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물질재활용, 자원순환의 진화는 어디까지

박영복 기자
pyoungbok08@naver.com | 2021-10-05 17:29:09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경제성장-산업 발전, 제품 성상의 다양화와 세분화
폐기물 성상과 활용도 따라 자원순환 체계 넓어져, 시대에 맞는 제도 보완·개선 필요
정부는 버려지는 폐기물의 매립 및 소각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등을 방지하고자 과거부터 폐기물부담금제도나 자발적 협약제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을 도입했다. 시간이 흐르며 정착된 이 제도들은 효율적으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경제성장을 통한 산업발전으로 재료와 제품들이 다양화되었다. 이는 폐기물 또한 성상의 다양화로 이어졌으며, 그 양도 많아졌다. 또한 폐기물 자원순환 또한 세분화되고 다양하게 변화하며, 과거 매립되었던 폐기물들도 자원순환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원순환업계에서는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의 보완이나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제도권에 포함되지만 위험성과 실효성이 낮아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거나. 제도권 밖의 분류 항목에 포함되지 않지만 활용성이 높아 재활용되고 있는 폐기물들이 많다.

과거 사업장폐기물은 사업장생활계폐기물, 사업장배출시설계폐기물, 건설폐기물, 지정폐기물, 의료폐기물로 구분했다. 하지만 올해 7월 6일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이 일부 개정되면서 사업장생활계폐기물은 사업장비배출시설계폐기물로 명칭이 변경됐다. (사업장)생활계폐기물은 생활폐기물과 명칭에 혼선이 있었다. 이제는 사업장비(非)배출시설계폐기물로 변경되었다. 사업장생활폐기물은 폐기물을 1일 평균 300kg 이상 배출하는 사업장, 일련의 공사(건설공자 제외) 또는 작업으로 폐기물을 5톤 이상 배출하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말하고, 사업장배출시설폐기물은 ‘대기환경보전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소음, 진동관리법’에 따른 배출시설 등에서 발생되는 폐기물을 의미한다.

자원재활용-폐기물재활용, 무슨 법을 적용해야 되나?
법적 해석에 따라 사업장 분류, 법적 제도 개선 필요

폐기물을 재활용해 새 제품을 만들게 되면 ‘재활용’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색할 만큼 ‘재활용촉진법’이 아닌 ‘폐기물관리법’을 적용 받는다. 법적 해석에 따라 사업장이 분류·결정된다. 이에 따라 재활용사업장은 자원재활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폐기물 재활용업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류로 산업단지 입주에도 불이익이 많을 뿐만 아니라 화재보험 가입 역시 쉽지 않다. 보험 회사들은 재산으로 실제 건물이나 기계 같은 경우는 평가하지만 매입했던 폐플라스틱, 1차 가공품, 생산완료 새 제품 등은 화재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재산으로 인정받지 못해 보험 항목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된다는 전제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으로 택배물품이 많은 가운데 아이스팩 사용량이 증가했다. 아이스팩 소재로 주로 이용되는 고흡수성수지는 미세플라스틱의 일종으로 자연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도 어렵다. 하수구로 배출되면 하천으로 유입되어 선순환 싸이클로 인해 결국은 인체에 돌아오게 된다. 고흡수성수지 아이스팩 가격에는 소각·매립 등 적정처리 비용이 포함되지 않아 친환경 소재로 전환하거나 재사용을 유도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고흡수성수지를 사용한 아이스팩에 1kg당 313원의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아이스팩을 선별 재사용하는 전국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외에도 지금까지 '폐기물'이라는 이름으로 매립, 폐기, 소각되어 왔던 왕겨, 쌀겨뿐만 아니라 HACCP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맥주박, 밀박, 커피박, 홍삼박 등도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았다.

