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처리 늘리는 것만으론 물 부족 해결 한계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6-10-17 22: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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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중국의 물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폐수 재이용이 대체 수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처리시설을 단순히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폐수가 발생하는 지역과 처리시설, 재이용 수요가 공간적으로 일치하지 않을 경우 비용은 크게 늘고 물 부족 완화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자원연구소의 셴레이 교수 연구팀은 중국 전역의 폐수 처리시설과 물 부족, 재이용 수요, 하수관로 구축 비용 등을 종합 분석해 지역별로 어떤 폐수 처리 방식이 가장 경제적인지 평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워터(Nature Water)에 게재됐다.

폐수 재이용은 하수와 산업폐수 등을 일정 수준 이상 정화한 뒤 농업·산업용수나 도시용수 등으로 다시 사용하는 방식이다. 물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기존 하천이나 지하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대체 수자원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폐수 재이용의 효과는 단순히 처리할 수 있는 물의 양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폐수가 충분히 발생하는지, 정화한 물을 실제로 사용할 수요처가 가까운 곳에 있는지, 하수관로와 재이용수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지 등이 함께 맞아야 경제성이 확보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조건을 평가하기 위해 중국 전역의 폐수처리장 1만826곳에 대한 국가 단위 자료를 구축했다. 여기에 폐수 발생량과 하수관로망, 재이용수 수요, 지역별 물 부족 수준, 인프라 구축비용 등을 결합하고 미래 사회경제 변화까지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분석 결과 현재 조건에서 폐수 재이용을 통해 투자비용을 회수하면서 지역의 물 스트레스도 의미 있게 완화할 수 있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4억5000만명으로 추정됐다. 중국 전체 인구를 고려하면 폐수 재이용의 경제성과 물 부족 개선 효과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이 모든 곳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인구가 분산돼 있고 폐수 발생량이 적은 지역에서는 중앙집중식 대규모 처리시설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폐수 처리시설의 규모와 비용을 비교해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손익분기 규모도 계산했다. 현재의 처리비용을 기준으로 폐수처리장이 경제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하루 약 6800~4만9700㎥의 처리용량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별 조건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소규모 지역에 중앙집중식 처리시설을 설치할 경우 충분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폐수처리시설만 건설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하수처리 서비스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는 폐수를 한 곳으로 모으기 위해 광범위한 하수관망을 새로 설치해야 한다.

인구밀도가 낮고 마을이나 주거지가 넓게 분산된 지역에서는 처리시설보다 관로 건설비가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폐수 발생량 자체가 적다면 대규모 처리장의 가동률도 낮아져 투자비 회수가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연구진은 중앙집중식과 분산형 처리시설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도시처럼 폐수 발생량과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대규모 중앙집중식 처리시설을 활용하고, 인구가 흩어져 있거나 하수관로 설치비가 높은 지역에서는 소규모 분산형 처리시설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모델 분석 결과 이러한 하이브리드 전략을 적용하면 폐수 처리와 재이용에 관한 국가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모든 지역에 중앙집중식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보다 인프라 비용을 약 25~37%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절감의 상당 부분은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장거리 하수관로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 데서 발생했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소규모 중앙집중식 처리시설을 줄인 효과도 컸다.

이번 연구는 물 부족 대응에서 폐수 재이용 시설의 공급만 늘리는 기존 접근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앞으로 폐수 인프라 정책의 중심을 ‘얼마나 많은 처리용량을 확보할 것인가’에서 ‘어디에서 폐수가 발생하고 어디에서 재이용수가 필요한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즉 폐수 발생량과 지역 인구밀도, 산업·농업용수 수요, 기존 상하수도 인프라 등을 종합해 시설 규모와 위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폐수 재이용을 단순한 폐기물 처리정책이 아니라 지역의 물 수급체계 안에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이 부족한 지역이라도 폐수 발생원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재이용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면 대규모 시설투자가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결국 폐수 처리 정책이 중앙집중식 설비 확대 중심에서 지역 수요에 맞춘 시스템 최적화로 전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설 규모와 폐수 발생량, 인구분포, 재이용 수요를 서로 맞추는 것이 비용을 낮추면서 물 부족 완화 효과를 높이는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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