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수입다변화와 해외곡물 유통망 확보가 살길이다

대내외적 사정으로 인한 식량불안 돌파구 찾을 때
황원희 기자
eco@ecomedia.co.kr | 2022-11-06 09: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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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환경에 대한 불안 외에도 대내외적인 사정으로 인해 식량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사안이 되고 있다. 특히 식량은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며 국민 생활의 안정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식량 공급 차질이 생기면 사회경제적 혼란이 따르고 취약계층에 더욱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여 사회안정망 측면에서도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본지는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식량정책관 전한영 국장을 만나 식량정책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식량 과잉생산은 수요공급 불안정으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총 5개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식량 작물 생산 및 수급 관련 정책, 저수지를 비롯한 농업 생산 기반의 관리 운영, 공익직불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업무로는 쌀 수급 안정, 주요 곡물 국내 공급역량 강화, 농업직불제 확충, 농업 생산기반 정비 등 대단위농업개발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식량정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한영 국장은 “현재 최대 이슈는 바로 쌀 정책이다. 정부에서는 양곡관리법을 시행해왔는데 식량의 안정적인 공급과 수급을 도모하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쌀과 식량이 부족한 소위 보릿고개 시기가 1970년대까지 있었는데 그 당시 양곡관리법을 시행하며 많은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라는 이야기로 운을 뗐다. 그러나 요즘은 무역자유화 등의 정책으로 식량이 남아도는 현상이 생겼고, 그 중에서도 쌀은 사람들이 잘 안 먹는 곡물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전 국장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쌀 생산량이 역전되어 남아돌기 시작했으며 이렇듯 과잉 공급되는 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정부의 중대한 시책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쌀 생산량을 가늠할 수 없는 경우도 점차 흔해지고 있으며 최근 들어 3년 주기로 쌀 생산량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이렇듯 예상하기 힘든 쌀 생산은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다고 해도 그 공급량과 수요량을 예상할 수 없어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가루쌀 등 대안식량 등장 시급해 

▲전한영 국장 

이에 전 국장은 “우리나라는 쌀 생산도 줄고 있지만 쌀 소비가 더 빠르게 줄고 있어 현재 구조적인 공급 과잉 상태에 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단체급식 중단. 외식감소, 배달간편식 소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쌀 소비가 더욱 많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1년에는 면적당 순수익 13.4%가 증가할 정도로 유례없는 풍년을 맞이하면서 쌀 공급이 풀리고, 결국 쌀이 남아도는 상황까지 생기고 말았다. 정부에서도 이를 감안해 단기적으로는 올해 작황과 제고, 소비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제적이고 과감한 시장격리로 쌀값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시장격리 45만톤, 공공비축미 45만톤 등 역대 수확기 최대 매입 물량으로 총 90만톤 매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분은 근본적인 쌀 수급 안정을 위해서는 수급균형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에 농식품부 측은 쌀 이외에도 식량 안보상 중요한 밀과 콩 등 타작물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전략작물직불제를 도입하고, 가루쌀 산업 활성화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가루쌀 산업 확대는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법으로 국산 쌀가루를 통해 수입 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자급률 제고 등 식량안보에도 도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입 다변화,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 이루어져야

우리나라는 식량의 대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최근 기후변화 및 국제 정세 불안 등으로 곡물 시장의 공급 측면 불안 용인이 확대되는 추세에 있다. 그렇기에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밀 생산단지(출처=농식품부)


이에 기본적으로 쌀이나 밀, 콩 등 국내 소비량이 많은 기초 식량 중심으로 국내 자급과 비축 확대를 추진하는 정책을 기반으로 해왔다. 전 국장은 “수입의존도가 높은 밀 콩 등 기타 식량작물에 대해서도 정부가 자급률 제고를 위해 제도적 재정적으로 충분한 뒷받침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이를 위해 올해 연말까지 향후 5년 동안의 식량자급률 목표치를 설정해 구체적인 목표를 갖고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1인당 90평에 불과한 좁은 경지면적 등을 감안할 때 필요한 모든 곡물을 국내 자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수입 다변화, 해외 곡물 유통망 확보 등 선제적인 해외 공급망 확보도 중요해지고 있다.
 

정부에서도 양곡관리법을 통해 양곡의 수급을 조절하고 가격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하락 추세에 있는 주요 식량 자급률을 상승 추세로 전환하고 민간 전문기업의 해외곡물 핵심 유통시설 확보를 위한 지원을 추진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가루쌀 산업 활성화, 전략작물직불금 도입 등을 위한 예산을 2023년 정부 예산안에 신규로 반영했다.
 

