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산림 성장 둔화…탄소 저장량 최대 30% 줄어들 수 있다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06-26 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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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대기가 더 건조해지면서 산림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이에 따라 미래 탄소 저장 능력이 기존 예측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숲과 육상 생태계는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핵심 탄소흡수원이지만, 현재 널리 사용되는 토지모델이 온난화가 나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한 연구에서, 기후변화 영향을 예측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토지모델 중 하나가 산림의 미래 탄소 저장 잠재력을 최대 30%까지 과대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저자인 브렌든 클라크 박사후연구원은 “앞으로 육지가 탄소를 얼마나 잘 흡수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미래 온난화 수준을 예측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하지만 현재 토지모델은 더 뜨겁고 건조한 공기가 실제 나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육상 생태계는 화석연료 연소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약 27%를 흡수하고 있으며, 해양은 약 25%를 흡수한다. 나머지는 대기 중에 남아 지구온난화를 가속한다. 만약 산림 성장 속도가 느려지면 육상 탄소흡수원의 저장 능력이 줄어들고, 이는 기존 기후모델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온난화를 더 빠르게 진행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스위스 산림에서 수행된 최근 연구 자료에 주목했다. 해당 연구는 8년 동안 활엽수와 침엽수의 성장률을 측정했으며, 덥고 건조한 날씨가 나무 성장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태학자들은 북미 전역에서도 유사한 성장 둔화 현상을 관측했으며, 그 원인 중 하나로 나무 세포 내부의 수분 압력인 ‘팽압’ 저하를 지목했다.

팽압은 식물 세포가 물을 머금고 세포벽을 밀어내는 압력으로, 세포 분열과 조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온이 높고 대기가 건조해지면 나무는 수분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팽압이 낮아질 수 있다. 문제는 광합성이 계속되더라도 팽압이 낮으면 세포 분열과 실제 생장, 탄소 저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토지모델은 식물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광합성을 하면 그만큼 성장과 탄소 저장으로 이어진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온난화와 건조화가 심해질 경우, 식물이 탄소를 흡수하더라도 줄기와 잎, 뿌리 등 생체량 증가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라크 연구원은 스위스 산림 자료를 바탕으로 2069년까지 나무 성장과 탄소 저장량을 예측하는 통계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이를 널리 사용되는 오픈소스 지표면 모델의 시뮬레이션 결과와 비교했다.

분석 결과, 기존 토지모델은 활엽수의 성장률을 최대 2배, 침엽수의 성장률을 최대 3배까지 과대평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무 성장이 실제보다 크게 예측되면 산림의 탄소 저장량도 과대평가된다. 특히 앞으로 더 덥고 건조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두 모델 사이의 불일치가 중요한 신호라고 설명했다. 산림 성장을 늦추는 생리적 과정을 토지모델에 반영하지 않으면, 미래 탄소흡수원 전망과 기후변화 영향 예측이 부정확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크 연구원은 “기존 모델들이 관측 결과와 달리 육지가 탄소를 저장하는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번 연구에서 다룬 과정이 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델의 편향과 그 원인을 파악하고 관측 결과와 일치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불확실성이 크면 미래 계획을 세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산림 생태학과 기후모델링 사이의 연결 필요성도 보여준다. 클라크 연구원은 공동저자인 앨버타대학교 생태학자 샨 코타리 조교수를 통해 나무 성장 둔화와 관련한 최신 생태학 연구를 접한 뒤, 이것이 기후모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게 됐다. 이후 그는 산림 생태학 학회에 참석하며 최신 연구 흐름을 살폈다.

연구진은 앞으로 산림 성장 둔화 과정을 실제 토지모델에 직접 반영할 수 있는 코드를 개발할 계획이다. 기온 상승과 대기 건조화, 팽압 저하, 생장 제한 과정이 모델 안에서 구현되면 산림의 미래 탄소흡수 능력을 더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산림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히 나무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더 잘 자라는 방식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대기 중 CO₂가 많아져도 더위와 건조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나무의 실제 성장은 둔화될 수 있으며, 이는 산림의 탄소 저장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산림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자연 기반 해법이지만, 무한한 탄소 흡수원이 아니다. 온난화가 심화될수록 산림의 탄소 저장 능력도 제약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기후모델과 탄소중립 전략은 이러한 생태학적 한계를 보다 정밀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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