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도 현장 ‘전문가’ 부족…전문인력 뽑아야

구자용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박순주
parksoonju@naver.com | 2019-06-19 14: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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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디어=박순주 기자] 지하에 묻혀 있는 상수관의 누수 문제, 블랙홀 문제 등은 예전부터 계속 얘기되던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제대로 된 처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일어난 인천 지역의 수돗물 적수 사건도 처방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장 관리자 전문 지식·식견 떨어져

▲ 본지와 인터뷰 중인 구자용 서울시립대 교수 <사진=박순주 기자>

왜 상수도 문제는 세월이 지나도 해결되지 못하고 계속될까?

 

환경부,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와 서울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에서 상하수도 분야 자문·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인 구자용 서울시립대학교 교수에게 그 원인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행정 당국의 전문 인력 확보다. ·광역시의 경우엔 그나마 상수도 전문가가 일부 근무하지만 지방 시·군 단위의 상수도사업소에선 상수도 공학을 배운 전문가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계, 토목, 전기, 조경 등을 전공한 사람들은 많이 있어도

 

구자용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다소 과장될 수도 있겠지만 상수도사업소가 무면허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먹는 물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정작 먹는 물을 책임지는 상수도사업소에서 상수도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환경공학을 전공하고, 상하수도 공학을 정식으로 배운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 자격을 갖춘 사람들을 상하수도 행정 현장에서 찾기 힘들다. 때문에 현장에선 관로가 노후화하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지 잘 모른다. 전문성이 없다보니 계획적인 부분을 하는 것도 힘들다.”

 

전문성 부족 등으로 수도사업 혹은 하수도사업 기본계획에 대한 과업지시서를 담당 공무원이 직접 쓸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게 업계의 풍문이다.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계획 같은 것을 잘 할 수가 없고, 전문 엔지니어링 업체가 주는 자료를 거의 받아들이는 수준이란다.

 

예를 들면 정수시설운영관리사가 정수장을 관리해야 한다. 비전공자가 관련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전문성을 갖췄다고 말하기 힘들다. 실제로 수도관망운영관리사 자격을 득한 공무원이 정수장에서 근무하는 지자체가 몇 곳이나 있겠느냐?”

 

공무원, 상하수도 부서 기피 경향

▲ 공무원 조직상 상하수도 종사자의 고령화가 상당하다.

<사진=박순주 기자>

사실 공무원 조직에서 상하수도 부서는 승진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기피부서로 알려진다. 더구나 관련 자격증도 잘 따지 않는다.

 

자격증을 보유하게 되면 상하수도 부서로 이동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격증 보유자에 대한 인센티브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 공무원 조직상 상하수도 종사자의 고령화가 상당하다. 단기간 내에 퇴직할 사람이 많다는 소리다. 이때 퇴직자의 빈자리에 전문 자격을 가진 인력을 뽑아서 배치하면 된다.”

 

현행 환경직 공무원 시험은 전공자도 지원하지만 비전공자들도 학원을 다니면서 지원할 수 있다. 그리고 뽑을 때 제대로 걸러지지도 않는다.

 

“(상수도 분야의 경우) 기술직과 기능직이 기술직으로 통합됐다. 환경 분야 기사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현장 밸브를 돌리던 사람도 기술직이 된 셈이다.”

 

서울시의 경우 교통, 조경, 도시계획 등의 분야 학위를 받고 전문위원이란 직책으로 입사한 경우가 있다. 반면 상하수도 분야는 전무위원을 아예 뽑지도 않는다.

 

공무원 선발기준상 형평성, 평등권 등의 이유로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렵다면 특별한 분야에 한해서는 전문직을 뽑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게 구자용 교수의 견해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내 상수도의 노후화는 가중되기만 하고, 단기간에 개선되긴 힘들 것 같다. 결국 당국의 상수도 개선 사업이 수박 겉핥기 수준에 머물게 되는 셈이다.

 

땜질식 응급처방 수준

▲ 당국의 상수도 개선 사업이 땜질식 응급처방 수준이다.

  <사진=박순주 기자> 

상수도 전체 노후관의 개선율이 0.5% 수준이다. 결국 200년이 지나야 상수도 개량이 완료된다는 소리다. 획기적인 뭔가가 있기 전에는 상수도 인프라 개선이 힘들 것이다.”

 

구자용 교수는 당국의 상수도 문제 해결 방식이 땜질식 응급처방 수준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인천의 녹물이 결국 어디에서 나왔겠는가? 수계전환을 하니 나오는 건 관로 속의 이물질이고, 유속이 약해서 침전됐던 것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상수도는 한번 지하에 매설되면 그 다음부터 청소를 거의 하지 않는다.”

