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2] 회색 도시에 새 숨을 불어 넣다

지금 대한민국은 도시재생 '깃발'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3-10 11: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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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에 새 숨을 불어 넣다
그야말로 ‘도시재생’이 화두다. 국토교통부 도시재생과를 시작으로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인천시 도시재생과, 경기도청 도시재생과 등 주요 시‧도를 중심으로 도시재생 부서가 생겨났다. 또한 대구, 부산, 제주, 세종, 시흥, 의왕, 창원, 목포, 보령, 순천 등 이 외에도 수많은 지자체에서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울주택도시공사도 도시재생사업이라는 이름아래 지역개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듯 최근 몇 년 사이 유행처럼 번진 도시재생이란 무엇일까? 

 

세계적으로 ‘도시재생’이라는 개념이 가장 먼저 시작 된 곳은 영국이다. 제2차 세계대전 뒤 영국의 도클랜드, 맨체스터, 리버풀 등 주요 공업 지역에 급속한 쇠퇴가 나타났고, 이후 도클랜드 낙후 지역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주거, 상업,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기능도시로 새로 태어나게 된다. 이후 도클랜드는 도시재생의 가장 대표적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클랜드가 도시재생의 시작으로 구분되는 것은 이전까지 단순히 낙후된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개발

△ 일본 네리마구 도시재생사업

에서 벗어나, 역사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으며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사회, 경제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개발이었기 때문이다.

 

영국을 이어 미국 하이라인파크, 일본 네리마구 등에서 도시재생사업이 일어났고, 모두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부수지 않고 전통을 살린 채 도시를 활성화 시켰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 한다.


우리나라는 도시재생 시작 단계
그렇다면 우리나라 도시재생은 어떨까? 우선 우리나라에 도시재생이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2013년 처음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시재생법)’이 제정됐으니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법의 정의를 보면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 표1. 기존개발과 도시재생 비교


기존개발과 비교해 이해하면 더 쉽다<표1>. 기존 재개발‧재건축은 수익성 있는 노후 지역에 개발이익에 관심 있는 토지‧건물 소유자가 중심이 되어 주택 또는 기반시설을 정비하는 물리적 환경변화에 치중했다면, 도시재생은 공공 지원이 필요한 쇠퇴지역에 거주자 중심의 지역공동체가 주체가 되어 사회,경제,문화,물리적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여기서 정부는 쇠퇴하는 도시의 기준으로 1.인구가 현저히 감소하는 지역, 2.총사업체 수의 감소 등 산업의 이탈이 발생되는 지역, 3.노후주택의 증가 등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지역을 기준으로 삼는다. 

 

창원시 도시재생 홍보영상 캡처

도시재생선도지역 우수사례 ‘창원시’
국토부는 2014년 도시재생사업선도지역 13곳을 지정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중 창원시는 대표적인 재생사업 성공지역으로 꼽힌다. 창원시는 원도심 인구(구 마산지역)가 약 49% 정도 감소하는 등 도시쇠퇴가 심각했다. 이에 국토부는 창원 원도심을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추진하였고, 4년차인 현재는 유동 인구와 청년 창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원도심의 쇠퇴를 극복하기 위해서 문화·예술 중심의 도시재생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문화도시의 정체성 부여를 위한 작품 전시, 벽화, 조형물 설치, 미술·공예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다. 창원시가 빈 점포를 활용하여 조성한 창동 예술촌·부림 창작공예촌에는 102명의 예술가가 활동 중이다.


창원시 도시재생선도지역에는 국토부 뿐만 아니라 4개 중앙 부처에서 1600억 규모의 협업 사업이 12개 이상 진행됐다. 주차 공간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공연예술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토부와 중소기업청이 손잡고 ‘오동동 문화광장’과 ‘부림시장 도심공원’을 조성했으며 해양수산부와 ‘서항 해양공원 조성’을 함께 했다. 또한 ‘마산 아귀찜 거리’를 관광코스로 개발하기 위한 ‘음식 테마 거리 관광 활성화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업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게 민간의 적극적 참여와 부처 협업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꾸준히 시행한 결과, 창원시는 사업 시행 전과 비교하여, 유동 인구는 132.6%, 월 매출액은 45.0%, 영업 점포 수는 13.5%, 청년 창업 사례는 39.5% 증가했다.  

 

지자체 도시재생사업 - 서울
도시재생법에 따르면 국토부뿐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것이 많은 지자체에서 도시재생센터를 설치하는 이유다. 대표적으로 서울을 보면, 2015년 1단계로 13개 지역을 ‘서울형 도시재생지역’으로 선정했고, 2017년에 2단계 17개 지역을 선정했다.<표2> 이들 지역은 쇠퇴한 산업지역, 역사‧문화 특화지역, 노후 주거지역, 저이용‧저개발 중심지역으로 구분돼 각각 목적에 맞게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된다.
대표적으로 창동‧상계 일대 지역의 경우 특화산업기반을 조성과 문화·예술 관련 산업 육성이 주요 계획이다. 특화산업 조성을 위해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참여해 지식형 첨단산업과 같은 거점지역을 조성해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문화‧예술 산업으로는 국내 최초 아레나급(1만 5000석~2만석) 복합문화공연시설을 건립해 동북권 문화·예술 기반을 구축하고 아울러 공원·녹지·중란천변 친수공간 조성 등으로 부족한 생활, 여가 인프라를 확충하기로 했다.

