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해양폐기물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생태·사회 문제로 떠오르며, 그 피해는 인간, 해양생물, 경제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양폐기물은 육상 또는 해양에서 유입되어 바다에 버려진 인공 쓰레기로 대부분은 플라스틱으로 구성되며, 이외에도 어망, 고무, 유리, 금속, 나무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양폐기물을 수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를 자원화하고 재활용해 순환경제 체제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본지는 지난 4월 25일 국회에서 개최된 ‘해양폐기물 처리 활용을 위한 지속가능한 해법 모색’ 포럼을 통해 제시된 해양폐기물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개선방안 등을 알아보고자 한다.
예방부터 수거, 처리, 재활용까지 전주기 관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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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럼 참석자들 |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 해양 폐기물 발생량은 연간 약 14만 5천 톤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육상으로부터 기인한 폐기물은 9만 4천 톤, 해상 폐기물은 5만 톤 가량으로 추산된다. 폐기물 유형별로는 해안가 폐기물, 해상 부유 폐기물, 해저 침적 폐기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으며, 해안가 폐기물의 경우 플라스틱 비율이 약 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역할을 분담해 해양 폐기물을 연간 약 12만 5천 톤을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해상 폐기물이 선박 안전을 위협하고 수산자원의 피해를 유발하는 등 경제적 손실이 연간 4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폐어구 문제와 미세플라스틱 발생이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드론과 AI 활용한 해양 폐기물 모니터링 체계 구축
해수부는 ▲육상 및 해상 기인 폐기물 발생 차단 ▲상시 수거 체계 구축 ▲재활용 활성화 ▲모니터링 및 국제 협력 강화를 주요 방향으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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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해수부 |
구체적인 방안으로 환경부와 협력해 하천 차단 시설을 확대하고, 폐어구 발생을 막기 위해 ‘어구 보증금제’를 세계 최초로 도입했다. 또 폐어구·폐로프를 재활용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 조성과, 수상로봇을 활용한 부유 쓰레기 수거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2023년에는 항만 집화장을 통해 약 135톤의 폐로프를 수거해 민간 업사이클링 업체에 공급했으며, 해당 원료는 에어포장재 등으로 재가공됐다. 또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어업인용 도구(우산, 모자 등)로 되돌려주는 '우생물 프로젝트'도 함께 추진 중이다.
아울러, 드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양 폐기물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으로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협상에 적극 참여해 폐어구 문제를 독립 의제로 격상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해양 쓰레기 저감에 대한 국제 공감대를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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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해수부 |
해수부 해양보전과 이성희 과장은 "보이지 않는 해양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국민이 인식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책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해양폐기물 문제를 국가 단위 과제로 인식하고 민관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해양 폐기물의 87%는 플라스틱…물리적 재활용이 가장 효과적
현행 해양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해양에서 배출돼 환경에 영향을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모든 물질은 폐기물로 간주된다. 이 중 플라스틱은 재활용 가능성과 산업적 활용도가 높아 중점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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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해수부 |
우리나라의 재활용 정의는 ‘재생 이용 또는 재사용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활동’으로, 열 에너지 회수도 포함된다. 특히 폐플라스틱을 시멘트 소성로의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은 법적으로 재활용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현재 해양 폐기물 재활용률이 절반 이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중 상당수는 에너지 회수 방식이며, 물질 재활용 비율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 플라스틱의 재활용이 어려운 주요 이유는 이물질 혼입, 다양한 소재의 혼합, 분리수거 어려움 등 때문이다. 특히 어망은 사용 목적에 따라 소재가 나일론, HDPE, PP 등 다양하고, 이물질 등이 포함돼 있어 재활용 효율이 낮다. 또 해양 폐기물은 수거 당시 이미 심각하게 오염되거나 파손돼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준길 선임연구원은 “기술적으로는 물리적 즉 기계적 재활용이 공정이 단순하고 탄소 배출량이 적으며 경제성도 높아 가장 유리하다. 그러나 품질저하에 대한 우려, 오염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품질은 높지만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이 크고, 경제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4차 재활용으로 분류되는 열에너지 회수는 탄소 배출량이 저감되지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며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재활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들도 열에너지 회수를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채산성이 좀처럼 맞지 않아, 사업부가 철수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핵심 키워드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 ▲순환 경제 전환을 꼽고 있다. 또한 파리기후협정 목표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과 유엔 환경총회에서 논의 중인 미세플라스틱 규제 역시 주요한 정책 과제로 언급됐다.
해양쓰레기가 자원으로 ‘맞춤형 처리 시스템’ 개발 박차
이와 관련해 해수부는 도서지역의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한 ‘맞춤형 해양쓰레기 처리 시스템 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사업은 수거된 해양쓰레기를 전처리하여 소각 가능한 쓰레기, 부양성(가볍게 떠다니는) 쓰레기, 가용성(열에너지화 가능한) 쓰레기로 분류하고, 이를 각각 열에너지화, 재활용 소재화 등으로 처리하는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박준길 선임연구원은 “특히 가용성 폐기물의 경우 열분해를 통해 도서 지역 내 전력 생산 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연구되었으며, 소각이 어려운 불연성 쓰레기는 재활용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이 병행 개발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아직 소규모 실증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나, 도서지역 내 에너지 자립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한편, 해수부는 부유 쓰레기를 수거해 가스화하고 수소를 추출하는 친환경 연료 전환 기술 개발도 병행 중이다. 이 연구는 2026~2027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며, 잔여물은 압축 저장 후 익산 등지에서 재활용하는 구조로 추진된다.
민간 기업들도 해양쓰레기 자원화 기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폐어망, 폐로프, 기타 플라스틱 등을 전처리해 콘크리트 구조물 보강재, 토질 보강재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관련 특허를 확보한 기업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사)한국저영향개발협회의 경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해안 침식 방지로 사용되는 구조물을 제작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을 종류별로 선별하거나 세척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다양한 플라스틱을 통합해 녹여 만든 친환경 구조물로, 시멘트와 철근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이같은 구조물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높고 비용도 저렴해 대규모 재난 대비에도 효과적이다.
분리기술 한계와 산업규모 축소 여전히 과제로 남아
하지만 여전히 국내 해양폐기물 재활용률은 여전히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이유로 전문가들은 분류 기술의 부재를 지적한다. 육상 쓰레기와 달리, 해양쓰레기는 성분별 분리 배출이 어렵고, 수거된 상태 그대로 분류·선별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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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폐기물 |
이에 따라 최근에는 머신비전, 초분광 카메라 등을 이용한 해양폐기물 자동 분류 기술이 시험 중이지만, 아직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엔 기술 성숙도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회 요인으로는 해양수산부의 분리배출 인프라 확대, 중간 집하장 설치, 어업인 보상제도 도입, 그리고 사회적 관심 증가와 관련 법제화 가능성 등이 꼽힌다. 하지만 분류기술 부재, 산업 규모 축소, 바이오 플라스틱 등 신소재 등장으로 인한 처리 복잡성 증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향후 해양폐기물 자원화 기술 고도화를 위해서는 자동화 분류 시스템 구축과 함께, 저품질 재활용품을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구조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폐기물 관리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감량’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업사이클링이나 재활용도 중요하지만, 발생 자체를 줄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비자, 기업, 정부 모두의 역할과 책임이 분명히 요구된다. 소비자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생활방식을 선택해야 하며, 기업은 생산 제품에 대한 책임과 지속가능한 소재 전환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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