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는 물관리 체제 갖춰야

글. 이상은 환경미디어 자문위원
김한결 기자
eco@ecomedia.co.kr | 2021-05-10 17: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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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은 환경미디어 자문위원, 한국환경한림원 초대회장, (사)에코유스 이사장


통합물관리를 위한 완전한 물관리 일원화
작년 여름 50일이 넘는 역대 최장 장마를 겪으면서 전국적으로 유례없는 수해가 발생했다. 2년 전 대부분의 물관리 기능을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하는 물관리 일원화를 진행했지만, 부처 간 이기주의와 조직관리 미비로 작년 여름 홍수 피해 등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또한 여야가 4대강 보들에 대해 자기편에 유리한 논리를 원용하며 정쟁을 일삼다 지류와 지천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해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되었다. 4대강을 두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이다 보니, 지류와 지천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다. 물관리 정책에 대한 컨트롤타워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으면, 홍수가 날 때마다 관련부처들이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이와 같이 하천관리 권한의 이원화는 물관리 일원화의 전반적 추세에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물관리 관련 개별법률 간 부조화 및 충돌 문제를 발생시킨다. 현재 물관리위원회도 「하천법」에서 정하는 하천관리까지 환경부에서 담당하는 실질적인 물관리 일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하천법」에서는 동일한 댐, 제방, 하구둑과 같은 시설을 ‘하천시설’로 명명하고 있으며(제2조 제3호), 이러한 하천시설을 관리하는 하천관리청을 국가하천은 국토교통부장관, 지방하천은 시도지사로 정하고 있다(제8조). 이는 언뜻 보아도 행정기능 중복과 법체계상 부조화의 문제가 있어 이것이 정비되지 않고서는 하천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기후위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서는 ‘하천’ 업무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하여 분절된 하천관리를 일원화하는 등 과감한 정책전환으로 ’물관리일원화를 완성해야 한다. 최근 이를 위한 정부조직개정안이 추가 발의되어 이번 국회에서 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물관리일원화가 완성된 후 하천업무를 이관 받은 환경부는 하천 준설과 제방 높이기에만 치우치지 않고, 저류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제방에 가로막힌 기존 저류지들을 복원하여 본래의 홍수터 기능을 회복하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하천부지에 과도하게 들어선 점유시설들을 되도록 밖으로 내보내 하천의 자연성을 최대한 살리고 사람의 생명도 살리는 물관리 일원화 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또한 수량, 재해예방 등 대부분의 물관리 기능을 관장하는 환경부의 일방통행식 조직 정비와 수량보다는 수질에 집중한 정책 등이 역대급 재난을 초래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생활과 산업 그리고 경제활동의 기본이 되는 물관리는 업무의 칸막이를 과감히 제거해야 효율적인 일원화가 가능하다. 모든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 된다 해도 관할 부서의 유기적인 협력 없이는 일원화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물리적인 일원화에 앞서 현 체제에서도 각 부처에 분산된 업무가 수질관리, 수량확보, 홍수 및 가뭄 등 재해예방을 위해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체제가 구축되는 것이 우선이다. 이제는 수량 확보에 못지않게 수생태계 보호와 수질 개선의 중요성에 이의를 다는 곳은 없다. 즉 물과 사람의 관계가 치수, 이수에 이어 물을 보호하는 보수의 관계로 정립되어 생태적인 접근을 통해 자연성을 회복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이지만 유역물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인 물관리업무가 중앙정부에 의해 주도되어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면이 있다. 이는 지역과 유역의 물문제가 중앙정부의 물관련정책이나 계획으로 종합적이고 효율적으로 반영되거나 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물관리의 기본단위인 유역차원에서 물관리 문제가 종합적으로 파악되고 국가의 정책과 사업으로 연계되는 체제가 갖춰져야 하며 물관리 행정의 지방분권화라고 할 수 있는 유역물관리 체제의 정립으로 효율적인 물관리체제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홍수방어 등 치수 대책이 되어야
정부는 주요 지역 하천의 홍수방어 등급은 200년 빈도에서 500년 빈도로 대폭 강화하는 대책을 확정했다. 댐 운영 체계 개선을 위해 다목적댐 재평가를 통해 홍수조절량을 확대하고 퇴적 등으로 줄어든 댐 저수 공간을 더 확보한다는 대책과 하천 치수 능력 강화를 위해 국가하천의 취약 지점을 전수 조사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상대적으로 정비율이 낮은 지방하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댐 운영에 대한 적절성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댐 운영이 갖는 구조적인 한계도 짚어봐야 한다. 그간 다목적댐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홍보됐으나 그 한계 또한 여실히 확인되고 있다. 2015년 충남 가뭄 사태에서 보듯이 댐을 미리 비워놨다가 가뭄이 올 때 지방상수원이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면 용수 부족을 겪을 수밖에 없으며, 댐을 채워놨다가 홍수가 오면 홍수조절 능력이 부족해진다. 댐 저수량이 만수위가 되면 방류를 시작해야 하는데, 이때 하류 강수량에 댐 방류량이 더해지면 하류의 홍수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으며, 하류 피해를 줄이려고 방류를 줄이면 댐을 월류 하여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결국 댐이라는 구조적 대책 역시 적절한 홍수터나 지방상수원 보전이라는 비구조적인 안전판이 없으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 국가 물관리 기본계획 수립 <출처=환경부, 제공=이상은 자문위원>


