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정부가 폐기물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4R(reusing, recycling, repurposing, ,reducing)에 해당하는 재사용, 재활용, 용도변경, 감축을 제외하고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매립지와 소각장이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자원회수시설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쓰레기에 대해 인천시 매립지로 보내 처리해왔지만 인천시가 2025년 수도권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기로 하면서 신규 자원회수시설 증설이 불가피한 현실이다. 하지만 지역민 반대로 이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본지는 해외 사례와 더불어 신규 증설시설을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기피시설로 외면받는 국내 자원회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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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메사추세츠주 소거스에 위치한 최초의 페자원에너지화시설(출처=위키) |
오랜 시간 동안 우리나라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방법에 있어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땅속에 묻는 방식을 취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쳐온 것도 사실이다. 중간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땅 속에 직접 매립할 경우 가스 및 악취, 침출수 유출 등 수질과 토양에도 나쁜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주변 생태계 및 토양오염과 지하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토양오염은 정화작업에 수십년이 걸리며 큰 비용이 들게 된다. 또한 매립가스를 초래해 인근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원천적으로 쓰레기 감량화 정책을 펼침으로써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고, 1회용품 사용을 가급적 자제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시행하려면 주민들의 인식변화와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쓰레기를 소각처리함으로써 생기는 에너지화와 그밖에 자원 활용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뒤따라야 하는 시점에 있다. 그러나 폐기물을 연소하는 일은 석탄과 천연가스를 연소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한 양의 다이옥신과 퓨란을 배출해 많은 사람들에게 심각한 건강상의 위협을 줄 수 있다. 현대에 와서는배출 통제 설계의 발전과 엄격한 정부 규제, 도시 폐기물 소각장에 대한 대중의 반대로 인해 폐기물에서 에너지로 생산되는 다이옥신과 퓨란의 양이 크게 감소했다.
현재 서울은 인구, 경제, 문화, 산업 등이 집중화되어 있어 급속한 산업화와 대량생산되는 물자, 1회용품의 급속한 보급 및 최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배달문화 보급 등 쓰레기가 지속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서울시에 의하면 2022년 수도권매립지 반입 할당량은 25만1100톤으로 2018년 반입량 30만 6220톤을 기준으로 봤을 때 55,120톤을 감축해야 하는 현실이며 추가적인 확충 시설 없이 뾰족한 대안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2020년 12월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8월 31일 후보지를 마포구로 최종선정하게 되었다. 그에 따르면 상암동의 현 소각장(마포자원회수시설)을 2035년까지 폐쇄하고 해당 부지에 2026년까지 지하화한 소각장을 신설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신설은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유럽,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은 재활용의 걸림돌
그렇다면 유럽을 비롯한 해외의 사례는 어떨까. 유럽연합은 주요 금융기관들이 폐자원에너지화 소각시설을 점차 외면하는 추세에 있다. 2020년 CEAP(순환경제실행계획)을 채택한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잔류 폐기물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폐자원에너지화의 선두주자였던 스웨덴은 잠재적인 에너지 다양화 전략으로 점점 더 많은 주목을 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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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신속하고 강력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있지만 폐기물 소각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에는 탄소집약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 효율성을 저하시키고 있으며 순환경제로의 이행을 지원하기보다는 오히려 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과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을 모두 폐기물 소각장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고서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유해폐기물의 소각을 제외하고 폐기물의 발생, 소각 또는 처리를 크게 증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위협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렇기에 유럽의 금융기관들은 지속가능성 의제에서 폐자원에너지화 소각을 제외하고 탄소집약도가 낮은 폐기물을 통해 더욱 효율적인 대안을 지원하기로 했다.
CEAP에 대한 유럽의회 자체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폐기물 레벨에 맞춰 재사용에 대한 준비를 강화하는 한편 쓰레기 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고품질 재활용을 늘리고 매립 폐기물에서 벗어나 소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밖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에 대한 최적의 처리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폐기물 소각의 과잉 수용이 순환경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유럽연합 측은 2020년 12월 이후 재정 지원 자격을 갖춘 금융기관에 대해 기후 및 환경기준 및 우선순위에 부합해야 하며 환경목표에 큰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총 2340억 유로에 달하는 이 기금은 “순환적이고 자원효율적인 경제로의 전환 촉진”이라는 구체적인 목표 하에 분리된 폐기물 수집, 폐기물의 재활용, 원자재를 통한 폐기물의 사용 등에 이용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폐기물 소각은 “폐기물 순환경제 계층의 하위 레벨에 속한다”는 이유로 재정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동남아를 통해 기술력 수출하고자 하는 유럽
하지만 정작 유럽에서 외면받고 있는 폐자원에너지화 기술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기술력이 보급되고 있는데 최근 태국에서 일본과 독일의 기술력을 이용한 자원회수시설이 건설되기에 이르렀다. 이 시설은 7.9메가와트 규모의 폐자원에너지화 시설로 일본의 첨단 히타치 조센의 기술력과 독일의 역삼투 폐수처리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현대적인 청정기술로 소개되었지만 지역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폐자원에너지화는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의 핵심폐기물 관리 도구였다. 일본은 1500개 이상의 소각장을 설립, 4.2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 스웨덴, 덴마크와 같은 국가들은 매년 수천만톤의 도시 폐기물을 소각하며 10기가와트에 달하는 전력을 생산한다.