전 국장은 “밀과 콩 생산기반 확충을 위한 전문생산단지 조성, 공공비축 확대 등도 지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빈번한 기후위기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농식품 기후변화 대응센터도 조성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밀·콩 중심으로 국내 생산과 비축 확대

기후변화가 아닌 이제 기후위기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전 세계는 기상이변을 겪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기상이변은 식량 생산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 등 해외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공급망에도 위기가 오고 있으며 식량자급율이 비교적 낮은 국내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대비책이 절실해지고 있다.

▲논과 콩 생산단지(출처=농식품부)

특히 우리나라는 연간 곡물 수요량 2,132만톤 중 492만톤(20.2%)은 국내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쌀이 374만톤으로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밀과 통 등은 식량자급률이 낮고 사료용 곡물은 전량 수입 중이다.

전 국장은 “농지면적인 좁은 우리나라 현실을 감안할 때 사료용 곡물은 어렵더라도 우선 최소한 주요 식용 곡물은 일정 수준 자급기반을 갖출 필요가 있으며 해외곡물 유통망 확보 등 선제적인 해외 공급망 확보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선 자급률 제고를 위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를 통해 밀 수입 일부를 대체하고 밀·콩 중심으로 국내 생산과 비축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논활용직불을 전략작물직불로 개편해 식량안보 중요품목 생산농가에 재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적정농지 보전, 청년농 육성,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농업 기계화 지원 등도 병행할 예정이다.
 

국내 자급이 어려운 사료용 곡물 등에 대해서는 민간기업의 ‘곡물 엘리베이터’ 등 해외 곡물 유통시설 확보를 지원할 수 있는 저리융자 예산 500억원을 신규 반영해 안정적인 해외 공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정부 내 해외곡물 유통시설 2개소에서 5개소로 확보해 기상이변, 공급망 위기 발생 시에도 안정적으로 곡물을 확보하고 해외 확보 곡물에 대한 비상시 국내 반입 명령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해 유사시 대응 역량도 강화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가루쌀 통한 시제품 개발에 전력

저출산과 고령화 등으로 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국내 현실에서 쌀 소비량도 변화가 불가피한데, 그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전 국장은 밝혔다. 쌀 소비량은 식습관의 변화,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간편식 선호 등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다만 농가 고령화, 생산성 증가, 영농 편의성 등으로 생산량 감소는 더딘 편이라 구조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있다.

▲다각형의 전분구조가 밀착된 형태로 끈끈함을 보이는 일반쌀

(출처=농식품부)


이에 농식품부 측은 안정적인 수요 확보를 위해 가루쌀을 통한 가공식품 개발과 사업화를 본격 추진 중에 있다. 이미 제과제빵전문점, 주류업계 등에서는 가루쌀을 활용해 빵, 디저트, 맥주 등을 생산해 판매 중이며 일부 업체는 소비자 반응도 좋아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또한 추가적인 확산을 위해 제과제빵 명인 10인을 대상으로 가루쌀 시료를 제공해 밀가루 대신 가루쌀을 활용한 레시피 30종을 개발 완료했다.  

▲전분 구조가 밀처럼 둥글고 성글게 배열된 구조의 가루쌀

(출처=농식품부) 

 

 

특히 올해는 주요 식품기업과 TF를 운영 중이며 가루쌀 활용 시험에 필요한 물량을 제공하고 내년에도 시제품 개발을 지원해 소비자들도 쉽게 가루쌀 가공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가루쌀을 확산하기 위해 내년 정부 예산안 71억원 규모의 신규사업을 계획 중이며, 향후 가루쌀, 생산, 가공, 홍보 마케팅 등 전폭적인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다. 그밖에 스마트농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민간주체의 혁신역량을 높이고, 품목별 스마트농업 도입을 촉진하는 특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데이터, R&D, 제도 등 스마트농업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알렸다.

 

최근 식량작물 중 가장 핵심인 ‘쌀’이 정쟁의 도구로 비쳐져 안타까웠다는 전한영 국장. 수요 초과되는 쌀에 대한 정부 의무 매입을 골자로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도 이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는 “현재 쌀은 평년작만 되어도 생산량이 수요량보다 약 20만톤이 많은 심각한 구조적 공급과잉 상황이다”면서 “한정된 농업예산을 고려할 때 쌀 시장격리 예산 증가는 청년농과 스마트팜 등 미래 농업을 위한 투자를 저해하고 이로 인한 장기적인 농업 발전에 장애요인이 된다”는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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