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DMZ 환경을 잘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현재로선 각종 개발 압력이 환경을 훼손시킬 것이므로, 최소한의 훼손을 전제한 다양한 방안 찾기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북한은 차치하고서라도 남한만이라도 각계각층이 만나 통일에 대비한 실질적인 DMZ 환경보전 대책을 미리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는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만나 현실적인 방안에 대해 물어봤다.
DMZ 환경보호 잘 될까?
| ▲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잘 보호할 수 있겠느냐”라고 되물으며 “남북이 통일되면 DMZ를 가만 놔두진 않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DMZ 생태계 보호 차원에서 제일 우려되는 건 남북경협이라고 말하는 이양주 선임연구위원.
DMZ를 국내 법률상의 국립공원 등으로 지정하지 않으면 보호를 담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견해다.
DMZ에 대한 개발 압력은 앞으로 더 강력해질 전망이다. 다소 극단적일 순 있지만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DMZ 지역에 지뢰가 많기 때문에 개발하기 어렵다. 현재 설치되어 있는 군 시설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진행된 GP(경계초소) 철거는 대외적으로 상징적인 의미는 있었겠지만 환경 측면에선 잘 됐다고만 볼 수 없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환경을 생각한다면 GP를 폭파시키기 보단 상징적인 건물로 그냥 내버려두고 사람만 빠지는 게 좋지 않았겠느냐는 생각이 든다”는 조심스런 견해를 밝혔다.
그는 또 전사자 유해 발굴 부분에 대해 “제가 유족이라면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 같다”며, 발견지역에 잘 모셔서 그들의 업적을 기리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한국 전쟁에 프랑스군으로 참전했던 한 분은 휴전선 근처에 묻힌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그분은 “전우와 같이 묻히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소식을 접하니 참전용사들의 ‘유해’를 이전하는 것보단 오히려 그분들의 업적을 기리고, 위로해주는 위령탑 등을 조성해 DMZ를 신성한 곳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과정에서 DMZ의 환경은 자연스레 보호될 것이라는 게 이유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가장 손쉽고 의미 있는 방법은 문화재로 보호하는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너무 활용하는 쪽으로 치우친 DMZ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연구원에서 20년 넘게 정책 연구를 해왔다. 다년 도에 걸친 정책 연구 경험을 비춰봤을 때 모든 답은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간단하다고 말하는 그.
그는 “상식에서 벗어나면 보호도 개발도 어렵게 된다”며, “상식선에서 DMZ 환경보호 방법을 생각하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또 “지금은 너무 DMZ를 활용하는 쪽에 치우쳐져 있다”며, DMZ 생태 보호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평양’과 ‘서울’이 DMZ의 배후도시다. 헌데 굳이 또 DMZ를 도시로 개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사실 과거 평양은 가장 큰 도시였고, 서울도 수도로서 손색이 없는 훌륭한 도시다.
또 정부 차원의 평화공원 조성사업도 일종의 개발이다. 국제적인 보호지역 지정도 DMZ 환경보호에는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엔 2% 부족해 보인다.
▲ 국내법에 따른 보호 조치를 강조하는 이양주 선임연구위원 |
그는 “UN 차원의 보호지역으로 등재된다 하더라도 국내법에 따라 보호 조치를 하지 않으면, 몇 년 지나 재평가에서 취소될 수 있다”며 “UN에선 국내법에 따라 보호하도록 ‘권고’하고 있을 뿐 강요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어쨌든 국제적 프로그램이 도움은 되겠지만 국내법에 의한 보호 조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통일되면 DMZ를 개발하려는 압력을 받는다. 때문에 북한과 잘 협의해서 국내적으로 보호 조치하는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어렵다”고 전했다.
DMZ 지역은 현재 유엔사령부가 관리 중이다. 해서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일례로 남측에서 유일하게 DMZ 안에 조성된 ‘대성동’은 마을 이장과 유엔사가 협의해서 이끌어 나간다.
북측지역인 ‘기정동’ 역시 유엔사 관할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아무리 유엔사령부라고 해도 남북이 잘 협력해서 세계적인 생물권보호지역으로 하겠다고 하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물론 UN 프로그램은 당연히 DMZ 생태계 보호에 유효하다. 해서 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 등으로 등재‧지정되면 DMZ 생태 보전에 유리하긴 하다.
현재 경원도, 경기도가 힘을 합쳐 세계지질공원 등재 작업을 진행 중이며, 경기문화재단 등에서 세계문화유산 신청 작업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며 “개발을 먼저 알아야 보호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신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로선 DMZ가 도시로 개발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결과적으로 ‘연결하는 기능’들이 DMZ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의 견해다. 그는 “철도, 도로, 다리 건설 등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로 인한 DMZ 훼손을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가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DMZ 인접지역의 대표적인 동물 ‘깃대종’은 한강유역 사향노루, 임진강유역 두루미, 인천유역 저어새, 백령도 물범 등이다. 특히 저어새는 인천에서 사라지면 세계적으로 멸종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깃대종들이 보호돼야 하는데…….철도, 도로, 다리가 들어서면 이들이 훼손될 것이기에 이에 대한 실제적이고 생태적인 환경보호 조치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진 뚜렷한 조치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 실질적으로 북한 산림을 녹화할 수 있는 방안이 있어야 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DMZ를 보호하기 위해선 북측의 황폐해진 산림을 녹화시켜야 한다.
헌데 나무를 심어놔도 땔감 등으로 사용돼 산림 훼손이 심각하고, 그렇다면 에너지를 지원해줘야 하는데 ‘대북제재’ 때문에 지원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게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의 입장이다.
| ▲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는 이양주 선임연구위원 |
현재 한강하구의 경우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김포지역이 빠져 있다. 인천 쪽은 우도까지 되어있지만 서해안 쪽으로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남북통일이 되면 더 힘들어지니 통일 이전에 남한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해놔야 하며, 생태보호 차원의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피력하는 이양주 선임연구위원.
그는 또 “도시가 아닌 도로, 철도, 다리 등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에 따른 DMZ 훼손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며 “아직 정부나 관 차원에서 연구하는 사람들이 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특히 “포럼 같은 것을 개최해 서로 소통하고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며 정부와 사회각계의 소통과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DMZ와 관련된 정부부처(총리실, 환경부, 통일부, 외교부, 문화관광체육부, 지자체 등)와 민‧관‧학‧산‧연이 함께 모여 소통하고, 주체별 역할분담을 분명히 해야 한다.
나아가 ‘법’을 만들고, ‘법’의 틀 속에서 각각의 역할분담을 정해 국가가 할 것, 지방이 할 것, 시민사회가 할 것 등을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는 “정부부처, 지자체 등의 DMZ 사업들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국방부, 통일부, 환경부, 지방정부 등 유관부처와 지자체들이 회의에는 함께 참석하지만 역할 분담이 잘 안 된다”고 꼬집었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