이제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찾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기술을 사용하여 동남아시아 전역에 계획되거나 건설 중인 수십 개의 폐기물 에너지 소각장이 있으며 청정 또는 재생 가능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태국과 다른 두 주요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는 소각이 오염을 증가시키고 지역 사회에 해를 끼치며 발전소 연료로 화석 연료 기반의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을 영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지역 사회와 환경 운동가들의 적극적인 반발이 있다.
매립지 찾기 힘든 동남아지역, 속속 시설 짖고 있어
일본 최초의 현대식 소각로는 유럽의 기술력을 이용한 것으로 1960년대에 오사카에서 처음 선보였다. 유럽폐기물에너지플랜트연맹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총 500여 개의 시설이 가동 중이며 약 40여 개의 새로운 시설이 계획 중이거나 건설 중에 있고 이 중 거의 절반이 영국에 있다고 한다. 또한 700개 이상의 시설이 아시아 지역에 있으며 200개 시설이 북미에 설립돼 있다. 특히 중국은 400개 이상의 시설을 갖고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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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말뫼의 쓰레기 소각장 (출처=위키) |
일반적으로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은 폐기물의 80~90%를 소각한다. 잔여물은 콘크리트 블록을 제조하거나 도로 건설에 사용하기 위한 원료를 만드는 것과 같은 목적으로 이용될 수도 있다. 또한, 연소될 수 있는 금속은 용해로 바닥에서 수거되어 주조 공장에 판매된다. 일부 폐자원 에너지화 시설은 냉각 과정의 부산물로 소금물을 식수로 전환하기도 한다.
유럽과 일본은 소각로 시설이 포화상태에 있으며 이제 새롭게 신설하기보다는 노후화된 시설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는 일이 남아있을 뿐이다. 또한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 때 일본의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성장 가능성은 찾기 힘든 편이다.
따라서 포화된 가정 시장과 오염 및 기후 영향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폐기물을 연소하는 것이 아니라 감량화 시도가 증가함에 따라 유럽과 일본의 폐기물 에너지 공급업체들은 동남아시아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 이 지역은 6억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점점 증가하는 폐기물 관리 문제에 직면해 있어 시장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비엔나에서 개최된 IRRC 폐자원 에너지화 회담에서 ESWET(폐자원에너지화 기술 유럽 공급업체 사업그룹) 관계자는 “폐자원 에너지화 기술을 전 세계에 보급하는 일은 환경과 사회의 이익을 위해 중요한 폐기물 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동남아 국가들은 넘쳐나는 쓰레기로 매립지 부지를 찾지 못하고 소각장을 증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필리핀 세부의 경우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암스테르담 폐기물 환경 컨설팅&기술(Amsterdam Waste Environmental Consultancy & Technology)의 기술력을 통해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그밖에 팡가시난 지역은 영국연합프로젝트서비스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덴마크 정부 또한 인도네시아에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을 통해 순환경제를 구현하는 것은 물론 매립지를 통해 발생되는 유해 메탄가스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익한 시설로 옹호하고 있다.
에너지모니터(Energy Monitor)에 따르면 이렇듯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동남아 3대 시장에서 최근 건설 중이거나 계획 중인 폐자원에너지화 프로젝트가 100군데 이상 된다고 밝혔다.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은 진정한 친환경인가
동남아의 폐자원에너지화 시설의 확장에 따른 우려사항은 이러한 흐름이 시설의 지속가능성과 운영 효율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있다. 유럽과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식품과 같은 유기 폐기물이 도시 폐기물의 10-20%에 불과하다. 게다가, 일본은 오래되고 잘 조직된 폐기물 분리 시스템을 통해 소각로에 버려지는 전자제품, 금속, 화학품과 같은 비연소성 폐기물의 양을 제한할 수 있어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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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밖의 동남아 지역은 폐기물의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유기성 폐기물 또한 전체 도시 폐기물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갖고 있다. 또한 수분을 함유한 폐기물이 섞여 있을 경우 소각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소각로는 보다 많은 연료를 필요로 한다. 국제환경법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Environment Law)가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각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면 2050년에는 플라스틱 소각으로 인해 전 세계 배출량이 3억 900만 톤의 CO2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라스틱은 높은 가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각로는 고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남아의 경우 높은 수준의 유기 폐기물은 소각로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플라스틱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페트병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놓았지만 이러한 이유로 거의 모든 플라스틱이 결국 소각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현재 소각은 일본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2%, 즉 연간 3100만 톤의 CO2를 차지한다. 이렇듯 플라스틱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천연가스를 연소하는 것보다 1.5배 내지 2배의 온실가스 집약적인 방식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종량제 봉투 매립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각장 신설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소각장 건설이 유일한 해결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소각되는 쓰레기 양을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또한 소각장이 없는 지역의 경우 ‘제로 웨이스트’로 이행하기 위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제로 웨이스트 투자를 확대하고 종량제 봉투를 지역에서 선별해 소각량을 줄일 수 있는 전처리 시설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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