Offset Registy System)에 해당하는 방법론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필자의 개인적 견해와 달리 국가의 온실가스 제도 내에서 공식적으로는 블루 또는 그린수소의 생산이 온실가스 감축이라 인정 받기는 어렵다.

결론적으로 블루 또는 그린수소 생산 사업이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식적인 방법론을 개발하여 정부에 신청해야 하며, 이것이 인정되어 등록되어야만 해당 사업에 대한 감축사업 신청이 추진 가능하며, 온실가스 감축량을 평가받아 KOC라는 배출권 형태로 인정·발급받을 수 있다.

참고로 ’21년 6월말 현재 수소를 주제로 한 외부사업 방법론은 1개가 등록되어 있는데, 이는 부생수소를 활용을 통한 수소 제조공정 대체사업의 방법론(필자가 본지 5~6월호에 소개한 내용으로 이수화학(주)와 함께 개발함)이므로 블루 또는 그린수소 생산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잉여 재생에너지가 부족하여 수소를 자원화하기에 상대적으로 열악한 우리나라가 그린수소를 상용화하기 이전까지 ‘온실가스 감축’과 ‘수소산업 성장 및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블루 수소의 과도기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특히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가 이러한 친환경 수소 자원화 투자를 촉진하는데 중요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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