 

부천, 대한민국친환경대상 수상

부천 - 폐정수장이 농업공원으로
부천시는 훌륭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2015년 대한민국친환경대상에서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부천시는 2014년 폐쇄되었던 여월정수장을 ‘부천여월농업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여월정수장은 1980년대부터 2001년까지 20여 년 동안 부천시민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던 곳이었다. 도시가 커지면서 까치울정수장이 대체 가동을 시작하자 여월정수장은 오랫동안 방치된 채 있었다. 이곳에 정수장이라는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침전지, 정수지, 여과지, 회수조 등의 시설물을 허물지 않고 활용하여 수생식물과 생물이 공존하는 생태연못을 가꾸었다. 더불어 캠핑장, 도시텃밭, 수변쉼터 등을 만들어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 농업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곳에서 수확한 작물은 소외계층과 나누고 기부하여 공동체의 가치를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부천시는 용도 폐기된 삼정동 소각장을 전시·문화 예술 공간 ‘부천미래문화 플랫폼’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이 역시 소각로 및 배기가스 플랜트를 보존하면서 환경 전시장으로 탈바꿈한다. 2015년 7월부터 약 한달 동안 ‘공간의 탐닉’이라는 작품전시회를 열었고, 이를 통해 폐 소각장이 문화공간으로 변모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부천지역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이외에도 부천시는 자투리 공간을 놓치지 않고 활용했다. 부천자원순환센터 1층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여 ‘기후변화체험관’을 만들어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홍보 교육을 실시해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꾀하고, 외곽순환도로 하부공간에 음지식물을 주제로 ‘해그늘 식물원’을 조성한 바 있다.  

 

서산 - 똥방죽은 가고, 중앙호수공원 오고
서산시 역시 2년 연속으로 대한민국친환경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서산시는 예천동·읍내동에 위치한 일명 ‘똥방죽’을 생태호수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과거 이곳은 중앙저수지였으나 1970~80년대 재래식 화장실의 인분 처리장소가 되면서 ‘똥방죽’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 시내 오폐수가 유입돼 악취 등 심각한 환경 오염문제를 발생시킨 곳이었다. 이에 서산시는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여 생태호수공원으로 바꾸는 작업을 시작했다. 시민이 찾고 즐기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홍익대와 MOU를 맺고 조각 작품을 전시하였다. 여름철엔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바닥분수를, 겨울에는 야외 스케이트장을 조성했으며 각종 체육시설과 목교를 설치했다. 이로써 시민 품을 떠났던 중앙저수지(똥방죽)는 ‘중앙호수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민 품에 돌아왔다.  

△ 서산시 중앙호수공원

 

하지만 호수공원으로 유입되는 하천이 적고 물 순환이 부족해 지속적으로 녹조가 발생하는 환경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서산시는 다시 시민에게 귀를 기울이고 해법을 찾았다. 현장토론과 전문연구를 통해 천연광물을 활용한 수질개선사업을 실시했고, 시민들 역시 ‘호수공원동호회’ 등을 만들어 자발적으로 호수공원 가꾸기에 나섰다. 이에 중앙호수공원은 2015년 하루 평균 3천 명이 찾는 쉼터로 자리를 잡았다. 이밖에도 서산시는 해미천 생태하천 조성, 천수만 ‘서산버드랜드’설립, 서산 아라메길 조성 등을 진행하며 생태도시로 자리매김 했다.  

 

도시재생사업 마냥 박수칠 수 없어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에서 도시재생에 힘을 쏟고 있고 주변에서 성공한 사례들이 많이 나올수록 참여 지역은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 도시재생은 분명 철거와 건설로 얼룩진 지난 우리모습을 바꾸는 개념이다. 그렇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지역의 도시재생센터를 환영의 눈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국토부가 2014년 도시재생사업선도지역으로 지정한 또 다른 곳인 순천도 문화·예술을 도시재생의 핵심콘텐츠로 활용했다. 수변경관, 야간경관 개선사업과 순천 출신 예술가 창작스튜디오, 문화의 거리 청년작가를 중심으로 전시·체험행사, 창작예술품 판매시장 운영 등 앞서 말한 창원시와 상당히 흡사하다. 물론 이밖에 다른 지역은 전혀 다른 주제로 사업이 진행된 곳도 많다. 하지만 위에 사례에서 보듯이 지역마다 선정 이유는 달랐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비슷한 곳도 있었다. 게다가 지방 도시재생센터들은 우수사례로 선정된 지역을 벤치마킹 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즉, 큰 계획 없이 진행되다가는 어디서 본 듯한 뻔한 도시재생이 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이다.


또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할 것은 협업이다. 도시재생은 사회, 경제, 문화 등과 맞물려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큰 그림을 함께 그리고 필요 재정과 인력 등을 현명하게 배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토부와 타 정부부처, 지자체와 정부, 또 각 지자체끼리는 얼마나 소통하며 전체 균형을 맞춰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도시재생법이 제정된 지 4년차이다. 유행처럼 번지는 도시재생이 올바로 나가도록 방향을 잘 잡아야겠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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