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 2월 23일 생태적지혜연구소에서 <생태 슬픔> 출간을 기념한 북토크가 열렸다. 출간을 기념한 자리에서 필자들은 생태 슬픔을 단순한 감정 진단이 아니라, 기후·생태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상실을 인식하고 연결을 회복하며 행동의 동력을 재구성하는 언어로 제시했다.
상실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며 겪는 마음의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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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만든 죽임의 문화
이어 유정길 필자는 환경 문제를 오염·복원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인간과 자연을 서로 죽여 나가는 구조”의 문제로 진단했다. 그는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예로 들며, 한국 사회가 어릴 때부터 협력이 아닌 승리를 내면화하도록 교육받아 왔다고 비판했다.
유정길 필자는 이 구조를 생명운동의 언어로 죽임의 문화라고 불렀다. 그 핵심 전제는 분리다. 경쟁이 작동하려면 “너와 내가 분리돼 있어야” 하고, “상관없다”는 말은 곧 관계의 단절을 뜻한다. 그러나 연결된 세계에서 너의 고통은 곧 나의 고통이며, 아마존 밀림 파괴는 ‘먼 곳의 일’이 아니라 우리 삶의 조건을 흔드는 사건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제시한 첫 단계는 ‘감사의 감각’이다. 감사의 반대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무감각이며, 삶의 에너지가 고갈된다는 주장이다. 두 번째는 고통에 직면하기다. 낙관으로 덮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고통이다라고 인정한 뒤, 분노가 아닌 살리는 에너지로 전환하는 길을 찾자는 제안이다. 세 번째는 새롭게 바라보기다. 그는 새옹지마 이야기를 꺼내며 “사람이 고통받는 건 사건 때문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해석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계속 나아가기(정진)다. 비교와 미래 불안을 끊고 현재 하는 일을 끈질기게 축적하는 것이 결국 미래를 만든다는 논리다.
불편한 감정은 성장의 시발점
문윤형 필자는 생태 슬픔이 대중에겐 낯설 수 있지만, 그 감정을 “느낀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출가 수행 과정에서 겪은 업다운을 예로 들며, 갈등과 어려움이 오히려 성장의 계기가 되듯, 생태 문제로 인한 불편한 감정 역시 “내 삶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어쩔 수 없으니 내 식대로 살겠다”로 끝나면 성장도 변화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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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들 |
치유는 ‘잇는 작업’…경외심을 회복하는 질문들
심리상담사인 이미진 필자는 생태 슬픔을 개인의 내면에만 가두지 않고, 사회 구조가 만들어낸 아픔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로 확장해 읽었다. 그는 이 주제가 설렜던 이유로, “어렸을 때부터 자연 상실의 슬픔이 있었지만 언어화하지 못했다”는 경험을 들며, 생태 슬픔이라는 말이 주는 공명의 힘을 강조했다.
마음은 생각보다 힘이 세다
이윤경 필자는 행사를 진행하며 고인이 된 신승철 소장의 글을 요약하며, 이 책이 정치·사회적 분석을 넘어 “마음의 측면에서 기후위기를 다룬 드문 시도”라고 평가했다. 신승철 소장은 마음을 깊이·넓이·높이로 분류하며, 개인의 고립된 마음을 넘어 “마음과 마음이 만나 만들어내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알렸다.
특히 소개된 개념은 주체성 생산이다. 너와 내가 완전히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만남 속에서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어떤 상태”가 생겨나고, 그 사이의 주체성이 공동체의 변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또 하나는 메타 모델화였다.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단 하나의 완성된 모델을 기다리기보다, 여러 모델을 넘나들며 과정 속에서 길을 찾아가는 태도로 규정하며 명쾌한 하나의 논리 대신 횡단하며 경험하는 과정태가 필요하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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