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건물을 살리는 외과의사의 역할을 충실해야 대한민국 건물이 아름다워집니다.
“예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리모델링 구조기술사는 외과의사와 같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리모델링 구조기술사는 사람을 고치는 외과 의사처럼 죽어가는 건물을 되살리는 외과의사입니다”, 이인영 오푸스펄 구조기술사건축사무소 대표는 자신만의 설계의 정석을 펼쳐보였다.
유래 없는 긴 불황과 시장의 위축으로 건설 경기가 바닥을 치며 많은 건축 관련 업체들이 문을 닫는 등 소리 없는 전쟁을 치루는 가운데, 거칠 것 없는 당당함으로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향해 힘차게 질주하는 이인영 오푸스펄 구조기술사사무소 대표가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건설사업과 리모델링사업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 했다. 그는 “국내 건설 사업은 심각하게 왜곡돼 있는 상태입니다. 신축한 후 20년만 지나도 모두 헐어버리고 다시 짓는 일에 집착해왔습니다. 리모델링 사업도 마찬가지여서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에 불과한 아파트에 집중된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 건축물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의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저금리로 대출을 해 주는 등의 다양한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구조기술사는 병원의 외과의사와 같습니다. 병원의 외과의사가 수술로 죽어가는 생명을 다시 살리듯 구조기술사도 낡아 죽어가고 있는 건물을 다시 살려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합니다"
△이인영 오푸스펄 구조기술사사무소 대표는 설계의 꽃인 리모델링 건축산업의 비전을 분명하다며, 그의 설계의 철학에는 사람중심, 그러나 자연에 거스리지 않는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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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형성조차 되지 않아 어려움 겪어
국내 건설과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당당하게 지적하는 이 대표의 자신감은 자신이 설립한 오푸스펄 구조기술사사무소에 대한 소개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오푸스펄 이라는 이름은 작품을 뜻하는 ‘Opus’와 프로구조기술사를 의미하는 ‘pear’, 빛을 뜻하는 Luminant 의 첫 글자인 ‘l’을 이용하여 직접 만든 이름입니다. 또한 ‘Opus’라는 이름도 설계에 있어 고객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최적화된 제안과 함께 특별한 지원을 하겠다는 의미입니다”
겸손하게 회사를 소개하는 그의 눈빛에는 자부심과 함께 당당함이 가득했다. 그러나 시작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설계사무실이 그렇듯 후배의 개인 사무실 구석에서 직원 2명과 함께 구조기술사사무소를 열고 리모델링 사업을 주력으로 진행했다. 특히 회사설립 당시 리모델링 사업은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터라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러다 기연이라고 할 수 있는 인연을 만나게 됐습니다.” 이 대표는 이전 직장인 대림산업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초기 사무실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전 근무처인 대림산업의 지인을 만나 당시 대림의 리모델링 사업에 참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인으로부터 얻은 청사진을 유심히 살펴본 결과 대안이 떠올랐고, 지속적인 토론과 설득 끝에 결국 제가 설계한 방식으로 진행하여 공사를 완성 시켰습니다.” 물론 기존 업체들의 반발은 매우 거셌다고 한다.
그러나 공사 기간은 물론 비용 절감효과와 더불어 이 대표의 자신감으로 결국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 재 허가를 받고 공사를 착수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표는 이러한 경험이 이후 사업을 운영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 한다.
특히 ‘건물 리모델링용 내진 보강 구조 및 이를 이용한 내진 보강 방법’은 10월 특허를 받은 오푸스 펄만의 독자적인 방식이다. 또한 관악구 신청사와 금천구청 등의 공공기관 리모델링 사업과 부산 유스호스텔, 서울 수정아파트 리모델링, 부산 로얄아파트 리모델링, 대림압구정 아크로빌 등 대규모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며, 해당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잡았다.
다양한 구조설계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베트남 다낭시청사를 비롯하여 아제르바이젠 SOCAR, 베트남 비엔동 Meridian Tower, 철도공사청사, 광명역사 등 대규모 구조설계 프로젝트를 진행, 오푸스 펄의 강점이 됐다.
