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사막화 방지를 위한 조림사업의 성공 여부는 단순히 많은 나무를 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토양 수분과 수종 특성, 식재 시기 등 현장 여건에 맞는 과학적 관리에 달려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6월 17일 ‘세계 사막화와 가뭄 방지의 날’을 맞아 중국과 몽골 등 동북아시아 건조지역 조림지를 대상으로 수행한 장기 현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조지역 조림에서는 토양 수분 확보와 수종별 특성을 고려한 관리가 나무의 초기 활착과 생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연구팀은 중국 후룬베이얼 초지의 구주소나무 조림지를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사구 높이에 따른 토양수분 차이가 생존율과 생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 몽골 현지 조사 |
조사 결과 사구 높이가 약 2m인 지역에서는 구주소나무 생존율이 100%를 기록했고 평균 수고는 3.77m에 달했다. 반면 사구 높이가 6~8m인 지역에서는 생존율이 40%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평균 수고 역시 1.73m로 낮아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수분 확보가 어려운 높은 사구일수록 조림 성공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종에 따라 관수 효과도 달라
몽골 룬솜 조림지에서는 수종별 관수 효과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포플러와 비술나무를 대상으로 관수 지역과 무관수 지역의 생장량을 비교한 결과, 포플러는 관수 지역의 연평균 수고 생장량이 39.7cm로 무관수 지역의 14.6cm보다 약 2.7배 높게 나타났다.
| ▲ 미얀마 현장 조사 |
반면 비술나무는 관수 지역과 무관수 지역의 연평균 생장량이 각각 3.1cm와 3.0cm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수종별 생리적 특성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획일적인 관수 방식보다 수종별 맞춤형 관리 기준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건조·한랭지역은 식재 시기도 중요
조림 시기에 따른 생장 차이도 확인됐다.
몽골 바양항가이 지역 포플러 조림지에서 2022년 가을에 식재한 조림목과 2023년 봄에 식재한 조림목을 비교한 결과, 2025년 기준 춘계 조림목의 평균 수고는 185.2cm로 추계 조림목의 103.3cm보다 약 79% 높았다.
이는 몽골과 같은 건조·한랭 지역에서는 조림 직후 기상 조건이 활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식재 시기 선택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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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현장 조사 |
황사 저감 위한 과학적 조림기술 개발
국립산림과학원은 앞으로도 중국과 몽골 등 주요 사막화 피해지역에서 현지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토양 수분, 활착률, 관수 효과 등 현장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해 지역별 토양환경에 적합한 조림지 선정 기준과 수종별 관리기술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의 사막화 방지와 황사 저감에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박기형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는 “건조지역 조림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며 “현지의 토양과 수분 조건, 수종 특성에 맞는 과학적 관리가 병행돼야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협력을 통한 장기 모니터링과 연구를 바탕으로 사막화 방지 조림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고, 기후변화와 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사막화와 가뭄 문제가 심화되는 가운데, 조림사업의 양적 확대보다 현장 맞춤형 관리와 과학적 접근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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