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난 11월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5차 플라스틱 국제협약은 플라스틱 오염, 특히 해양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약의 최종 문안을 확정하고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개최되었다. 유엔환경계획(UNEP)과 대한민국 외교부가 공동 주최하는 5차 협약은 앞서 진행된 네 차례의 협상 뒤에 열렸다. 1차는 2022년 11월 우루과이 푼타델에스테에서, 2차는 2023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3차는 2023년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렸고 4차는 2024년 4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제5차 플라스틱협약에서는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협상 타결이 무산되면서 다음 회담으로 연기하게 됐다.
플라스틱 오염종식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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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UNEP |
잉거 안데르센 UNEP 사무총장은 개회식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끝낼 결정적인 순간이 찾아왔다. 지구상의 누구도 플라스틱이 지역사회에, 해안에, 체내와 장기,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번 부산 회의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 플라스틱 오염 위기를 종식하고 환경, 건강, 미래를 보호하는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다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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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UNEP |
이번 5차 회의는 장관급 회의, 지역별 협의, 옵서버와의 대화를 포함한 여러 사전 행사를 통해 준비되었다. 또한 이번 협약에는 역대 회의 중 가장 많은 3,800명 이상의 참가자가 등록했으며, 이들은 177개국 및 600개 이상의 옵서버 단체를 대표했다.
국가간 갈리는 입장차이,,,해결책은?
그러나 이번 협약은 시작부터 갈등과 난항으로 결코 쉽지 않은 협상임을 알 수 있었다. 국가와 업계 간 심각한 견해 차가 드러난 것이다. 특히 플라스틱 생산 감축 여부는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떠올랐다. 르완다와 노르웨이가 주도하는 '고야망연합(HAC)'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과 함께 재사용 및 재활용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플라스틱 생산을 제한하고 재사용 및 재활용을 위해 제품을 재설계하고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플라스틱의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으며 불과 짧은 시간 내 사용해도 2천만 톤 이상이 환경으로 유출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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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UNEP |
이에 대해 스튜어트 해리스 국제화학협회협의회(ICA) 대변인은 "플라스틱 생산 상한선은 저소득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생산 감축 대신 '순환성'을 강조했다. 반면 유니레버, 네슬레, 레고 등 다국적 기업들은 오염을 줄이기 위한 생산 감축과 유해 화학물질 퇴출을 지지하며 공정한 경쟁 하에서 환경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종료일 가까울수록 긴장감 고조
회담이 종료일에 가까워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파나마의 대표는 "타협할 의지가 없는 국가들은 물러서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부 도서국 대표들은 대규모 산유국이 석유 기반 경제를 보호하려는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우리는 무엇으로 생존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협상 초안에서는 플라스틱 정의와 오염 범위를 두고도 8가지 이상의 옵션을 두고 팽팽한 의견대립이 이어졌고 유엔 관례에 따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투표로 결정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우리나라의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협상장을 찾아 개최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협약이 성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과 잉거 안데르센 사무총장을 만나고 산유국 대표단을 만나 협약이 성사되도록 막판 조율에 힘쓰기도 했다.
환경단체들은 강경한 입장 물러서지 않아
다국적 기업을 포함한 비즈니스 연합과 그린피스, WWF와 같은 환경 단체들은 각각의 입장에서 조약의 강력한 실행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변화의 챔피언'이라 불리는 소규모 비즈니스 그룹은 플라스틱 생산을 2019년 수준에서 75% 감축할 것을 요구하며 야심찬 조약 필요성을 강조했다. WWF 관계자는 "강력한 조약 없이 조약은 실패할 것"이라며 각국의 타협 없는 행동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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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UNEP |
결론 불투명하지만 플라스틱 오염 해결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이번 플라스틱 오염 방지 협상에서 각국은 감축 목표 설정 방식과 적용 대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데 감축 목표 방식에 대해 일부 국가는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제안하는 반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야심 찬 목표'를 지지하는 국가들도 있었다. 또한, 감축 대상 역시 플라스틱 자체에 한정할지, 원료인 폴리머까지 포함할지를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관리 방안과 관련해서는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출지, 현 상태를 유지할지, 아니면 효율적으로 관리할지를 두고 선택지가 나뉜 상황이다. 더불어 목표의 범위를 생산 과정에만 적용할지, 소비와 사용 단계까지 확대할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의견 차이가 적을 것으로 예상됐던 폐기물 관리 분야에서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EPR)' 의무화 여부를 두고 각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처럼 여러 쟁점에서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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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UNEP |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9년 전 세계는 약 4억 6천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했으며, 이는 2000년 이후 두 배로 증가한 수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량은 2060년까지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중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고 수백만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약의 성공 여부에 따라 또 다른 전환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결론적으로, 플라스틱 오염 억제를 위한 이번 조약이 역사적인 성과를 낼지, 아니면 또 다른 교착상태로 끝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이번 협상이 전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는 사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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