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시장이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와 장기불황의 여파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주춤해진 것과 맞물려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이 진행되는 등 리모델링 시장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반면 국내의 현실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건설 시장, 신축과 재건축에 몰려
자타공인 국내 리모델링 사업의 최고 전문가 중 하나인 이근우 현대산업개발 부장은 국내시장의 현실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현재 국내의 리모델링 사업은 초기단계입니다. 전문적인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대학에서 리모델링을 가르치는 학과가 전무하고,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도 소수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지금까지 공공기관들도 리모델링보다 신축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집중해 왔습니다."
현재 몸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건설 현장을 감독하는 중 문득 ‘이거 낡으면 어떡하지?’ 라는 물음으로 시작해 스스로 자원하여 리모델링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는 이 부장은 현대산업개발의 리모델링 팀을 이끌었으며, 현재 한국리모델링협회 부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관련된 자료들을 제공하고, 강의를 진행하는 등 국내최고 리모델링 전문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 △현대산업개발 이근우 부장 |
건설경기 침체로 리모델링 관심확산
최근 다시 한 번 불고 있는 리모델링 바람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4·1 부동산 대책과 함께 내 놓은 리모델링 수직 증축 법안이 국회통과를 기다리고 있고, 대형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등,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이 부장은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에 대해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신축, 재건축, 재개발 등 기존의 사업에서 수익을 얻기 힘들어지면서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국내 공공기관과 건설사는 수익성이 높은 신축·재건축·재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불황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면서 더 이상 수익을 보장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에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이 몰리게 된것입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몸담고 있는 현대산업개발 뿐 아니라, LH공사를 비롯해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몇 몇 유력인사들도 이번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00년대 초반 불었던 리모델링 붐이 떠오른다. 당시는 지금보다 더 큰 리모델링 바람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은 제자리걸음이다. 이 부장은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부의 지원과 인식의 변화라며, 그렇지 못할 경우 또 다시 바람에 그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리모델링의 경우 재건축이나 재개발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공공기관과 기업 모두 리모델링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이 더해진다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이 건축 뿐 아니라 인테리어와 설비, 토목 등 다양한 분야가 하나로 융합된 사업인 만큼 국가가 나서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정책적으로 끌고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의 리모델링 사업 대부분이 천장을 높이고, 방이나 거실을 넓히는 증축형 리모델링에 집중되어 있는 점에 대해 인식을 달리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국내 건설사업이 신축과 재건축에 중심을 두고 있는 것처럼, 리모델링 사업도 증축형 리모델링 즉, 면적을 넓히는 것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기본 골조만 남기고 모두 다시 설비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비용 부담이 크고, 건축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증축형 리모델링은 친환경일 수 없으며, 우선 철거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것을 가능하면 보존한 채 부족한 부분을 고쳐나가는 리모델링으로의 인식 변화가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전체에 적용되는 리모델링 필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리모델링은 어떠한 변화를 가지게 될까. 이 부장은 리모델링의 미래는 새로운 방식인 맞춤형 리모델링이라 설명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거주하면서 진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리모델링이라고 말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방식입니다. 하나는 증축형 리모델링이고, 다른 하나는 몇몇 기업에서 진행하고 있는 수습형 리모델링으로 이는 창을 바꾸거나, 싱크대를 바꾸는 등 잘못되거나 모자란 부분을 새로 교체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리모델링은 부족한 부분, 즉 골조 등 기본적인 것은 그대로 보존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증축형과 수습형의 중간 형태인 맞춤형 리모델링이 될 것이며, 이는 기존의 것을 보존하기 때문에 철거폐기물을 줄일 수 있어 보다 친환경적인 리모델링입니다”
더불어 “궁극적으로 리모델링은 현재처럼 거주하는 사람들이나 점포를 일시적으로 이주시키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을 영유하며 진행하는 리모델링으로 진화해야 하며, 또한 일부 계층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에 적용되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처음 리모델링 관련 업무를 시작했을 때 같이 논의할 사람조차 전혀 없었고, 이후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수직증축과 일반분양을 이야기하며 많은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결국 4년 만에 원하던 결과를 얻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이 부장이 짓는 웃음 속에는 깊은 비애가 담겨있었다. 그토록 꿈꿔오던 리모델링 사업이 하루 속히 활성화 되어 밝은 웃음을 지을 수 있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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