이 대표는 국내 건축·리모델링 시장에 대해 상당히 왜곡돼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신축 후 20년이 지나면 새로 짓는 건축 상황에 대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의 경우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의 옛 건축물을 찾아보면 50년·100년이 넘어서도 사용하고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건축물의 골조는 기본적으로 매우 튼튼해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의 건축현실은 이와 다르게 20여년만 지나면 모두 철거하고 새로 짓는 신축이나 재개발 재건축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일반주택에 대한 리모델링 시장 형성돼야
이 대표는 이러한 원인을 수익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모든 건물은 완성한 순간부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까지 국내 아파트 시장은 오래될수록 가격이 오르는 이상한 구조를 지녀 많은 사람들이 건물을 헐고 새롭게 아파트를 짓게 됐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리모델링 시장도 잘못돼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건축물을 살펴보면 아파트에 비해 빌라나 다세대, 단독주택 등 일반건축물이 훨씬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에만 리모델링 사업이 집중돼있어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리모델링 사업의 활성화 대책에 대해 이인영 대표의 답은 확고하다. 가장 중요한 것이 정부의 정책과 지원이라며 건축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재 적은 수에 불과한 아파트에 집중돼 있는 사업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일반 건축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익성이라는 측면을 살펴보았을 경우 리모델링보다 신축과 재건축이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대표도 이러한 사실에 동감하며 수익성 뿐 아니라 거주민들의 인식 변화를 위해서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전했다.
“리모델링은 일반적인 인식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일반 건물의 경우 리모델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절실합니다. 특히 일반건물의 경우 저금리 융자나 인센티브 지원, 관련 정책 마련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리모델링 사업에 있어 정치나 대기업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민들입니다. 주민들이 무엇을 원하는 가에 따라 사업이 결정됩니다. 현재 리모델링에 대한 인식의 부족으로 재건축을 원하는 주민들도 상당수입니다.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홍보와 정책적 지원 등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이 대표는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가 건축시장의 활성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주장했다. “신축·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예전과 같은 고속성장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리모델링 사업은 아직까지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며, 특히 많은 수를 차지하는 일반건축물 리모델링 시장의 활성화는 곧 건축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 비용이 비싸지 않을까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비용이 문제가 됩니다. 공공기관의 정책과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친환경 리모델링, 수익성 개선이 걸림돌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업이 비슷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일반적인 리모델링 현장을 보면 대부분 모두 뜯어내고 거의 새로 짓다시피하기 때문이다. 이인영 대표도 지금까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친환경적이지 못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이유는 기술적 부족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건설 사업은 친환경이지 못했으며, 사용하는 자재들도 결코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내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국내 건설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을 가지고 있으며, 건축용 자재에 있어서도 일부 핵심 제품을 제외한다면 매우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친환경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의 건설시장이 친환경적 리모델링 사업을 저해한 부분이 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국내 건설 시장에서는 대부분 건설사를 먼저 선정한 후 설계사가 건축물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건설비용이라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인 리모델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면 비용이 비싸지 않을까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도 비용이 문제가 됩니다. 공공기관의 정책과 지원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국내 대형 리모델링 분야의 최고라고 손꼽히는 이인영 대표가 생각하는 리모델링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리모델링을 외과의사에 비유한다.
“리모델링 구조기술사는 병원의 외과의사와 같습니다. 병원의 외과의사가 수술로 죽어가는 생명을 다시 살리듯 구조기술사도 낡아 죽어가고 있는 건물을 다시 살려 사람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합니다. 건물도 짓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의 수명이 모두 다릅니다. 페인트나 배수관 등의 수명은 길지 않지만, 골조의 경우 100년을 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부 관리를 하고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며, 병원에 가 아픈 부분을 치료하듯이 건물도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고쳐 다시 사용하는 것이 리모델링입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는 이인영 오푸스 펄 구조기술사사무소 대표. 사무소를 처음 열었던 당시 ‘신뢰를 잃을 수는 없었다’며, 대림산업의 해외 업무와 개인 사무소 업무를 동시에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대형 리모델링 사업의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신뢰를 져 버릴 수 없었다는 신념과 건축물을 사람과 같이 생각하는 마음, 자신이 가진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당당함에서 나오는 이 대표의 웃음에 리모델링 사업의 앞날도 밝은 미소가 함께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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