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기차 배터리와 스테인리스강 등에 쓰이는 니켈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채굴 확대가 지구상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높은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환경대학 제이든 하이먼 박사가 이끈 국제 연구팀은 전 세계 니켈 매장량과 현재 채굴 현황, 미래 수요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채굴되는 니켈 공급량의 약 절반은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가 전 세계 상위 10%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니켈 공급의 최대 83%는 열대우림 아래에 형성된 라테라이트 광상에서 나올 수 있는데, 이를 개발하려면 대규모 산림 개간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인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니켈 채굴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많은 광상이 해안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연구진은 이 같은 채굴이 인근 해역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특히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산호 삼각지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육상과 해양 생태계의 중요도를 함께 고려해 니켈을 어디서,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 판단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니켈 광산이 얼마나 더 필요한지, 또 그 광산이 어디에 들어설 가능성이 큰지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생물다양성 보전 가치가 높은 상위 10% 지역에서 채굴을 피할 경우 생태계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새로운 자원 발굴이나 대체 공급망이 마련되지 않으면 2050년까지 니켈 수요의 최대 18%가 부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재활용 확대와 저니켈 배터리 기술이 장기적으로 채굴 수요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니켈 광산 개발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봤다. 심해 광물 개발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경제성과 환경적 타당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이먼 박사는 “청정에너지 미래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 책임 있는 광물 공급 전략이 필요하다”며 “니켈 공급이 생물다양성과 기후 목표를 훼손하지 않도록 더 강력한 지속가능성 기준과 투명한 공급망 관리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청정에너지 전환이 곧바로 ‘친환경’이라는 의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핵심광물 수요가 커질수록, 채굴 지역의 산림·해양 생태계 보호와 책임 있는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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