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김한결 기자] 국내 식품제조업이 원재료와 에너지·물류비 상승, 기후위기,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수출 규제 등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식품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산업계의 대응 방안이 국회에서 논의됐다.
‘2026년 제1차 대한민국 식품제조CEO 미래포럼’이 9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 2026년 제1차 대한민국 식품제조CEO 미래포럼 개최 |
▲ 송옥주 국회의원, 김춘진 전 AT사장, 김정호 국회의원, 조경태 국회의원,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 |
송옥주 국회의원실과 대한민국식품제조CEO미래포럼,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음식물류폐기물수집운반업협회, 미래는우리손안에·환경미디어, 한국유기성자원통합㈜, ㈜비앤비코리아가 주관한 이번 포럼에는 농림축산식품부, 기후에너지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후원기관으로 참여했다.
개회식에서는 송옥주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전했으며, 이어 김춘진 전 AT사장의 인사말과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정호 국회의원, 조경태 국회의원, 이만의 전 환경부 장관의 축사를 통해 식품산업 발전과 K-푸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의견을 전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 식품산업의 현황과 정부의 육성정책을 비롯해 기후위기에 대응한 에너지 전환, K-푸드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식품제조 AI 활용, 저탄소 농축산물의 산업적 활용 방안 등이 발표됐다.
농식품부 “식품산업, 첨단기술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정경석 식품산업정책관은 ‘식품 산업, 기술을 더해 미래 성장동력으로’라는 방향 아래 국내 식품산업의 성장 기반과 향후 육성 전략을 제시했다.
국내 식품산업 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7.1% 성장했으며, K-푸드+ 수출액 역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2024년 국내 식품외식산업 시장 규모는 789.7조원으로 제시됐으며, K-푸드+ 수출액은 2024년 129.5억 달러에서 2025년 136.2억 달러로 증가했다.
하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교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은 식품산업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특히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증가하면서 식품 소비량 감소와 산업 위축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불안과 미국의 상호관세 등 보호무역 기조 역시 K-푸드의 글로벌 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푸드테크와 그린바이오 등 첨단기술의 발전, 한식과 K-푸드의 글로벌 인지도 확산, 건강식·간편식 등 소비 트렌드 변화는 새로운 성장 기회로 제시됐다.
농식품부는 이를 위해 첨단기술 기반 지역 식품산업 거점 조성,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식품기업 육성, 중소 식품기업 경쟁력 강화, 인력·R&D 강화, K-푸드 영토 확장 및 수출 역량 강화 등을 주요 육성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식품제조시설에 AI를 결합한 스마트공장을 확대하고 외식 현장에는 서빙로봇 등 푸드테크 도입을 확산하는 한편, 지역별 특화기술을 기반으로 한 앵커기업 육성과 푸드테크 지역혁신 클러스터 및 그린바이오 육성지구 등을 통해 지역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수출 분야에서는 민관 합동 K-푸드 수출기획단 구성, 원스톱 수출지원허브 신설, 농식품 수출바우처 확대 등이 제시됐다. 발표자료에는 농식품 수출바우처가 2025년 360억원에서 2026년 792억원으로 확대되는 방안도 담겼다. 또한 할랄·비건 등 특수인증 품목 확대, 해외 인증 취득 부담 완화, 공동물류센터 확대, 스마트 수출전문단지 조성 등도 주요 정책으로 제시됐다.
| ▲ 정경석 농림부 식품산업정책관 |
기후에너지환경부 “AI 시대 핵심 경쟁력은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승준 과장은 ‘기후위기 시대의 에너지 대전환 전략’을 주제로 식품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에너지 전환 방향을 설명했다.
발표에서는 AI와 첨단산업의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역량을 제시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시스템으로 산업·수송·건물의 전기화를 완성하는 ‘전기국가(Electro-State)’로의 전환 필요성이 강조됐다.
에너지 대전환의 주요 방향으로는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추진 ▲열에너지의 재생열 전환 ▲녹색산업 생태계 육성 ▲산업부문 전기화 및 연·원료 청정화 ▲모든 동력원의 전기화 ▲금융·재정 지원 확대 ▲국가 전력망의 양방향·분산형 구조 전환 ▲요금·시장제도 개편 등이 제시됐다.
식품제조업계 입장에서는 에너지 비용과 탄소배출 규제에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활용이 향후 제조경쟁력과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산업공정의 전기화, 연·원료 청정화를 추진하고 녹색산업에 대한 금융·재정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또한 지역 내 전력 생산·저장·소비를 최적화하는 분산형 전력망과 ESS 확대, 마을 단위 에너지 자립형 분산특구 등의 방안도 소개됐다. 이는 향후 산업단지와 식품제조시설의 에너지 자립 및 비용 절감과도 연결될 수 있는 분야다.
| ▲ 이승준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적응과장 |
중기부, K-푸드 중소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 강화
중소벤처기업부 신재경 과장은 ‘K-푸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통해 중소 식품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제조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K-푸드 중소기업 수출액은 2023년 5,327백만 달러에서 2024년 5,433백만 달러, 2025년 5,778백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수출기업 수도 2023년 9,428개사에서 2025년 1만454개사로 늘었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해 수출 유망제품을 발굴해 전략품목으로 육성하고, 민·관 협업을 통해 해외 판로 개척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온라인에서는 글로벌 쇼핑몰 입점과 수출 플랫폼 육성을 지원하고, 오프라인에서는 해외 전시회·상담회 참여와 현지화 컨설팅, 해외 유통망 입점 등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제조혁신 분야에서는 식품 제조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과 함께 K-푸드 스마트 제조 대표 모델을 발굴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정부·지자체·대기업이 협력해 스마트공장 구축과 연계를 지원하고, AI 기반 생산공정 최적화와 기업 운영 전반의 개선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수출규제 대응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해외 인증 획득에 필요한 시험·컨설팅 비용을 지원하고 국가별 주요 수출규제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수출규제 지도’를 제공하는 한편, 해외 규제대응 설명회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방안이 소개됐다.