따라서 댐과 제방으로만 답을 찾고자 해서는 안 되며 강을 위한 공간을 강에 되돌려주어야 한다. ‘강을 위한 공간’은 강이 평소 수위를 넘었을 때 완전히 범람하지 않고 물이 머물도록 하는 공간의 개념이며, 이는 2006년 수자원장기종합계획 당시 이미 추진된 계획이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 한강과 중랑천 하천부지에 도로를 건설하는 계획이 제출되었을 때 중앙하천관리위원회에서는 하천둔치는 홍수에 대비하는 하천부지이지 도로 건설을 위해 부지가아니라는 점을 들어 강력하게 반대했으나, 경제성과 극심한 교통체증 해소라는 논리에 밀려 손을 들고 말았다. 그 후 전국의 많은 강을 위한 공간이 개발되었고 홍수에 의한 피해는 강의 공간까지 침범하는 과도한 강변 개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도시침수의 경우 특히 댐이나 제방으로 할 수 있는 추가적인 대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빗물받이, 하수관로 등을 적절하게 정비해야 함은 물론이고, 투수층의 확보 등도 핵심과제다. 도시화가 되어있을수록 투수층의 비율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2018년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시가화지역의 77%가 불투수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투수층이 줄어들면서 첨두유량이 증가하고, 지하수 유출량은 감소하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물 분야에서는 탄소중립을 이루어야
사실 물분야 탄소중립을 얘기하려면 water-food-energy nexus를 빼놓을 수 없다. 물 분야는 에너지 소비 (즉, 물 수송, 관개, 지하수 등)에서 지역적으로 탄소 배출량의 최대 10 %를 기여하고 폐수 처리 시스템의 온실 가스 배출에 기여한다. 농업에서의 물 관리는 CH4, 이산화탄소 (CO2) 및 N2O 배출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작물 생산을 위한 물 수요는 기온이 높아지고 강수량의 변동성이 커지는 기후 변화로 인해 증가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농업 및 기타 부문에서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좋은 물 관리의 예가 있다.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최소 경작 등 보전 농업의 시행’인데, 이는 토양 유기 탄소(SOC) 함량을 증가시키는 지속 가능한 토양 관리 그리고 습지 보호를 포함한 임농 임업 및 산림 경관 복원은 지상 및 지하 탄소 저장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물 관리는 기후 변화 적응과 탄소 중립 확보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Net-zero △Energy self sufficiency △A part of carbon neutrality mission 등이 지속가능한 물관리의 기본 방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물 분야에서 탄소중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더욱이 지속 가능하고 탄력적이며 저탄소 수자원 관리를 촉진하기 위한 기술 및 재정 지원은 SDGs 및 파리 협정을 포함한 글로벌 의제를 달성하는 데 필수적이며,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 과제들은 모두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먹는 물 공급 및 폐수 처리는 에너지 집약적인 프로세스이므로 시설 전체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여 에너지 비용은 시설 운영비용의 약 1/3을 차지한다. 누수 등 물 손실은 최대 70 %까지 더 높은 에너지 소비로 이어지며 또한 폐수 처리 공정은 다량의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생성 하고 있어 이는 물 부문의 탄소 발자국을 더욱 증가시키기 때문에 처리기술 및 관리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용수 및 폐수 처리시설의 탄소 균형을 개선해야 한다.

이와 같이 현재 하수처리 등 수처리 시설의 기술개발 방향이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수처리 기술개발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미 오스트리아 등 유럽 국가에서 10년 이상 성공적인 결과를 보이고 있고 미국에서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우리도 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시스템을 개발하고 폐수로부터 energy, nutrients 그리고 다른 물질들을 회수할 수 있도록 기술과 물관리 시스템을 발전시킴으로서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포괄적인 물순환사이클 접근 방식을 기본으로 climate-resilient low emission 물산업 육성이라는 개념으로 물 분야 탄소중립이 가능할 것이다. 

 

▲ 출처=환경부, 제공=이상은 자문위원


물 부족에 대한 대비를
우리는 이미 심각한 가을 가뭄을 겪다. 지난해 10월 강수량은 6.4mm로 평년 강우량 49.4mm의 13%에 불과하였다. 우리나라는 가용수자원의 40% 이상을 사용하고 있어 fresh water stress가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이는 절대적인 물의 양이 부족한 것이 아닌 사용량이 많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어 물 사용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에 해당하는 가상수(Virtual water) 수입국이기도 하다. 각종 농축산물, 제품 서비스 수입으로 연간 350억 톤 정도의 가상수를 수입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물의 양과 같아, 우리가 물 안보에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상수, 물발자국 개념을 고려하여 물을 절약하고 물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자세일 것이다

IPCC보고서에 의하면 기온이 1도 상승함에 따라 농업용수 수요량은 10% 증가한다. 공급량은 줄고 수요는 증가하는 현상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물 수요관리가 더욱 중요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물순환시스템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지난 90년대 중수도 개념이 처음 도입 되었을 때 모 방송국과 인터뷰를 했었는데, 인터뷰 전날 작가가 전화로 중수도라는 말을 어디에서 처음 사용했냐는 질문을 했다. 일본에서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라고 하니, 작가가 일본 측에 알아본 바로는 중수도라는 단어 대신 ‘잡용수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후 필자는 마시는 물을 제외한 허드렛물 등을 모두 처리한 물이라는 의미의 ‘잡용수도’가 훨씬 좋은 용어라고 생각해 중수도보다 잡용수도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잡용수도를 다시 순환 사용하는 물순환시스템 구축은 물 부족 현상에 대응하고 일상생활에서 가뭄에 대비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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