 

우리가 매일 욕조나 샤워기를 사용할 때 며칠만 지나면 물때가 낀다. 이처럼 상수관로도 오래 쓰다보면 부식될 수도, 아니면 관 내벽에 바이오필름이 붙어 있다가 떨어져 나올 수 있다.

 

그리고 밥을 먹어도 설거지를 하는데 상수도관은 매설된 순간부터 걷어내기 전까지 설거지(세척)를 한 번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정수처리에서 이물질이 100% 없어지진 않는다.

 

때문에 수도사업자가 세척하고, 급수관을 의무적으로 교체하는 내용의 수도사업자 관리 강화 규정이 있거나 혹은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문제는 현장에선 유효하게 작동이 안 된다는 것.

 

인천의 적수 사태와 같은 경우도 또 생길 수 있다. 시흥시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생겨 시흥시장이 사과하기도 했다. 당시 신도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관로 청소가 잘 안되어서 흙탕물이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왔다.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상수도는 먹는 물이라 중요한데 감시시스템 적용이 안 되어있다. 요즘 이슈가 미세먼지로 집중되는 바람에 관련 예산도 그 쪽으로 쏠리는 추세다. 지금의 상수도 개선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지금보다 3배 이상 증가해도 잘 개선될지 의문이다.”

 

기술진단 잘 안되고, 관로 상태 모르고

노후 상수관 개선은 장기적인 시각으로 봐야한다는 게 구자용 교수의 입장이다. 12년 사이에 해결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군 단위에서 진행 중인 1단계 상수도 현대화 사업은 마중물 정도밖에 안 된다. 때문에 지금 미리 예산을 준비해서 현대화 사업 2단계를 계획하고, 발주가 나가야 한다. 그래도 개선하는데 백년 이상 걸린다.”

 

구자용 교수는 이와 관련해 재정 확보를 강조했다. 예산이 있어야 뭐든 제대로 된 개선 사업을 진행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경우 보통 23년에 한 번 쯤 건강검진을 받는다. 상수 역시 기술진단을 받고 있다. 그러나 기술진단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수도법에 있으니 어쩔 수 없이 하는 정도이며, 이 조차도 100개소를 해야 한다면 샘플로 몇 개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돈이 없다보니 그러하다.”

 

또 전국 상수 관로는 20, 밸브 수는 수백만 개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의 상태가 어떤지에 대한 조사나 자료가 없다는 게 구자용 교수의 지적이다. 제대로 된 자료는 매설연도밖에 없다고 한다.

 

상수도 관로는 샘플 조사도 안한다. 공사를 한다 던지, 누수가 일어나면 조사를 해서 기록으로 남겨야 하는데, 그냥 누수가 일어나는 부분에 반창고를 붙이듯이 작업하고 덮어버린다.”

 

50대 사람들 중에는 꾸준한 관리로 30대의 체력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고, 반대로 70대의 체력을 가진 사람도 있다.

 

상수 관로 역시 매설 환경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에 50년간 사용해도 괜찮은 곳이 있는 반면, 10년만 사용해도 교체가 필요한 곳이 있다. 상수 관로에 대한 상태 조사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도법에 (조사와) 관련된 규정이 들어가 있지만 선언적인 수준이다. 해당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세부 항목에 명확히 들어가 있어야 한다.” 법에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야만 관계기관이 움직일 것이란 것.

 

적정 공사비 표준품셈개정 필요

구자용 교수는 상하수도 분야 공사 시의 적정한 비용 책정도 필요하다면서, 관련 회의에 참석해보면 공사비 얘기를 많이 듣게 된다고 전한다. 현실이 반영된 공사비로의 표준품셈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수도 분야는 애초에 공사를 계획할 때에는 개략적인 금액만 계산해서 대략 얼마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후 상시 설계 과정에서 모든 것들이 상세하게 반영된 공사비가 산출된다. 헌데 비용 산출에 사용되는 표준품셈에 이런 내용들이 잘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영세한 업체가 대부분인 상하수도분야 업체들은 상하수도 공사에 대한 적정한 공사비용이 책정되지 않으니 좋은 제품, 좋은 품질, 좋은 서비스를 못 해준다. 그리고 관로의 노후화와 문제는 더 빨리, 더 많이 발생한다. 업계는 공사비용에 대한 품셈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핸드폰의 가격은 비슷하지만 회사 직원들의 월급은 엄청 상승했다. 상수도관을 설치하는 것도 비슷하다. 헌데 급료는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니 현장 노무자들의 질이 떨어지고, 결국 부실공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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