일반 국민을 상대로 자원순환 유도도 눈에 띤다. 투명 페트병이나 캔을 분리해 버리면 현금으로 보상해주고, 이렇게 수거한 폐품은 재활용하는 사업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 및 전국 GS편의점 등에 분포되어 있다. 더불어 환경부와 강북구,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체계의 시범구축 및 운영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담배꽁초 회수·재활용 시범사업에 나서며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꽁초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모든 과정을 시험해 보고 최적의 공정을 찾게 된다. 환경부는 내년 5월에 끝나는 시범사업 결과에 따라 담배꽁초 관리체계를 전국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담배꽁초는 거리 곳곳에 버려져 도시 미관을 해치는 주된 원인이었다. 이에 환경부는 1993년부터 담배 한 갑당 24.4원의 폐기물부담금을 부과해왔다. 최근에는 담배꽁초 필터의 주된 구성 성분이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라는 플라스틱이라는 점에 착안해 미국, 프랑스 등에서는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담배꽁초 필터를 가구, 벽돌 등 제품 제조에 재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골칫거리 폐기물, 대박 아이템으로 환골탈태
폐골프공, 생활폐기물배출 매립·소각에서 새 제품으로 변신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골프가 대중화되며, 국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그런 가운데 골프공 또한 많이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골프공의 경우 우레탄재질의 고급·고단가의 합성수지이지만 현재 폐기물부담금 분류항목에 빠져 있다. 분류군이 없다 보니 폐 골프공이 사업장폐기물인데도 불구하고 배출량이 적다는 이유로 생활폐기물로 분류되어 버려지거나, 소각 또는 소각 비용이 비싸 금전거래를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다. 관련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골프연습장(인도어)에서만 발생되는 폐 골프공만 1년에 약 7천만 개, 무게로 따지면 약 300만 톤이 배출된다고 한다(골프장의 로스트볼, 실내골프장, 수입되는 골프공, 일반인들이 해외에서 개인적으로 들여오는 골프공 등은 포함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폐기물처리인허가를 받지 않은 업자에 불법으로 유통·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인허가를 받은 정상적인 업체들이 금전적 피해를 보고 있다. 불법유통의 경우 재사용되거나 지방의 외진 곳에 불법방치, 불법매립을 들 수 있는데 100년이 가도 썩지 않는다.
폐 골프공은 수거운반업체에서 폐기물배출업자로부터 돈을 주고 매입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뿐만 아니다. 폐 골프공의 경우 골프연습장 1곳에서 사용되는 양이 2만개에서 30만개를 사용한다. 11만개 이상부터는 5톤에 해당돼 폐기물배출물로 배출해야 한다. 하지만 폐기물배출자로 등록하지 않고 분할하여 생활폐기물 배출, 또는 불법 유통·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전국 지자제체에서는 1만개에서 11만개 미만의 경우는 생활쓰레기로 분류돼 생활쓰레기 봉투에 버려도 법적으로 문제시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의 눈치만 볼뿐 자원순환에 대한 인식도가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폐기물운반수거 인·허가를 가지고 있으면서, 폐 골프공 표면의 외피를 제거하고 내피(코어)에 새 재료의 외피를 입혀 새 제품을 만들고 있는 폐 골프공 재활용업체가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나 골프여행객이 많은 동남아에서 기술을 인정받아 협업을 제안 받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기술이 국내에서도 적극 활용돼야 할 때이다.

매립되는 깨진 유리나 도자기 등의 폐유리, 건축자재-인공모래로
폐 골프공 이외에도 매립폐기물로 분류되는 깨진 유리나 도자기 등의 폐유리가 경제적 자원창출의 대박아이템 ‘발포유리비드’로 환골탈태했다. 깨진 유리나 도자기 등의 폐유리는 공동주택의 경우 분리 수거되고, 단독주택의 경우 지자체에서 수거·선별 후 매립했다. 하지만 최근 재활용하지 못하고 매립되는 혼색 폐유리병(사기 포함)을 발포글라스비드(foamed glass bead)로 생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됐다. 폐유리병 재활용 방법의 전환으로 재활용 재품의 가치 제고 및 여타 발생 폐유리도 발포 재활용 기술로 확산을 유도, 국내 폐유리병 재활용 사업장들의 재고량 적체 등 구조적인 문제점 개선으로 폐유리병 재활용 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활용 실증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폐유리 처리량 6,000여 톤이 발포유리비드 2,940톤, 인공모래 2,940톤으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고부가 가치화로는 발포유리비드를 블록화해 건물 내부 방음 및 내‧외부 보온단열재 생산 등 건축 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인공모래로 제조해 화분 등 생활용품 제작 및 공원과 놀이터 복토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의 기대성과를 기술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이물질이 포함된 혼색 폐병유리를 미분쇄 공정과 발포조성 공정을 통해 발포유리비드를 만드는 원천기술로서 타 폐유리 분야로의 확대적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입지별로 최적 모델을 구상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술이며 유리비드를 칼라화로 진화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및 디스플레이 유리와 Solar energy용 폐유리, Display용 유리 등 다양한 종류의 폐유리에 적용될 수 있으며, 유리의 종류에 따라 별도의 전처리 과정을 거치면 발포유리비드 원료로 사용 가능하고 다양한 특성을 갖는 발포유리비드 기반 구축 및 제품화가 가능하다.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재활용이 어렵거나 매립되는 파쇄된 혼색 폐유리병을 발포유리비드로 생산하는 관련 산업의 활성화가 가능하다. 또한 건물 내부 방음 및 내‧외부 보온 단열재 생산 등 무기소재 기반의 건축 자재 사용으로 건축 시장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아울러 발포유리비드를 수(水)처리 여재 재료에 대체 사용할 경우 수입대체 효과도 기대되며, 관련 산업의 고용 창출 및 기술자 양성으로 해외로의 플랜트 수출 등이 기대된다.  

 


자원순환의 사회적 인식과 경제적 시스템 마련돼야
이처럼 버려지는 폐기물들의 올바른 분리배출로 고품질의 제품원료를 물질재활용한 제품들이 우리주변에 많이 있다. 아이들 장난감에서부터 벽돌, 의자, 팬시 용품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대기업에선 폐플라스틱을 이용해 석유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뽑아내 사업을 한다고 한다. 물질 재활용, 어떤 방법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지, 어떤 순서가 먼저인지 사회각층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 우리 주변의 폐기물, 이제는 자원순환물질, 즉 경제적 가치이다. 폐기물 이제는 '폐기’가 아니라 처음부터 ‘분리’로 봐야 한다. 작은 시냇물이 모여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흘러가듯, 규모는 작아 보이지만 거시적인 면으로 볼 때는 규모가 크다. 이러한 만큼 정부는 지금보다 훨씬 더 친환경적인 정책과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재활용제품생산업체나 스타트업들을 양성 및 양산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