물류 분야에서는 온라인 수출 물류비 할인, 국제운송비 지원, 해외 물류센터 활용, 특송 물류 지원 등을 통해 중소기업이 겪는 물류 부담을 낮추는 정책도 제시됐다.
| ▲ 중소벤처기업부 신재경 글로벌성장정책과장 |
AI, 식품제조 원가절감과 수출규제 대응의 해법으로
퓨처센스㈜ 안다미 대표는 ‘Food4Chain AI’ 솔루션 적용사례를 통해 식품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원가 절감과 식품폐기물 감축, 식품안전, 글로벌 규제 대응을 동시에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자료에서는 현재 식품업계가 식품안전 규제와 ESG 요구, 생산공정 최적화, 소비자 신뢰 확보 등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고관리와 원가·운영비 절감, 식품이력추적, 수요예측 기반 제조·유통·판매 효율화가 중요하다고 제시했다.
Food4Chain은 AI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공급망 데이터를 통합하고, 식품이력추적과 수요예측을 통해 규제 대응과 폐기물 방어를 동시에 추진하는 스마트 유통 플랫폼으로 소개됐다. 비표준 수기 송장과 종이서류 등 현장의 비정형 데이터를 AI로 디지털화하고, 블록체인을 활용해 데이터 무결성을 확보하는 구조다.
특히 식품제조 특화 AI를 활용해 판매·생산·원재료 재고 데이터를 통합하고 수요를 예측해 최적 발주량을 산출하는 방식도 제시됐다. 발표자료에는 실제 식품제조업체 적용사례로 원료 사용량 36.4% 감소, 연간 원료비 7억원 절감, CO₂eq 약 442톤 감축 등의 성과가 소개됐다.
또한 국내 식품제조기업 약 3만8,000개 가운데 스마트HACCP 도입기업이 2025년 기준 약 452개, 1.2% 수준이라는 자료를 제시하며 식품제조업의 통합적인 디지털 전환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도 강조했다.
| ▲ 안다미 퓨처센스 대표 |
“저탄소 농축산물, 식품기업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국온실가스감축협회 김영수 부회장은 ‘저탄소 농축산물을 활용한 식품업계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탄소중립을 농업과 식품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산업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저탄소 농산물 인증은 국가 인증 농산물을 대상으로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해 생산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국 평균 대비 90% 미만으로 줄인 농산물에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김 부회장은 저탄소 인증 농가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2025년 12월 31일 기준 국내 전체 농가 97.4만 가구 가운데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 농가는 연간 1만4,124호로 전체 농가의 약 1.45%에 불과하다는 자료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인증 대상 품목과 기술, 참여 농가를 확대하고 상시 접수·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식품업계와 연계한 판로 지원 및 인센티브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식품기업이 저탄소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거래 플랫폼과 연계하고, 물류 거점을 구축해 직거래 방식의 농축산물 물류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저탄소 농산물의 감축량을 인증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과 연계할 경우 식품기업의 원재료 확보와 비용 절감, ESG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궁극적으로는 농가의 저탄소 생산을 통해 고품질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식품기업은 장기계약·직거래를 통해 원료를 구매하며, 감축실적은 기업의 탄소감축 성과와 연계하는 농가-식품기업-정부 간 선순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 ▲ 한국온실가스감축재활용협회 김영수 부회장 |
식품제조업 경쟁력, ‘비용 절감’에서 ‘지속가능성’까지
이번 포럼에서 제시된 각 발표의 공통된 키워드는 원가 경쟁력, 디지털 전환, 에너지 전환, 저탄소 원료, 수출 경쟁력이었다.
농식품부는 푸드테크와 R&D, 지역 거점, 국산 원료 활용 및 수출 역량 강화를 통해 식품산업의 산업적 기반을 넓히는 전략을 제시했고, 중기부는 중소 식품기업의 해외 판로와 스마트공장, 수출규제 및 물류 애로 해소에 초점을 맞췄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산업 경쟁력의 관점에서 제시했으며, 민간에서는 AI를 활용한 제조·유통 혁신과 저탄소 농산물을 활용한 공급망 전환 방안이 제안됐다.
결국 국내 식품제조업이 K-푸드 열풍을 일시적인 수출 증가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포럼이 제시한 12대 핵심과제에는 유통 판로 개선, 대·중소기업 상생, 순환경제, 글로벌 공동 판로, AI 기반 스마트공장, 공동 물류, 수출규제 해소, 원재료·물류·에너지 비용 절감 및 친환경 전환, 공유형 R&D센터 구축 등이 포함돼 있다.
식품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싸게 많이 만드는 제조업’에서 ‘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탄소를 줄이며, 글로벌 규제까지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조업’으로의 전환이 K-푸드의 다음 성장단계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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